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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0화

윤이는 예쁜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한지영을 바라보았다가 다시 탁유미를 바라보았다. 아직 어리기는 해도 자신이 유치원을 다닐 수 있게 된 게 눈앞에 있는 낯선 이모와 아저씨의 덕이라는 건 알 수 있었다.

“고맙습니다, 이모.”

윤이는 또박또박 말을 내뱉었다. 귀에 있는 인공와우가 아니었으면 장애를 가졌다는 것을 모를 만큼 똑 부러진 아이였다.

“고맙기는. 참, 나는 한지영이야. 지영이 이모라고 불러.”

솔직히 한지영은 아이에게 자신을 누나라고 소개하고 싶었지만 임유진이 이모가 된 이상 누나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민망했다.

“네, 지영이 이모.”

한지영은 배시시 웃으며 손가락으로 자신의 볼을 콕 집었다.

무슨 뜻인지 바로 알아들은 윤이는 볼을 핑크색으로 물들였다. 반응을 보니 한지영이 싫지는 않은 듯했다.

아이는 앙증맞은 두 손으로 한지영의 목을 감싸더니 그녀의 볼에 쪽 하고 뽀뽀했다.

한지영은 마치 아기천사에게 뽀뽀 받기라도 한 듯 활짝 웃더니 결국 못 참고 아이를 꼭 끌어안고 뽀뽀 세례를 퍼부었다.

연이의 흰 볼이 단번에 빨갛게 달아올랐다.

백연신은 두 눈을 반짝이며 주접을 떠는 그녀가 못마땅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20살만 더 젊었어도 당장 침 발라 놓겠다고 했던 그녀의 말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

아이에게 질투한다는 게 얼마나 웃기는 일인지 그 역시 잘 알고 있지만 제멋대로 피어오르는 질투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

결국 백연신은 한지영의 품에 안긴 연이를 한 손에 들어 올렸다.

“다들 이제 식사하러 가시죠?”

한지영은 갑자기 연이를 품에서 뺏어간 백연신에게 불만을 품었다가 그의 눈빛을 받고는 바로 꼬리를 내렸다.

백연신은 그들을 데리고 어느 고급진 한식집으로 들어갔다. 룸에 들어가 주문을 마친 후 그는 유치원 원장의 연락처를 탁유미에게 건넸다.

“내일 윤이 데리고 가시면 됩니다. 아이의 상황은 미리 얘기해뒀으니 걱정하지 마시고요.”

“고마워요. 정말 진심으로요.”

탁유미는 재차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요 며칠 그녀의 줄곧 유치원 일 때문에 가슴 한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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