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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4화

그렇게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 왜 갑자기 탁유미가 감방에 있었던 일을 조사하는 거지? 설마 탁유미와 만나고 옛정이라도 생긴 건가?

공수진이 이런저런 추측을 하고 있을 때 사무실 문이 열리고 이경빈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손에 자료를 든 공수진을 보더니 표정을 조금 굳혔다.

“여긴 왜 왔어?”

이경빈이 물었다.

“그게... 경빈 씨 주려고 쿠키를 직접 만들었거든요.”

공수진은 그를 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경빈 씨, 탁유미 씨 자료는 왜 보는 거예요?”

이경빈은 책상 가까이 다가가 그녀의 손에서 자료를 빼앗아 들고 말했다.

“양육권을 되찾으려면 상대 쪽 정보를 잘 알아둬야지.”

정말 그것뿐일까?

공수진은 불안을 지울 수가 없었다.

“경빈 씨, 나 무서워요. 당신이 탁유미 씨한테 감정이 남아있을까 봐 무서워요.”

“무슨 바보 같은 소리야. 그럴 리가 없잖아.”

이경빈은 차갑게 대꾸하더니 의자에 앉으려 그녀를 스쳐 지나갔다. 그때 공수진이 그를 뒤에서 와락 끌어안았다.

“미안해요. 말이 헛나왔어요. 요즘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자꾸 경빈 씨와 내가 결혼할 일 없다고 해서 예민해졌나 봐요. 경빈 씨를 너무 사랑해서, 그래서 너무 불안해요.”

공수진은 곧 울 것 같은 얼굴로 말했다.

이경빈은 그걸 듣더니 굳었던 표정을 풀고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지난번 파티에서 내가 갑자기 사라진 것 때문에 그런 소리가 나왔나 보네. 미안해. 인터넷 쪽은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

그는 몸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불안해하지 마. 나는 꼭 너랑 결혼할 테니까.”

공수진은 그제야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떠난 후 이경빈은 조금 피곤한 얼굴로 의자에 털썩 기대앉았다. 그러고는 책상 가득한 탁유미의 자료들을 손으로 뒤적거렸다.

아까 회의에 들어가기 전 이 자료들을 받았을 때 그는 심장이 옥죄어 오듯 고통스러웠다.

감방에 들어가 고생한 것쯤은 그도 예상했던 바였지만 막상 자료로 그녀가 당했던 고통을 눈을 직접 보게 되니 숨이 막혀왔다.

여자가, 그것도 임신한 여자가 비인도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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