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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7화

작가: 유진
임유진은 순간 그의 올곧은 시선이 꼭 자신의 마음을 전부 꿰뚫어 보는 듯해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강현수 씨.”

임유진은 깊게 한번 숨을 들이켜더니 진지한 얼굴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강현수 씨 말이 맞아요. 나는 강현수 씨가 나를 사랑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나는 지금 그저 하루하루가 평안하게 흘러가기를 원해요. 연애 놀이 같은 거 이제는 하고 싶지 않아요.”

“나는 한 번도 당신을 연애 놀이 대상으로 본 적 없어요.”

강현수도 똑같이 진지한 얼굴로 답했다.

“혹시 내가 했던 말이 진심으로 느껴지지 않았던 겁니까? 그런 거면 어떻게 해야 내 진심을 믿을 수 있는지,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당신이 알려줘요.”

임유진은 입술을 한번 깨물었다.

“나는 지쳤어요. 사랑 같은 거 할 여력이 없을 정도로 이미 지쳐있다고요.”

“그러면 받기만 해요. 다시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을 때, 그때 나를 사랑해줘요. 나는 지금 당신이 날 거절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

그 말에 임유진은 이해가 안 간다는 얼굴로 물었다.

“왜 하필 나예요? 나는 집안이 대단한 것도 아니고 징역형도 살다 나온 여자예요. 그리고 당신이 계속 찾아 헤맸던 사람도 아니고요.”

마지막 말을 할 때 그녀는 어쩐지 가슴이 콕콕 찔려왔다.

“그러게요. 왜 당신일까요.”

강현수는 조용히 읊조리며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매만졌다.

임유진은 그의 손길에 순간 움찔하며 피하려다가 그의 시선을 마주하고는 몸이 얼어붙었다. 칠흑같이 어두운 그의 눈동자 속에는 어쩐지 모를 처연함과 꾹꾹 눌러 담은 갈망이 잔뜩 어려있었다.

“집안이 대단한 것도 아니고 징역형도 산 데다가 내가 찾던 사람도 아닌데 왜 하필 당신일까. 사랑이라는 감정을 내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었다면 확실히 당신보다 더 나은 선택지가 많았겠죠. 하지만...”

강현수는 잠깐 말을 끊고 손가락으로 그녀의 눈가를 조심스럽게 쓸어내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당신에게 사랑을 느끼고 있고 그건 내가 당신이라는 인간을 사랑한다는 게 증명되는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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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지혁의 마음은 어느샌가 그녀의 부재를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는 지경까지 와버렸다.이러한 기분은 처음이라 그는 당혹스러운 마음이 들면서도 과거의 자신은 대체 이 여자를 얼마나 많이 사랑했었는지 문득 제대로 알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별장으로 돌아온 백연신은 마치 집주인처럼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 고은채를 보고 바로 눈살을 찌푸렸다.“누가 멋대로 들어와도 된다고 했지?”차가운 남자의 말에도 고은채는 상관없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반겼다.“왔어요? 여자친구가 남자친구 집에 오겠다는데 누가 막을 수 있겠어요. 나 당신 여자친구잖아. 안 그래요? 그보다 어디 갔다 왔어요? 설마 전 여자친구 보러 간 건 아니죠?”백연신의 얼굴이 삽시간에 어둡게 가라앉았다.고은채의 말대로 그는 한지영을 보러 갔다. 그래서 그녀가 다른 남자와 데이트하는 것도 보았고 다른 남자에게 웃어주는 것까지 보았다.그 광경을 하나하나 보면서 그는 질투와 분노로 머리가 가득 찼고 한지영 옆에 있는 남자를 죽여버리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한지영은 그의 여자였으니까.“설사 그렇다 해도 당신이 그 여자와 다시 잘 될 가능성은 아주 조금도 없어요. 그러고 보니 그 여자도 이제 34살이나 됐죠? 그러면 머지않아 곧 선도 보고 결혼도 하겠네요. 여자들은 아닌 척해도 나이를 꽤 많이 신경 쓰고 있거든요.”고은채는 느긋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백연신의 앞으로 다가오더니 이내 유혹적인 손길로 그의 가슴팍을 매만졌다.“입 다물어.”백연신은 고은채의 손을 덥석 잡더니 그대로 다시 거칠게 뿌리쳤다. 경멸 가득한 얼굴로 그녀를 노려보는 것도 잊지 않고 말이다.“그리고 내 몸에 손대지 마.”“5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현실을 못 받아들였어요?”고은채는 그에게 뿌리쳐진 손을 아무렇지 않게 거두어들이며 다시 말을 이었다.“잊은 것 같아서 다시 말해주는데 만약 그때 내가 구해주지 않았으면 한지영은 구급차에 실려 가기도 전에 벌써 싸늘하게 죽어버렸을 거예요. 그때 연신 씨가 한지영 살리겠다고 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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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유진은 마치 점심 메뉴 정하듯 태연한 강지혁의 얼굴을 바라보며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아니, 그럴 필요는 없어. 그냥 너는 내 거라는 것만 확실하게 그 여자한테 각인시켜주면 돼. 만약 네가 그렇게 했는데도 헛된 희망을 품고 헛된 짓을 하면 그때는 내가 알아서 상대할게. 너는 나설 필요 없어.”남편을 누군가와 공유할 생각 같은 건 추호도 없으니까.강지혁은 그녀의 말에 눈썹을 살짝 꿈틀거리며 물었다.“내가 네 거야?”가까스로 가라앉은 임유진의 볼이 한순간에 다시 빨갛게 물들었다.임유진은 빨개진 얼굴로 강지혁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진지한 목소리로 답했다.“응, 넌 내 거야. 내 남편이고 나만 가질 수 있어.”강지혁의 눈가가 부드럽게 풀어졌다. 그는 타인이 자신을 두고 이런 말을 하는 걸 쉽게 허락하는 사람도 아니고 이런 말을 좋아하는 사람도 아닌데 왜일까, 이 여자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니 괜히 마음이 들뜨고 이상한 만족감 같은 것이 밀려왔다.“내가 네 거라고 확신하나 봐? 내가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되면 어쩌려고?”강지혁이 입꼬리를 위로 말아 올리며 물었다.임유진은 그 말에 입술을 살짝 깨물며 잠시 고민하더니 천천히 다시 입을 열었다.“만약 네가 다른 여자한테 아주 잠시 끌린 거라면 무슨 수를 써서든 네 마음을 다시 나한테로 돌려놓으려고 할 거야. 하지만 그 여자를 사랑하게 되고 그 여자 없이는 안 될 지경에 이른 거라면... 그때는 조용히 네 곁을 떠날 거야. 그게 내가 너한테 해줄 수 있는 마지막 배려 같으니까.”만약 그 어느 날 강지혁이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되면 그때는 그녀가 알고 있는 혁이가 아닐 테니 서로를 위해서라도 놓아주는 게 최고의 선택일 것이다.임유진의 말이 끝나자마자 강지혁은 얼굴을 무섭게 굳히더니 곧바로 그녀를 제 품에 단단히 끌어안았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들떴던 마음이 그녀의 한마디로 바닥 끝까지 가라앉는 기분이었다. 심지어는 두려움이라는 감정까지 들었다.왜 이런 감정이 드는 거지?누군가의 한마디로 인해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78화

    강지혁은 대답이 마음에 드는지 조금 풀어진 얼굴로 임유진의 오른손을 잡았다.“다른 남자한테는 찰나의 시선도 주지 마. 너한테 남자는 오직 나뿐이니까.”임유진은 소유욕 짙은 그의 말에 문득 기억을 잃기 전의 강지혁이 떠올랐다.예전에도 그는 그녀의 곁에 남자가 접근하는 꼴을 보지 못했고 늘 자기만 바라보며 오로지 자기만을 생각해주기를 바랐다.집착 가득했던 당시의 그 말도 어떤 감정으로 한 건지 모를 지금 이 말도 임유진은 그저 달콤하게만 느껴졌다.그때 귓가에 따끔한 감각이 전해지고 임유진은 상념에서 빠져나와 정신을 번쩍 차렸다. 강지혁이 허리를 숙인 채 그녀의 귀를 깨물고 있었다.임유진은 그의 입술이 닿은 귓가가 한순간에 확 뜨거워지는 것 같은 느낌에 몸을 움찔 떨며 반사적으로 귀를 막으려고 했다.“혁아, 간지러워...”하지만 귀 쪽으로 손을 올리기도 전에 강지혁에 의해 손이 잡혀버렸다.강지혁은 마치 달콤한 디저트라도 맛보듯 입술을 떼려 하지 않았다.“그러고 보니 오늘 드레스 샵에서... 흡... 꽤 많은 돈을 썼는데... 괜찮지?”임유진은 그의 움직임을 제지하기 위해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 만약 이대로 조금만 더하다가는 금세 분위기에 취해 이상한 기류로 흘러갈지도 몰랐으니까.“쓰라고 준 카드야. 원하는 대로 써. 그리고 내가 가진 재산 중 절반은 원래 네 몫이야.”“내가 네 돈만 보고 좋아한 거면 어쩌려고 이런 말을 하지?”임유진이 농담 섞인 말투로 물었다.“돈 때문이야?”강지혁이 조금 가라앉은 말투로 물으며 임유진의 두 눈을 빤히 바라보았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말랑했던 공기가 한순간에 차갑게 바뀌었다.임유진은 마치 자신의 모든 걸 꿰뚫어 보려는 듯한 그의 눈빛에 괜히 목이 마르는 것 같았다.“아니.”그녀의 답에 강지혁이 다시 웃었다.“그럴 줄 알았어. 만약 너와 나를 이었던 게 돈이었으면 그렇게도 많은 일을 겪지 않았겠지.”강지혁은 임유진의 손가락을 매만지며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오늘 드레스 샵에서 소민아와 트러블이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77화

    “알고 있어요. 앞으로는 조심할게요...”소민아는 말을 마친 후 빠르게 가게를 벗어났다.그날 밤.임유진은 아이 둘을 다 재운 후 곧바로 침실로 돌아와 백연신의 기사를 검색했다.현이는 자신만의 방이 다 마련되었음에도 오빠와 함께 자고 싶다며 잠잘 때만 되면 강선율의 방으로 향했다. 그러고는 자신이 잠들 때까지 책을 읽어달라고 했다.임유진은 그런 딸의 모습에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지만 율이도 썩 싫지만은 않은 표정이고 또 두 아이가 함께 있는 모습이 너무나도 보기 좋아 결국에는 두 사람이 함께 자는 것을 허락했다.강선율은 이야기를 읽어달라는 동생의 말에 처음에는 조금 난감해하더니 이내 진지하게 동화책을 고르며 현이에게 이야기를 읽어주었다. 게다가 매 밤 한 권도 아니고 적어도 세 권의 책은 읽어주었다.오빠라는 호칭에 책임감을 느끼는 건지 아니면 피가 당겨서인지 율이는 당황한 표정은 가끔 지을지언정 짜증이나 화는 한번도 내지 않았다.임유진은 아이들의 생각에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위로 말아 올렸다. 그때 머리 바로 위쪽에서 익숙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백연신 회장 얼굴이 네 취향인가 보지? 입꼬리가 귀에 걸렸네.”임유진은 그 말에 화들짝 놀라 바로 고개를 뒤로 돌렸다. 그러자 어느새 이쪽으로 다가온 건지 등 바로 뒤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백연신의 기사를 보고 있는 강지혁의 얼굴이 보였다.백연신의 사진을 켜둔 채로 웃어버린 바람에 아무래도 그 미소의 상대가 백연신이라고 오해한 듯했다.“아니야! 방금은 현이랑 율이 생각하느라 괜히 좋아져서 그래. 그리고 백연신 씨는 지영이 전 남자친구잖아. 지영이 일로 백연신 씨 기사 좀 검색해 본 것뿐이야. 정말이야!”임유진은 혹여 강지혁이 이상한 오해라도 할까 봐 다급하게 해명했다.강지혁은 그런 그녀를 빤히 바라보며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너 혹시... 백연신 씨랑 지영이가 사귀었던 사실도 잊어버렸어?”임유진은 강지혁이 기억을 잃었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조심스럽게 물었다.“아니, 알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76화

    눈앞 여자의 정체가 정확히 뭔지는 모르지만 어마어마한 거물의 아내임은 틀림없었다.사장과 소민아에게 잘 보이려 했던 직원은 속으로 동시에 이 생각을 하고는 얼굴이 창백하게 굳어버렸다.임유진은 고이준에게서 카드를 건네받은 후 바로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신입 직원을 바라보았다.“이 드레스로 할게요. 마음에 드네요.”“네... 네! 알겠습니다!”신입은 얼떨떨한 얼굴로 허리를 바짝 편 채 대답했다. 입사한 지 불과 몇 개월 안 된 자신이 이러한 큰 주문을 따낼 줄은 상상도 못 했으니까.소민아는 임유진 쪽으로 확 기운 분위기에 입술을 깨물며 조용히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몇 걸음도 채 가지 못하고 다시 자리에 불려 세워지고 말았다.“소민아 씨, 지금 어디 가는 겁니까? 소민아 씨와도 관계되는 일이니 함께 CCTV를 보는 게 어때요?”임유진이 물었다.“아, 아니요. 그럴 필요는... 제가 실수로 물을 맞아버린 것뿐인데요.”소민아는 상황을 무마하려 애써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아까는 내 친구가 물을 끼얹었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것 때문에 고래고래 소리까지 질렀잖아요. 뭐, 좋아요. 나중에 생각해보니 오해였다고 생각할 수도 있죠. 그럼 이제 억울한 내 친구한테 사과해야겠죠?”임유진의 말에 소민아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리며 되물었다.“사과요?”“그럼 이 난장판을 만들어 놓고 사과 한마디 없이 사건이 해결될 줄 알았어요?”임유진의 목소리가 삽시간에 차갑게 가라앉았다.소민아의 얼굴은 어느새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소안나가 강씨 가문의 양녀로 들어간 후로 그녀는 늘 자신은 다른 사람과는 다르다고 생각해왔다. 그도 그럴 것이 전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던 콧대 높은 여자들마저 그녀에게 잘 보이려고 아부를 떨었으니까.그러니 누군가에게 사과한다는 일은 상상도 해본 적 없는 일이다. 그것도 평범하디 평범한 한지영에게는 더더욱 말이다.게다가 지금은 가게 직원들 앞이라 만약 정말 사과하게 되면 체면이 한순간에 바닥으로 떨어질 게 분명했다.“소민아 씨, 사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75화

    임유진이 드레스를 먼저 찜한 이상 소민아에게 해당 드레스를 욕심낼 기회는 없었다.“임유진 씨... 우연이네요. 여기서 이렇게 만나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소민아가 어색하게 굳은 얼굴로 먼저 말을 건넸다.“소리 지르는 소리가 탈의실까지 전해오던데 그게 소민아 씨였군요?”임유진이 차가운 목소리로 얘기했다.“그리고 분명히 사모님이라고 부르라고 혁이가 얘기하지 않았나요?”소민아는 그 말에 이를 더 꽉 깨물었다.혁이라는 애칭을 부르며 강지혁과의 관계를 다시금 상기시켜주려는 그녀의 말이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일전에 그녀가 관계를 좁히기 위해 강지혁을 ‘지혁 씨’라고 불렀을 때 강지혁은 바로 불쾌하다는 듯이 얼굴을 굳히며 다시는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꼭 그녀에게는 이름조차 허락할 수 없다는 것처럼 말이다.“네, 사모님...”소민아가 어색하게 웃었다.“방금은 오해가 좀 있었어요. 신경 쓰지 마세요.”“오해라뇨! 저 몰상식한 여자가 물을 끼얹었잖아요!”소민아에게 잘 보이고 싶었던 직원은 분위기 파악을 하지 못한 채 목소리를 높였다.이에 소민아는 입술을 깨물며 뭐라 말을 잇지 못했다.“아니 그게... 그러니까...”“뭐가 어떻게 된 건지는 CCTV를 돌려보면 되겠네요.”임유진은 말을 하며 CCTV가 있는 곳을 가리켰다.“만약 제 친구가 억울한 상황이면 명예훼손죄로 고소할 테니 그렇게 아세요.”소민아는 그 말에 얼른 다시 입을 열었다.“그저 오해였을 뿐인데 굳이 일을 키울 필요가 있을까요?”“일을 키운 건 내가 아닐 텐데요?”임유진은 타협 따위 없다는 얼굴로 답했다.한지영에게 쏘아붙였던 사장과 직원은 아무런 대답도 못 한 채 우물쭈물하는 소민아의 모습에 그제야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소민아는 지금 행여라도 임유진을 건드릴까 봐 조심하고 또 조심하고 있었다.그때 세 명의 남자가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그중 한 명은 다름 아닌 고이준이었다.고이준은 안으로 들어온 후 곧바로 임유진의 앞으로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74화

    “여기는 그쪽 같은 사람이 함부로 들어올 만한 곳이 아니에요.”소민아가 턱을 치켜들며 말했다.한지영은 그런 그녀가 우습다는 듯 한쪽 입꼬리를 위로 올렸다.“지금 함부로라고 했어요? 지금 그쪽이 누리고 있는 건 모두 딸이 강씨 가문의 양녀가 된 덕에 얻을 수 있었던 거 아닌가? 그전에는 학력도 나보다 낮고 커리어도 별 볼 일 없던데 대체 무슨 배짱으로 자격 운운하는 건지 모르겠네?”소민아는 인플루언서였다고는 하나 벌어들이는 수입은 한지영보다 훨씬 낮았고 다른 조건을 비교해봐도 어디 하나 당당하게 내세울 만한 것이 없었다.소민아는 한지영의 말에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지더니 아까 직원이 건넨 물컵을 한지영 쪽으로 확 기울였다.한지영은 소민아를 도발하며 줄곧 경계하고 있었기에 소민아가 손목을 꺾는 순간 바로 다시 반대로 꺾어 컵 안의 물이 전부 다 소민아에게로 쏟아지게 했다.“아악! 이게 뭐 하는 짓이야!”소민아의 날 선 외침에 가게 안 손님들의 시선이 한꺼번에 두 사람 쪽으로 집중됐다.사장은 깜짝 놀라 다가오더니 소민아의 옷에 묻은 물기를 닦아주며 그녀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다.그러자 소민아가 손가락을 길게 뻗으며 한지영을 가리켰다.“저 여자가 나한테 물을 끼얹었어요!”한지영은 이에 담담하게 대꾸했다.“입은 삐뚤어도 말은 바로 해야죠. 먼저 나한테 물을 끼얹으려고 했던 게 누군데.”사장은 두 사람을 한번씩 훑어보더니 곧바로 한지영을 향해 말했다.“손님, 소민아 씨에게 당장 사과해주세요. 뭐가 됐든 손님이 물을 끼얹었잖아요.”한지영은 우습다는 듯 사장을 바라보았다.“원인은 다 제쳐주고 결과만 보겠다는 건가요?”“소민아 씨는 고객님 때문에 옷을 버렸어요. 그런데 이 상황에서 잘잘못을 따져봤자 무슨 소용이 있죠? 만약 사과 못 하시겠다면 저희는 강제로 손님을 내보낼 수밖에 없어요. 물론 소민아 씨가 손님께 어떤 책임을 묻든 저희는 일절 관여하지 않을 거고요.”사장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때 소민아에게 아부하던 직원이 이쪽으로 다가왔다.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73화

    직원과 달리 사장의 태도는 꽤 괜찮은 편이었다.“이분은 저희한테 서비스를 제공할 생각이 없는 것 같으니 다른 직원으로 바꿔주세요.”임유진이 차분하게 말했다.“불쾌하게 해드려 죄송합니다.”사장은 간단하게 사과를 전한 후 곧바로 해당 가게에서 제일 젊은 직원을 불렀다.임유진은 직원의 명패에 달린 이름과 조금 긴장한 듯 얼굴이 빨개져 있는 신입 직원을 보고는 옅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요구하는 색상과 디자인을 얘기해주었다.신입 직원은 그녀의 요구에 따라 열심히 드레스를 검색했다.“이대로 끝이라고? 아까 너도 봤잖아. 서비스업 종사자로서의 소양 같은 게 하나도 없는 거.”“사장을 불렀는데도 대수롭지 않은 태도였는데 거기서 뭐라고 더 하겠어. 입만 아프지. 걱정하지 마. 이따 반드시 후회할 거니까.”한지영은 그 말에 다시 얌전히 드레스를 구경했다.그때 신입 직원이 다가와 임유진에게 드레스 몇 벌을 소개해 주었다. 대여섯 벌 되는 드레스 중에 한정판인 드레스가 한 벌 있었는데 신입인 그녀로서는 임유진에게 바로 시착하게 할 수 있는 권한이 없었다. 만약 임유진이 만약 마음에 든다고 하면 사장에게 권한을 신청해야만 했다.임유진은 직원이 한정판이라고 소개한 드레스를 바라보았다. 다이아몬드가 군데군데 박혀있는 해당 블랙 드레스는 신비로운 느낌을 주며 은은하게 존재감을 뽐내고 있었다.5년 만에 돌아와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얼굴을 내비치는 만큼 드레스도 예쁜 것이어야 했기에 임유진은 곧바로 눈을 반짝였다.“와! 유진아, 이거 아까 네가 골랐던 드레스보다 더 예쁜데?”한지영이 감탄하며 말했다.“이거로 할게요. 시착 가능하죠?”임유진이 묻자 직원이 활짝 웃으며 답했다.“물론입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잠시 후, 직원은 블랙 드레스를 들고 오며 임유진을 탈의실로 안내했다.그리고 한지영은 임유진이 시착을 마칠 동안 소파에 앉아 기다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다 아까 그들에게 불친절했던 직원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누군가를 향해 살갑게 웃어 보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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