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09화

작가: 유진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6-09 18:00:00
“그때 경찰서에서 현수 씨가 너한테 고백했잖아. 그럼 너는? 너는 어떤데? 그때 보니까 강지혁 씨는 아직 너 좋아하는 것 같던데, 너랑 지혁 씨... 정말 헤어진 거 맞아?”

배여진의 질문에 임유진은 그저 그녀를 담담히 바라만 볼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배여진은 갑자기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너도 알다시피 나는 똑똑하지도 않고 전에는 이상한 사람하고 결혼해 힘들게 살았어. 그러다 현수 씨를 만났고 이제 현수 씨는 내가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되어버렸어. 그리고 나는 지금 진심으로 현수 씨를 좋아해.”

그녀는 그 말을 하면서 얼굴을 붉혔다.

“너한테는 강지혁 씨가 있잖아. 나한테 남은 사람은 현수 씨밖에 없어. 그런 나한테서 현수 씨 빼앗아 갈 건 아니지...?”

임유진은 그녀를 계속 바라만 보았다.

배여진은 그 시선에 도둑이 제 발 저리듯 자기도 모르게 시선을 피해버렸다. 그러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임유진을 바라보았다.

“왜 그렇게 봐? 혹시 내가 전에 했던 얘기 때문에 아직도 화가 안 풀린 거야? 그랬다면 미안해. 하지만 현수 씨 일은 진심이야.”

“그래서? 나는 강현수를 사랑하지 않아. 강현수한테는 아무런 감정도 없어. 뭐, 이런 말을 해주길 원하는 거야? 그러면 언니 마음이 조금 안심될 것 같아? 만약 내가 언젠가 강현수를 좋아하게 되면 지금 한 말을 들먹이며 나를 막아보기라도 하게?”

임유진은 기나긴 침묵 끝에 담담하게 말을 내뱉었다.

배여진의 뜨끔하는 표정을 보니 그럴 속셈이 맞는 듯했다.

“언니, 이러는 건 아무런 의미도 없어. 외할머니 얼굴을 봐서 다시 한번 충고하는데 강현수는 절대 쉬운 남자가 아니야. 지금이라도 사실을 털어놓으면 어쩌면 큰 봉변은 당하지 않을 수 있어.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 헛된 걸 욕심내면 그때는...”

만약 강현수가 배여진의 거짓말을 알게 된다면 그는 절대 그녀를 곱게 보내주지 않을 것이다. 아마 그 어느 때보다 더 잔혹해질지도 모른다.

“너 그게 무슨 뜻이야?!”

배여진의 표정은 삽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010화

    고이준은 별다른 질문 없이 바로 차에 시동을 걸어 서서히 단지를 벗어났다.강지혁은 피곤한 듯 천천히 두 눈을 감았다.아까 임유진을 본 순간 줄곧 공허했던 마음이 한순간에 가득 채워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 그녀가 시야에서 사라졌을 때는 또다시 마음이 텅 비어 버린 것 같았다.그녀는 여전히 그의 모든 감정을 이토록 쉽게 쥐고 흔들 수 있다. 임유진은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 그에게 만족감과 실망감을 동시에 안겨줄 수 있는 그런 여자다.강지혁은 자신이 마치 그녀를 사랑하지 않을 수는 없게 설계된 몸이 된 것만 같았다.“고 비서는 내가 아직 임유진을 사랑하는 것 같아?”강지혁의 뜬금없는 질문이 조용한 적막을 깨고 울려 퍼졌다.고이준은 핸들을 꽉 쥔 채 뻣뻣하게 굳어버렸다.대체 저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대표님, 저는 음... 그게...”고이준은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대답을 망설이며 최대한 시간을 끌었다.“쓸데없이 머리 굴리지 말고 솔직하게 대답해.”강지혁은 그의 의도를 파악한 듯 싸늘한 목소리로 명령했다.고이준은 결국 속으로 한숨을 쉬고는 입을 열었다.“제가 느끼기에 대표님께서는 아직 임유진 씨를 사랑하시는 거로 보입니다. 아니면 강현수 씨가 임유진 씨에게 사랑을 고백한 후 그렇게 화를 내지도 않았을 테니까요.”예전에는 여자들이 어떻게든 강지혁의 옆에 있으려고 매달렸다면 지금은 강지혁이 어떻게든 임유진의 옆에 있으려고 매달리는 것 같았다.“그러니까 내가 유진이를 누나라고 부르는 게 다 부질없는 짓이었다는 말이네?”어쩐지 허탈한 듯한 강지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고이준은 잠깐 멈칫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대표님께서는 임유진 씨가 대표님을 노숙자로 알던 시절이 그리웠던 건 아닐까요?”그 시절이 그리운 거라고?강지혁의 눈이 흠칫 떨렸다.확실히 그는 그때를 그리워하고 있다.그때의 임유진은 강지혁을 완전히 믿고 있었으며 그에게 가족이라는 따뜻함도 주었으니까.그런 따뜻함은 그의 어머니도, 그의 할아버지도 심지어는 그

    최신 업데이트 : 2024-06-10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011화

    소지혜가 다시 끌려간 후 임유진은 그 자리에 멈춰 움직일 수가 없었다.소지혜가 그토록 순순히 인정한 게 강현수와 관련 있다는 건가?한편 차 변호사는 소지혜의 말을 듣더니 잠깐 생각에 잠겼다.법원에서 나와보니 입구 쪽에 마세라티 한 대가 세워져 있었고 그 안에서 강현수가 내리더니 임유진을 바라보았다.차 변호사는 그를 보고는 임유진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강현수 씨한테는 유진 씨가 대신 감사 인사를 전해주세요. 아마 강현수 씨 아니었으면 이렇게 쉽게 끝나지 못했을 테니까요.”차 변호사는 임유진이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계단을 내려갔다. 그러고는 강현수와 짧게 인사를 나눈 후 차를 타고 가버렸다.임유진은 계단 위에 멈춰선 채 시선을 내려 강현수를 가만히 바라보았다.그리고 강현수는 고개를 들어 그런 임유진을 보며 웃었다.법원에서 나오던 사람들은 강현수의 얼굴을 알아봤는지 내려가던 걸음을 멈추고 두 사람을 바라보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연예인보다 훨씬 더 얼굴이 많이 알려진 사람이라 어디로 가든지 항상 이목이 쏠렸다.임유진은 숨을 한번 깊게 들이켜고는 계단을 내려가 천천히 그에게로 다가갔다.“사건 무사히 해결된 거 축하해요.”강현수가 먼저 입을 열었다.임유진은 아무것도 묻지 않은 채 대뜸 이런 말을 내뱉는 그를 보며 잠깐 멈칫했다.이것으로 소지혜가 태도를 바꾼 이유가 그와 연관이 있는 게 확실시되었다.“사건 담당 변호사는 내가 아니라 차정훈 변호사예요.”그 말에 강현수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뭐가 됐든 잘된 거잖아요.”“소지혜 씨가 죄를 인정하게 한 거 현수 씨예요?”임유진이 물었다.“그 여자가 그래요?”“네.”“나한테는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요.”강현수는 마치 이런 건 지극히 간단한 일처럼 얘기했다.임유진은 그가 어떤 방법을 써서 소지혜가 인정하도록 한 건지는 모른다. 다만 해당 사건으로 소지혜는 더 이상 연예계에 발을 붙이지 못할 것이라는 건 잘 알고 있다.“도와줘서 고마워요.”“고마우면 지금 나랑 어디 같이 가줘요.”

    최신 업데이트 : 2024-06-10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012화

    “안 봐도 돼요. 전에 손 때문에 강지혁이랑 같이 병원에 간 적 있었거든요.”임유진은 그에게 잡힌 손을 빼내며 거절했다.강지혁과 함께 병원에 갔었을 때 의사는 치료 가능한 최적기를 놓쳤다며 그녀에게 통증을 완화하는 약만 처방해주었다. 다만 비 오는 날만 되면 약 효과가 없는 것인지 으슬으슬 아프기는 했지만 말이다.“기왕 여기까지 왔는데 선생님한테 한번 보여요.”강현수는 임유진의 손을 잡고 반강제로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안으로 들어와 보니 안은 훨씬 더 썰렁했고 진료실로 들어가니 백발에 흰 수염을 가진 노인 한 분이 의자에 앉아 있었다.진료실 벽면에는 작은 티비가 걸려 있었고 거기에는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가 흘러나오고 있었다.해당 드라마는 임유진도 직장 동료들이 얘기한 적 있어 알고 있었다.감동적이고 재밌는 드라마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의사가 진료시간에 이토록 열심히 보고 있을 줄은 몰랐다. 그 노인은 마치 시사 토론이라도 보는 것처럼 표정이 진지했다.“여사님이 최근 꽂힌 드라마인가 보죠?”강현수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러자 소영훈이 고개를 홱 돌리더니 그를 보고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이런 드라마 좀 안 찍을 순 없어? 마누라가 혼자 보면 될 것을 기어코 나와 함께 보겠다고 매일 밤 난리야. 안 보고 잠이라도 들면 다음 날에 재방송으로 꼭 보라고 신신당부까지 해.”어제저녁 많이 피곤했던 터라 드라마 시작과 함께 잠이 드니 오늘 아침 식사 시간에 어떻게 보다가 잠들 수 있냐며, 오늘 내로 재방송을 보고 오라고 출근 때까지 시달렸다.이딴 드라마가 뭐가 그렇게 재밌냐고 묻자 자고로 부부란 취미도 같이 해야 한다며, 그래야 감정이 식지 않고 오래간다고 일리 있는 말을 잔뜩 늘어놓았다.이에 소영훈은 결국 꼬리를 내렸지만 이런 드라마가 눈에 들어올 리가 만무했고 결국 어쩔 수 없이 공부한다 생각하고 열심히 보게 된 것이다.강현수는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이 드라마 우리 회사 작품 아니에요.”소영훈은 혀를 차더니 티비를 꺼

    최신 업데이트 : 2024-06-11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013화

    확실히 강현수 말대로 실력 있는 의사인 듯싶었다.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임유진의 모습에 강현수의 심장은 한번 또 한 번 내려앉았다.대체 그녀는 그간 어떤 고통을 겪었던 걸까.손톱이 뽑히고 손가락 골절까지... 대체 누가 이딴 짓을 한 거지?!강현수는 순간 그녀의 손을 이렇게 망쳐놓은 이름 모를 상대에게 살인 충동까지 일었다.소영훈은 심각한 얼굴로 임유진의 손가락 마디마디를 매만지더니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일단은 어떤 상태인지 정확히 봐야 하니까 먼저 엑스레이부터 찍읍시다.”임유진은 그를 따라 검사실로 향했다. 소영훈은 엑스레이 결과를 보고 정밀 검사를 위해 CT까지 찍게 하였다.임유진은 다 찍은 후 다시 진료실로 돌아왔고 얼마 안 가 소영훈도 다시 진료실로 들어왔다.“손가락을 다치고 나서 제때 치료를 못 한 탓에 치료할 수 있는 최적기를 놓쳤어요.”“네, 알고 있어요.”강지혁과 함께 찾은 의사 역시 이와 똑같은 얘기를 했었다.“습하고 추운 날이면 손가락이 많이 아팠을 겁니다. 정교한 움직임은 그간 하기 힘들었을 거고요. 하지만 치료할 수 없는 건 아니에요.”소영훈의 소견에 임유진은 깜짝 놀랐다.“제 손, 치료할 수 있다는 말씀이세요?”“아마 대학 병원으로 가면 통증 완화 약 처방만 내려줄 겁니다. 하지만 나한테서 치료받으면 손가락 움직임을 조금 더 원활하게 해줄 수 있어요. 젓가락을 쥐거나 글을 쓰는 일상적인 행동을 무리 없이 할 수 있게 되겠죠. 다만 치료과정이 매우 고통스러울 거예요. 마취를 할 수 없거든요. 그러니 한번 잘 생각해보세요.”임유진은 이제까지 손가락은 평생 이럴 수밖에 없다고 포기하고 살았다.“괜찮아요. 아픈 건 참을 수 있어요.”3년간 옥살이하고 나니 웬만한 고통은 다 참을 수 있게 되었다.“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앞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찾아오세요. 아, 다음에 언제 올 수 있을지는 미리 얘기해 줘요. 그래야 나도 준비를 해둘 수 있으니까.”“저... 비용은 어느 정도 들까요?”임유진이

    최신 업데이트 : 2024-06-11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014화

    “고마워할 필요 없어요. 나도 혹시 하는 마음에 데려온 거고 마침 운 좋게 치료할 수 있다고 하니 다행인 거죠.”강현수는 임유진을 차에 태운 뒤 자신도 운전석에 올랐다. 그러고는 천천히 시동을 걸며 그녀에게 물었다.“손은 언제 다친 거예요?”“이렇게 된 지 한 4년 정도 되네요.”4년이라...그렇다는 건 이제 막 감방에 들어갈 때 생긴 일일 것이다.“감옥에 있을 때 누군가가 일부러 그런 건가요?”임유진은 그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표정이 이미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누가 그랬어요? 대체 누가 손을 그렇게 만들었어요?”강현수의 낮은 목소리에는 분노가 묻어 있었다.대체 누가 그녀에게 이런 잔인한 짓을 저질렀을까.임유진이 옥살이를 했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 안에서 그녀가 어떤 상황이었는지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까지는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그러다 오늘 처음으로 그녀가 겪은 고통의 한 조각을 엿보게 되었다.임유진은 자신의 손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대답했다.“이제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요.”“누가 그랬는지 물었어요.”강현수가 다시 한번 물었다.“그걸 지금 말해준다고 한들 무슨 의미가 있는데요? 내가 겪은 고통을 그들에게 똑같이 갚아 주기라도 할 거예요?”“그래 줄까요?”강현수의 눈이 무섭게 가라앉았다.그는 그녀에게 이런 짓을 한 놈들을 전부 다 찾아내 그녀가 겪었던 고통 그 이상을 맛보게 해주고 싶었다.임유진은 강현수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차량이 신호등에 걸렸을 때 강현수는 고개를 돌려 임유진을 바라보며 진지한 얼굴로 얘기했다.“난 진심이에요. 유진 씨가 원한다면 당신에게 고통을 준 인간들을 전부 다 찾아내 똑같이 갚아 줄 수 있어요. 그게 누구라도 상관없어요. 유진 씨의 분이 풀린다면 기꺼이 해줄 수 있어요.”그는 진심이었다.그의 눈빛이 그의 입술이 전부 그녀에게 그는 진심이라고 얘기해 주고 있었다.임유진은 순간 어린 시절 자신의 등에 업힌 채로 얘기했던 남자아이의 얼굴이 떠올라 코끝이 찡해졌

    최신 업데이트 : 2024-06-12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015화

    다만 그때는 강현수에 관한 기억이 없어 두 사람이 그런 약속을 한 것을 기억하지 못한 채로 이곳에 와 돈가스를 먹었었다.임유진은 젓가락을 들어 돈가스를 소스에 찍어 한입 베어 물었다.‘오늘은 어릴 적 현수와 같이 밥 먹으러 온 셈 치지 뭐.’이미 어른이 되어버렸지만 강현수가 어릴 적 했던 약속대로 두 사람은 지금 이곳에서 함께 돈가스를 먹고 있다....어느새 날이 어두워지고 마세라티 한 대가 서서히 단지 앞에 멈춰 섰다.집에 도착한 임유진이 차에서 내려 이제 막 두어 걸음 나아가려는데 등 뒤에서 강현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잠깐 기다려요.”그는 뒷좌석에서 일식집 로고가 박힌 포장 봉투를 들고나오더니 임유진에게 건네주었다.“아까 돈가스 꽤 좋아하는 것 같길래 나오기 전에 일 인분 더 주문했어요.”임유진은 조금 머뭇거리더니 결국 포장 봉투를 건네받았다.“고마워요.”안에 든 것이 돈가스라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어릴 적 현수가 떠올라서 그런 것인지 그녀는 예상외로 순순히 건네받았다.다만 손으로 건네받을 때 강현수가 그녀의 손을 꼭 잡더니 시선을 떨구고 얘기했다.“많이 아팠죠?”임유진은 순간 몸이 움찔 떨렸다.“이미 지난 일이에요.”“내가 유진 씨와 좀 더 빨리 만났으면, 그랬으면 이런 일을 당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이토록 한 여자가 안쓰러운 건 임유진이 처음이다. 강현수는 심지어 그녀의 고통을 전부 자신이 가져가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당시 진애령 사망 사건은 그에게 있어 그저 흔한 기사 한 줄일 뿐이었다. 죽은 사람이 강지혁의 약혼녀가 아니었다면 기억 속에서 벌써 지워버렸을지도 모른다.그 사건에서 3년 형을 받은 여자를 이토록 좋아하고 또 사랑까지 하게 될 줄 그 역시 몰랐을 것이다.만약 알았다면 무슨 수를 써서든 그녀를 지켜주고 힘든 일 하나 없게 해줬을 테니까.임유진은 강현수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사실 두 사람은 이미 어릴 때 만난 적 있는 사이이고 다만 그녀가 그와 함께 한 시간을 잊어버린 것뿐이다.만약 그

    최신 업데이트 : 2024-06-12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016화

    임유진은 요 며칠 줄곧 혼자 돌아오다가 오늘 하필이면 강현수의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게다가 지금 강현수는 임유진의 두 손을 꼭 잡고 있었고 두 사람은 서로 시선을 마주한 채 마치... 연인처럼 서로를 바라보았다.고이준은 두 사람이 한시라도 빨리 떨어지길 바라고 또 바랐다....임유진은 강현수에게서 받은 돈가스 포장 봉투를 들고 현관문 앞에 도착했다. 가방에서 열쇠를 꺼내 문을 열고 들어가려는 순간 누군가의 큰손이 그녀보다 먼저 문을 확 열여 제쳤다.이에 임유진이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강지혁이 어느샌가 그녀의 뒤에 서 있었다.“깜짝이야. 언제 왔어?”그녀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그를 바라보았다.오늘 강지혁은 얇은 베이지색 스웨터에 검은색 바지를 입고 있었다. 귀공자 같은 그의 얼굴은 오늘도 역시 무척이나 잘생겼지만 어쩐지 임유진은 그의 얼굴이 오늘따라 더 무섭게 느껴졌다.그녀는 본능적으로 지금의 강지혁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조금이라도 그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시한폭탄처럼 폭발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왜 들어가라고 안 해?”청량한 목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졌다.“오늘은 시간도 늦었고...”임유진이 거절하려 하자 강지혁이 그녀에게로 몸을 기울여왔다.임유진은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고 강지혁은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가더니 이윽고 그녀와 함께 집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아버렸다.쾅!문이 닫히자 방안은 쥐죽은 듯이 조용해졌다.임유진은 깊게 한번 숨을 들이켜고 물었다.“왜 왔어?”강지혁은 그녀가 들고 있던 포장 봉투 쪽을 보더니 물었다.“그거 강현수가 준거지? 오늘 둘이 같이 있었어?”임유진은 그 말에 흠칫했다가 곧바로 알아챘다. 방금 강현수와 함께 있는 모습을 그에게 들켰다는 것을.“둘이서 밥이라도 먹고 온 거야?”강지혁은 또다시 질문하며 그녀를 몰아세웠다.임유진은 뒤로 계속 한 걸음 한 걸음 물러서다가 이윽고 벽에 부딪혔고 이제는 갈 곳도 없었다.강지혁은 두 손으로 벽을 짚고 그 안에 그

    최신 업데이트 : 2024-06-13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017화

    강지혁은 흐르는 물에 그녀의 두 손을 넣고 옆에 있는 핸드 워시로 그녀의 손을 박박 문지르더니 거품이 잔뜩 나게 한 다음 물에 헹궜다.마치 강현수가 그녀의 손에 남겨놓은 무형의 흔적을, 온기를 전부 지워버리려는 듯 몇 번을 더 씻어내렸다.임유진은 강지혁의 손에서 자신의 손을 빼고 싶었지만 그의 힘을 이길 수는 없었다.그녀는 두 손의 자유를 빼앗긴 채 강지혁에 의해 몇 번이고 손을 씻게 되었고 이제는 슬슬 두 손이 아파 나기 시작했다.“강지혁, 그만해. 대체 왜 이러는 거야!”강지혁은 그녀의 외침에 그제야 옆에 있던 타올을 들어 그녀의 손에 있는 물기를 닦아주었다.“앞으로는 강현수가 이손 못 잡게 해.”아까 단지 입구에서 두 사람이 손잡고 있는 모습을 봤을 때 강지혁은 순간 이성이 끊어지는 줄 알았다.질투하는 한편 무서웠다. 그녀가 정말 강현수를 좋아하게 될까 봐 너무나도 무서웠다.“그리고 앞으로는 날 화나게 하는 말도 하지 말고.”이에 임유진은 잠깐 벙쪄 있다가 곧바로 실소를 터트렸다.“그러면 헤어진 마당에 내가 널 계속 좋아하기라도 해야 해?”그 말에 강지혁은 움직임을 멈추더니 그녀의 담담한 두 눈과 눈을 마주쳤다.예쁜 그녀의 눈동자 속에는 아까 현관문 앞에서 봤던 당황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그저 태연함만이 자리 잡았다.그리고 그녀가 태연하면 할수록 그는 점점 더 마음이 불안해졌다.임유진은 천천히 입을 열어 평온하기 그지없는 목소리로 얘기했다.“강지혁, 우리는 이미 헤어졌고 나는 더 이상 너한테 설렐 일도, 너를 좋아하지도 일도 나아가서 널 사랑하는 일도 없을 거야. 그리고 너를 위해 뭔가를 하려 들지도 않을 거고. 만약 이런 내 말이 널 화나게 하는 거라면 나는 아마 계속 너를 화나게 할 수밖에 없을 거야.”강지혁은 입술을 꾹 닫은 채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임유진은 아직 할 말이 남은 듯 계속 말을 이어갔다.“네가 누나 동생 놀이를 원하는 거면 원하는 대로 해줄게. 하지만 이거 하나는 확실하게 얘기해야겠어. 나는

    최신 업데이트 : 2024-06-13

최신 챕터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449화

    임유진은 한지영이 정신을 차린 모습을 떠올리면 마음이 아프다가도 그녀가 활기를 되찾아줘서 참으로 고마웠다.한지영은 백연신과 그렇게 헤어진 후 자포자기하는 것이 아닌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며 회복에 힘썼다. 심지어 며칠 전에는 미소를 지으며 이런 말까지 했다.“고작 남자랑 헤어진 것뿐인데 뭐. 연애가 다 이런 거 아니겠어? 사랑했다가 또 헤어졌다가. 그래서 결혼까지 가는 게 기적이라는 말도 있잖아. 열렬히 사랑했으니 그거로 난 됐어. 혹시 알아? 퇴원한 뒤에 진정한 내 운명이 나를 찾아올지.”“다행이네요.”탁유미는 한지영의 말을 전해 듣고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유진 씨랑 지영 씨는 나처럼 이러지 말고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어요.”그녀는 자신의 인생에서 더 이상의 사랑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대화를 나누던 임유진과 탁유미는 병실 밖의 누군가가 그들의 대화를 다 듣고 있는 것을 몰랐다....임유진은 탁유미에게 인사한 후 강지혁과 함께 강씨 저택으로 돌아왔다.찌뿌둥한 몸을 이끌고 2층으로 올라가려는데 강지혁이 뒤에서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다.“왜 그래?”갑작스러운 포옹에 임유진이 물었다.사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강지혁은 오늘따라 말수가 무척이나 적었고 시선은 거의 창밖에 고정하다시피 했다.그 모습에 임유진이 몇 번이나 무슨 일 때문에 그러는지 물었지만 강지혁은 그때마다 아무것도 아니라며 대답을 피했다.“그냥... 갑자기 안고 싶어져서.”강지혁은 낮게 중얼거리며 아까 병원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그는 이경빈을 따라 탁유미의 병실 앞으로 왔다가 비스듬히 열린 문틈 사이로 임유진과 탁유미의 대화 내용을 들었다.탁유미가 자신에게 상처 준 사람은 다시 받아줄 생각이 없다고 했을 때 이경빈은 휘청하며 그대로 주저앉았고 입을 틀어막으며 흐느끼는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게 했다.그 순간만큼은 우는 것조차도 그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다.“맨날 안으면서 아직도 부족해?”임유진이 실소하며 물었다.“응. 부족해.”강지혁에게는 어쩌면 평생 부족할지도 모른다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448화

    그리고 어쩌면 무의식 속에서 그 언젠가 임유진이 모든 진실을 알게 되고 그를 떠나면 그때 누군가가 이렇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줬으면 해서 일지도 모른다....탁유미는 이틀 정도 중환자실에 있다가 모든 수치가 안정된 후 바로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다만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앞으로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만 했다.탁유미는 간호사가 들어와 약을 갈아줄 때마다 보이는 수술 자국을 보면서 조금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그녀가 아무리 원치 않았다고 해도 지금 그녀의 몸 안에 있는 간은 이경빈의 간이었다.어쩌면 하늘이 조금은 그녀를 가엽게 여겨준 걸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런 방식으로 살게 된 건지도 모른다.윤이와 김수영은 요 며칠 거의 탁유미 곁에서 떨어지지 않다시피 했고 임유진도 자주 탁유미를 보러 병원에 왔다.“유진 씨, 미안해요. 괜히 나 때문에 힘들게 왔다 갔다 하고...”탁유미는 미안한 얼굴로 임유진의 큰 배를 바라보았다.지금쯤 집에서 태교나 들으며 휴식을 취해도 모자란 데 괜히 자신 때문에 임유진이 고생하고 있는 것 같았다.“언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언니가 나였으면 안 이랬을까요? 그러니까 너무 그러지 않아도 돼요.”임유진은 말을 하며 의자에 앉았다.“나 윤이 데리고 나갈 테니까 둘이서 얘기하고 있어.”김수영이 꾸벅꾸벅 졸고 있는 윤이를 안아 들며 보호자가 쉴 수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임유진은 두 사람이 들어간 것을 확인한 후 탁유미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혁이가 그러는데 이경빈 씨도 며칠 전부터는 걸어 다닐 수 있게 됐대요. 그런데... 언니 병실까지 왔다가 매번 들어오지는 못하고 다시 돌아가나 봐요.”그 말에 탁유미는 담담하게 대꾸했다.“이경빈과의 인연은 여기서 끝이에요. 어차피 이경빈도 몸이 다 나아지면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갈 거고 나는 계속 여기서 살게 되겠죠. 물론 나랑은 끝이라도 윤이랑은 부자간의 정이 있으니까 둘이서는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이경빈 씨와는 정말 일말의 가능성도 없는 거예요?”임유진의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447화

    다시 눈을 뜬 이경빈이 보게 된 건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강지혁이었다.마취가 아직 완전히 풀리지 않아서 그런지 통증 같은 건 없었다.“유미는... 어떻게 됐습니까?”이경빈이 힘겹게 입을 열며 물었다.“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탁유미 시는 지금 중환자실에 있어요. 이틀 정도 경과를 지켜봐야 한대요.”그의 말에 대답해준 건 강지혁이었다.이경빈은 그 말에 안도의 한숨을 쉬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수술이 무사히 끝났으니 된 거다.앞으로 두 번 다시 탁유미 곁에 모습을 드러낼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녀의 몸 안에 그의 일부가 살아 숨 쉬고 있으니까, 그녀가 죽을 때까지 줄곧 함께하게 될 거니까 그것으로 됐다.그리고 그녀가 준 골수도 평생 그와 함께 할 테니 그 역시 이것으로 그녀와 평생 함께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이경빈은 탁유미의 상태 외에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았다. 마치 자기 몸은 어찌 되든 상관없다는 듯한 태도였다.의사가 수술 후 주의사항과 나타날 수 있는 증상들에 관해 설명해주는데도 그는 시큰둥한 얼굴로 침묵만 고수할 뿐이었다.강지혁은 그런 그를 빤히 바라보다가 의사와 간호사가 전부 다 나간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탁유미 씨 사건을 뒤엎으려고 한다고 들었는데 그렇게 되면 이강 그룹이 큰 타격을 입게 될 겁니다. 어쩌면 판결 결과에 따라 이경빈 씨는 감방살이하게 될지도 모르고요.”“알고 있어요.”이경빈이 담담하게 말했다.자신의 결정으로 그룹에 어떤 파문이 일지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 역시 그가 받아야 할 벌이다.복수하겠다는 생각에 매몰돼 공수진의 말만 믿고 거짓 증언한 그의 업보다.탁유미가 형을 살게 된 것에 제일 큰 공헌을 한 건 바로 그의 증언이었다.그러니 그녀를 감옥으로 보낸 건 그나 다름없었다.“정말 앞으로는 탁유미 씨 앞에 나타나지 않을 생각입니까?”강지혁이 물었다.“내가 유미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건 많지 않아요. 그런데 유미가 그걸 원한다고 하니 나로서는 들어줄 수밖에요.”그 소원을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446화

    “임유진 씨한테 맡기려고 했는데 너를 설득하지 못할까 봐... 그래서 너와 직접 얘기하려고 들어왔어. 내 얼굴 보고 싶지 않다는 거 알아. 내 간이 너한테는 달갑게 느껴지지 않을 거라는 것도 알아. 하지만...”이경빈은 주먹을 꽉 말아쥐더니 탁유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그래도 수술은 받아줘. 네가 수술을 받으면 그때는 두 번 다시 네 앞에 나타나지 않을게. 네가 원하는 건 뭐든 다 해줄게.”이경빈은 지금 오직 그녀가 살기만을 바랐다.그녀만 살 수 있다면 뭐든 좋았다.탁유미는 그런 그를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만약 나한테 간을 기증해주면 수술 후에 후유증 같은 게 생길 수도 있어. 그래도 괜찮아?”평온한 그녀의 말투에 이경빈은 잠시 얼떨떨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수, 수술받으려고?!”“...응.”윤이와 김수영을 위해 그녀는 한번 희망을 걸어보고 싶었다.“간을 기증해주는 대신에 뭐 바라는 거 있으면 지금 여기서 확실하게 얘기해. 너한테 빚지는 건 싫으니까. 물론 내가 수술대 위에서 죽게 되면 그때는 네가 바라는 게 뭐든 간에 들어줄 수 없게 되겠지만.”“아니! 넌 죽지 않아!”이경빈이 흥분해서 외쳤다.“분명히 괜찮을 거야. 네 골수를 이식받았을 때 나는 아무런 거부반응도 없었어. 그러니까 내가 너한테 주는 것도 괜찮을 거야. 걱정하지 마!”이경빈은 확신에 찬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래서 조건은? 그것부터 말해.”탁유미의 말에 이경빈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조건이라니, 그녀에게 간을 기증해주는 대신 바라는 게 있다고 하면 그녀가 멀쩡히 살아 숨 쉬는 것밖에 없다.그녀가 살 수 있다면 간 따위 몇 번이고 더 기증해줄 수 있다.“바라는 거 없어. 그리고 나한테 빚진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돼. 오히려 지금은 내가 너한테 빚진 걸 갚는 거니까. 너도 그때 나한테 골수를 기증해줬잖아.”“그래? 그럼 서로 빚진 게 없는 거네? 알았어. 수술 무사히 끝나면... 우리 더는 보지 말자. 나는 더 이상 너랑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445화

    “유진 씨? 유진 씨가 여기는 어떻게 왔어요?”탁유미가 깜짝 놀라며 임유진에게 물었다.“이경빈 씨 전화를 받고 왔어요.”임유진은 탁유미의 곁으로 다가가며 말했다.“언니, 수술해요. 지금이 마지막 기회예요. 이 기회를 포기하면 그때는 정말 돌이킬 수 없어져요.”“유진 씨!”탁유미는 갑작스러운 임유진의 말에 당황해하며 그녀의 이름을 크게 불렀다. 그러고는 서둘러 윤이를 바라보았다.임유진은 윤이가 바로 그녀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라는 것을 알기에 태연한 표정이었다.“언니가 남은 시간을 편히 보내고 싶은 건 알겠어요. 그리고 수술 결과가 안 좋으면 그 남은 시간마저 사라지게 될까 봐 두려워하는 것도 알겠고요. 하지만 언니... 만약 수술에 성공하면 그때는 윤이가 어른이 되는 모습까지 볼 수 있어요.”임유진은 말을 하며 자신의 복부를 쓰다듬었다.“언니, 만약 그때 내가 배 속의 아이를 한 명 지우는 걸 택했으면 어쩌면 아이들이나 나나 조금 더 안전했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랬으면 결코 지금 같은 행복감은 느끼지 못했을 거예요. 나는 그때 의사 선생님들의 권고에도, 혁이의 반대에도 결국 아이를 포기하지 않았어요. 아이들과 함께 이겨내고 싶었어요. 그러니까 언니도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으면 좋겠어요. 쉽게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윤이도 언니가 그러기를 바랄 거예요. 세상에 엄마를 일찍 보내고 싶어 하는 자식은 없으니까요. 윤이를 위해서라도 포기하지 말아줘요.”탁유미는 그 말에 몸을 움찔하더니 시선을 돌려 어리둥절한 표정의 아들을 바라보았다.윤이는 임유진의 말을 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한 가지만은 본능적으로 알아들었다.“엄마, 윤이는 엄마가 아무 데도 가지 말고 윤이랑 함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제 윤이가 키도 크고 힘도 세지면 그때는 윤이가 엄마를 지켜줄게요!”탁유미는 그 말에 결국 눈물을 보였다.윤이는 서둘러 침대 위로 올라가더니 앙증맞은 손으로 하염없이 흐르는 그녀의 눈물을 부드럽게 닦아주었다.그때 병실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444화

    임유진은 그 말에 깜짝 놀라며 얼른 답했다.“알겠어요. 지금 당장 병원으로 갈게요!”“임유진 씨...”전화를 끊으려던 그때 기어들어 갈 듯한 이경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내가 웬만하면 이런 부탁을 하지 않는데 지금은 임유진 씨 말고는 부탁할 사람이 없어서 이렇게 부탁 좀 할게요. 제발... 제발 유미 좀 설득해주세요. 유미가 내 간을 받고 수술할 수 있게 제발 도와주세요...”임유진은 그의 간절한 부탁에 저도 모르게 멈칫했다.그간 자주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경빈과는 몇 번 만난 적이 있다. 그래서 그가 얼마나 자존심이 강한 남자인지 임유진은 아주 잘 알고 있다.그런데 그런 남자가 지금 탁유미의 목숨 때문에 제발이라는 말까지 하며 그녀에게 간절히 부탁하고 있다.만약 이대로 탁유미가 죽게 되면 이경빈은 어쩌면 평생 지옥 속에서 살지도 모른다.“알겠어요.”“무슨 일이야?”전화를 끊자마자 옆에 있던 강지혁이 물었다.“유미 언니 지금 병원에 있대. 지금 바로 간이식 수술을 받지 않으면 언니가 위험하대.”임유진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외투를 챙겼다.“언니가 수술받을 수 있게 설득하러 가야겠어.”“같이 가.”“너는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저녁에 다시 하면 돼. 너 혼자 보내는 게 걱정돼서 그래.”“내가 왜 혼자야. 네가 붙여둔 경호원분들이 있는데. 걱정하지 마.”“그래도 걱정돼.”강지혁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솔직히 그는 마음 같아서는 외딴 섬을 하나 사들여 임유진을 그 섬에 데리고 가 자신의 시야 안에서만 있게 하고 싶었다.임유진은 그의 고집스러운 말에 결국 알겠다며 같이 밖으로 향했다.병원.탁유미가 있는 병실 앞으로 뛰어와 보니 문밖 의자에 앉아 고개를 푹 숙인 채 머리를 꽉 쥐고 있는 이경빈의 모습이 보였다.“언니는 어떻게 됐어요?”임유진이 다가와 물었다.이경빈은 그 말에 고개를 번쩍 들고 임유진을 쳐다보았다.임유진은 이경빈과 눈이 마주친 순간 몸이 움찔했다.이경빈이 지독하게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있었기 때문이다.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443화

    이경빈은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 그대로 탁유미를 안아 들고 윤이에게 말했다.“지금 당장 엄마 데리고 병원으로 갈 거야. 윤이도 엄마 아픈 거 싫지?”윤이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이경빈을 따라 차량 쪽으로 달려갔다.차 문이 열린 후 이경빈은 탁유미를 조수석에 내려놓았고 윤이는 아무 말 없이 서둘러 뒷좌석에 올라탔다.아이는 시트에 편히 등을 기대는 것이 아닌 몸을 앞으로 하며 잔뜩 긴장한 얼굴로 탁유미를 바라보며 말했다.“엄마, 조금만 참아요. 병원에 가면 의사 선생님들이 엄마 구해줄 거예요. 그러면 하나도 안 아플 거예요!”탁유미는 그 말에 남은 힘을 끌어다 애써 웃어 보였다. 아들의 걱정 가득한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았다.“엄마는 괜찮아... 조금만 있으면 금방 괜찮아져.”모자의 대화에 이경빈은 가슴이 미어져 서둘러 시동을 걸고 병원으로 향했다.가는 길 그는 혹여 아픈 소리를 내면 윤이가 걱정할까 봐 이를 꽉 깨물고 참는 그녀를 보며 문득 과거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그날 탁유미는 그와 나란히 걷던 도중 울퉁불퉁한 바닥에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분명히 아플 텐데도 그녀는 괜찮다며 엉덩이를 툭툭 털고 일어서더니 아무렇지도 않은 척 다시 걸었다.그러다 날이 어두워지고 집에 거의 도착할 때쯤 그녀의 발걸음은 티가 나게 느려졌고 이에 이상함은 여긴 이경빈은 그녀의 발을 힐끔 봤다가 그제야 퍼렇게 멍든 그녀의 발목을 발견했다.“바보야? 왜 아프다고 말을 안 해?”이경빈의 추궁에 탁유미는 그의 눈빛을 피하며 우물쭈물 답했다.“아프다 그러면 또 걱정할 거잖아. 그리고 솔직히 이 정도는 집에 가서 약 바르면 금방 나아.”탁유미는 늘 이랬다. 늘 이렇게 자기보다는 옆에 사람을 더 위하며 자기가 받는 고통은 아무렇지 않은 것으로 치부해버렸다.그녀는 그런 여자였다.이경빈은 차량이 빨간 불에 멈출 틈을 타 티슈를 꺼내 탁유미의 땀을 닦아주었다.많이 아픈 건지 그녀의 얼굴은 어느새 땀 범벅이 되었고 고통을 참느라 이빨에게 혹사당한 입술은 빨갛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442화

    탁유미는 이경빈의 말에 별다른 감흥이 없는 듯 평온한 얼굴로 물었다.“할 말은 그게 끝이야? 그럼 비켜. 이만 집으로 가야 하니까.”“내 얼굴 보고 싶지 않다는 거 알아. 그래서 나도... 최대한 네 앞에 나타나지 않으려고 했어. 하지만 나를 거부하지는 말아줘. 아니, 최소한 내 간만은 거부하지 말아줘. 너 계속 이대로 수술하지 않으면 그때는 정말...”“입 다물어!”탁유미는 이경빈의 말을 자르며 잔뜩 긴장한 얼굴로 윤이를 바라보았다.그녀는 자신이 아프다는 걸 윤이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평소 약을 먹을 때도 일부러 윤이가 없을 때를 봐가면서 먹었다.이제 남은 시간도 얼마 없는데 그 시간 동안 윤이의 걱정스러운 눈빛만 보는 건 사양이었다. 이경빈은 탁유미의 표정에 그제야 이 일은 아직 윤이에게는 비밀이라는 것을 깨달았다.“엄마 아파요? 수술해야 해요?”윤이가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아니, 엄마 너무 건강한데? 아빠가 뭘 잘못 알고 있는 거야.”타이밍도 참 얄궂게 이 말이 내뱉어진 다음 순간 탁유미는 또다시 간이 아파 나기 시작했다.탁유미는 고통을 참으며 다시 윤이 손을 잡았다.‘빨리 집으로 가서 약을 먹어야 해.’“자, 빨리 가자.”탁유미는 애써 고통을 참으며 발걸음을 옮겼다.하지만 그때 이경빈의 큰손이 다가와 그녀의 팔을 덥석 잡았다.“너 지금 또 아픈 거지?”다급한 그의 질문에 탁유미는 미간을 찌푸리며 그를 노려보았다.“이거 놔.”“대답해. 너 지금 또 진통 시작된 거지?!”이경빈은 그녀의 진통이 빈번하게 일어날수록 그녀의 몸이 점점 더 유약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안 되겠다. 지금 당장 나랑 병원 가자!”“이경빈, 쓸데없는 짓 하지 마! 병원은 무슨, 나는...”탁유미는 이경빈에게 쏘아붙이려다가 진통이 심해져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윤이는 이경빈이 탁유미의 팔을 우악스럽게 잡는 것을 보며 지난번 이경빈이 자신을 떼어내고 탁유미를 억지로 데려간 것이 생각났다.그 일이 있고 난 뒤 다시 만난 탁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441화

    만약 이경빈이 정말 탁유미 모자를 위해 뭔가를 하게 되면 여자의 집안은 아마 뭘 할 수 없이 무너지고 말 것이다. 남편이 제아무리 대기업 과장이라고 해도 이경빈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일 테니까.원래는 다른 학부모들의 시선을 끌어 탁유미가 스스로 아이의 유치원을 옮기게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경빈이 등장한 지금 그 시선에 난감해진 건 오히려 자기 자신이었다.여자는 창피하기도 하고 또 이가 갈리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사과의 말을 건넸다.“죄, 죄송해요. 아까는 말 헛나온 거예요.”“사과는 내가 아닌 내 아들한테 해야지. 그리고...”이경빈은 잠시 멈칫하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그리고 아이 엄마한테도.”그는 자신과 탁유미 사이를 뭐라고 얘기하면 좋을지 몰랐다.여자는 그 말에 미간을 살짝 찌푸렸지만 지금은 빨리 이 자리를 벗어나는 게 현명하다고 판단해 얼른 탁유미와 윤이에게도 사과를 했다.“미안해요. 내가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됐었는데... 아줌마가 미안해. 다시는 그런 말 안 할 테니까 용서해줘.”여자는 말을 마친 후 아들의 손을 잡고 빠르게 뛰어갔다.탁유미는 고개를 숙여 윤이에게 말했다.“이제 가자. 할머니가 집에서 기다리겠다.”“엄마, 사생아가 뭐예요?”그때 윤이가 갑자기 이런 질문을 했다.이에 탁유미는 몸이 뻣뻣하게 굳어버렸고 옆에 있던 이경빈도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주먹을 꽉 말아쥐었다.이경빈은 탁유미가 뭐라 대답하기 전에 앞으로 한발 다가가 자신이 대답했다.“윤아, 미안해. 다 아빠 잘못이야. 넌 절대 사생아가 아니야. 아빠의 유일한 아들이야.”윤이는 그의 대답에 조그마한 입술을 깨물며 그를 노려보았다.지난번 이경빈이 했던 말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자신을 적대시하는 아들의 태도에 이경빈은 저도 모르게 또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갔다.“윤아...”“엄마, 우리 이만 집으로 가요.”윤이는 고개를 홱 돌리며 이경빈의 시선을 피했다.윤이의 존재를 부정했던 말과 탁유미에게 상처를 줬던 말을 그렇게도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