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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7화

강지혁은 흐르는 물에 그녀의 두 손을 넣고 옆에 있는 핸드 워시로 그녀의 손을 박박 문지르더니 거품이 잔뜩 나게 한 다음 물에 헹궜다.

마치 강현수가 그녀의 손에 남겨놓은 무형의 흔적을, 온기를 전부 지워버리려는 듯 몇 번을 더 씻어내렸다.

임유진은 강지혁의 손에서 자신의 손을 빼고 싶었지만 그의 힘을 이길 수는 없었다.

그녀는 두 손의 자유를 빼앗긴 채 강지혁에 의해 몇 번이고 손을 씻게 되었고 이제는 슬슬 두 손이 아파 나기 시작했다.

“강지혁, 그만해. 대체 왜 이러는 거야!”

강지혁은 그녀의 외침에 그제야 옆에 있던 타올을 들어 그녀의 손에 있는 물기를 닦아주었다.

“앞으로는 강현수가 이손 못 잡게 해.”

아까 단지 입구에서 두 사람이 손잡고 있는 모습을 봤을 때 강지혁은 순간 이성이 끊어지는 줄 알았다.

질투하는 한편 무서웠다. 그녀가 정말 강현수를 좋아하게 될까 봐 너무나도 무서웠다.

“그리고 앞으로는 날 화나게 하는 말도 하지 말고.”

이에 임유진은 잠깐 벙쪄 있다가 곧바로 실소를 터트렸다.

“그러면 헤어진 마당에 내가 널 계속 좋아하기라도 해야 해?”

그 말에 강지혁은 움직임을 멈추더니 그녀의 담담한 두 눈과 눈을 마주쳤다.

예쁜 그녀의 눈동자 속에는 아까 현관문 앞에서 봤던 당황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그저 태연함만이 자리 잡았다.

그리고 그녀가 태연하면 할수록 그는 점점 더 마음이 불안해졌다.

임유진은 천천히 입을 열어 평온하기 그지없는 목소리로 얘기했다.

“강지혁, 우리는 이미 헤어졌고 나는 더 이상 너한테 설렐 일도, 너를 좋아하지도 일도 나아가서 널 사랑하는 일도 없을 거야. 그리고 너를 위해 뭔가를 하려 들지도 않을 거고. 만약 이런 내 말이 널 화나게 하는 거라면 나는 아마 계속 너를 화나게 할 수밖에 없을 거야.”

강지혁은 입술을 꾹 닫은 채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임유진은 아직 할 말이 남은 듯 계속 말을 이어갔다.

“네가 누나 동생 놀이를 원하는 거면 원하는 대로 해줄게. 하지만 이거 하나는 확실하게 얘기해야겠어.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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