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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6화 매정한 방식

사무실 의자에 앉아 있는 설영준은 무의식중에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렸다.

눈살을 잔뜩 찌푸린 채 속으로 만감이 교차했다.

송재이와 박윤찬의 애매모호한 관계를 알게 된 이후로 그는 줄곧 불만과 질투를 억누르려고 갖은 애를 썼다.

두 사람 사이에 이미 발생했을지도 모르는 친밀한 스킨십 따위는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그런 장면을 떠올리는 자체로 그에게 처음 느껴보는 좌절감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지금 송재이가 자신의 결정에 의문을 제기하다니? 결국 알 수 없는 배신감에 부아가 치밀었다.

또한, 송재이의 질의는 권위에 대한 도전일뿐더러 마음의 상처이기도 했다.

특히 힘든 결정을 내렸을 때 그녀가 지지하고 이해해주기를 바랐다.

이제 송재이마저 반대하니 오히려 고립감이 느껴졌고, 마치 전 세계 사람이 반발하는 듯싶었다.

설영준은 한숨을 내쉬었다. 가슴은 이미 갈기갈기 찢어져 만신창이가 되었다.

이내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

한편, 송재이도 마음고생에 시달리고 있었다.

설영준이 해고한 말단 직원만 생각하면 이루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씁쓸하고 괴로운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그가 경주에 있어서 천만다행이었다.

문자로 한바탕 싸우고 얼굴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불평불만이 계속 쌓이기만 했지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 그러다 밤이 찾아오면 또다시 설영준을 원망했고, 머릿속으로 떠올리는 순간 화가 나면서도 그리운 모순적인 느낌이었다.

그리고 낮에 수업이 없을 때면 창가에 앉아 이미 식은 커피를 손에 들고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곤 했다.

설영준을 향한 그녀의 마음은 마치 식어버린 커피처럼 형용하기 힘들 정도로 복잡했다.

이내 눈을 감고 혼란스러운 감정을 다스리기 위한 실마리를 찾으려고 했다.

박윤찬의 연락을 받았을 때는 거의 퇴근할 무렵이었고, 혹시 시간 되면 같이 샤부샤부 먹으러 가지 않겠냐고 물었다.

평소라면 기피 대상 1호였을 테지만 지금은 우울한 기분을 달래줄 수 있는 대상이 필요했다.

그래서 [좋아요]라는 답장을 보냈다.

저녁 6시, 두 사람은 1층에 있는 일식집에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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