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찬은 설영준의 옆에 앉아 있었다. 박윤찬은 눈빛은 차갑고 프로페셔널했다. 문예슬이 자신의 한 짓에 대해 법률적 후과를 알게 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박윤찬: “문예슬 씨, 전 영준 씨의 법률 고문으로서 이 영상으로 협박을 하거나 공갈은 하는 것은 엄중한 위법행위임을 알려드립니다. 우리나라의 형법에 이는 공갈죄가 성립되어 유죄임이 확정되면 당신은 형사책임을 지게 될 겁니다.”문예슬의 낯빛은 더 창백해졌고 눈빛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박 변호사님, 전 공갈을 하려는 생각이 없어요. 전 그저...”박윤찬이 문예슬의 말을 끊었다.“문예슬 씨의 목적이 무엇이었든 지금 사실은 당신이 그 동영상을 가지고 있고 우리가 알기로는 그 동영상으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고 하셨다는 겁니다. 영준 씨께서 기회를 드렸으니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사태가 더 심각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문예슬의 마음은 달갑지 않았고 초조했다. 이게 아마도 마지막으로 설영준을 설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알고 있다.문예슬의 눈에는 절망에 가득한 끈질김이 가득했다. 가능성이 거의 없어도 반드시 시도해 봐야 하는 끈질김이다.문예슬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대표님, 지금 저한테 많은 오해가 있는 걸 알아요. 하지만 전 개인적으로 말을 할 기회가 필요해요. 이건 우리 두 사람의 미래가 걸려 있으니 이 기회를 주길 바래요.”설영준의 눈에는 아무런 흔들림이 없었다. 문예슬이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런 희망도 주지 않으려 했다.고개를 돌려 박윤찬을 봤다. 두 사람 사이에는 말하지 않아도 아는 밀약이 있다.박윤찬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일어나 두 사람에게 프라이빗한 공간을 남겨줬다.방 안의 공기는 갑자기 긴장해 났다.문예슬이 찻잔을 쥐고 있었고 심장은 급하게 뛰었다. 자신의 말에 경청할 기회를 줄지 몰랐다.설영준은 앉아서 문예슬의 말을 기다렸다.그의 표정은 차가웠고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문예슬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말했다.“대표님, 제가 많은 잘
문예슬은 홀로 카페 룸에 앉아 손가락은 소파 변두리를 꽉 쥐고 있었다. 손끝은 하얘 났다.심장은 빨리 뛰었고 귀 옆에서 들리는 듯했다. 심장이 뛸 때마다 자신이 잃은 것을 알려주는 듯했다.눈앞에는 설영준과 송재이의 모습, 그 두 사람의 웃음과 친밀한 모습이 떠올랐다.모든 화면이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문예슬의 심장을 가르는 듯 했다.왜 설영준이 자신한테 이리도 냉철하지만 송재이한테는 그리도 따스한지 이해가 안 됐다.여러 수단을 통해 설영준의 마음을 얻으려 했으나 결국엔 혐오와 멀어짐을 가져왔다.문예슬의 마음에는 질투로 가득했다. 마음속에서 불타올라 그녀의 이성을 먹어 치우는 듯했다.송재이가 설영준의 사랑을 얻은 것을 질투했다.이렇게 쉽게 자신이 바라오던 것을 얻은 것을 질투했다.심지어 송재이의 존재를 질투했다. 왜 설영준의 인생에 나타나 초점이 될 수 있었는지.문예슬의 생각은 넝쿨이 되어 그녀의 마음을 감싸고 있었다.이런 고통 속에서 헤쳐나오고 싶지만 발버둥 칠수록 질투라는 울타리가 더 힘들게 한다.송재이가 그들의 세계에 나타나지 않았다면 설영준이 송재이를 만나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면 자신을 좀 더 봐주지 않았을까 하는 환상을 하기 시작한다.그러나 현실은 잔혹하다. 문예슬은 질투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그녀의 사랑, 그녀의 노력은 결국 무한한 질투와 고통이 됐다....밤, 설영준이 집에 도착했다.신발을 갈아신고 거실로 걸어갔다.송재이가 위층에서 내려왔다.“영준 씨, 돌아왔네. 도영이 쪽은 어떤데?”설영준은 송재이의 어깨를 안고 송재이의 체온을 느꼈다.“괜찮아. 먼저 와봐, 할 말이 있어.”설영준은 거실 소파에 앉았다. 송재이는 설영준의 옆에 앉았고 분위기는 무거워 났다.설영준이 깊게 숨을 들이쉬고 송재이에게 진실을 알려줬다.“재이야, 승아 그떄 차 사고에 대해서 말해줄 게 있어.”송재이의 눈에서 긴장과 기대를 보아낼 수 있었다.“영준 씨, 말해. 듣고 있어.”설영준이 낮은 목소리로
다음날, 햇살이 커튼 사이로 지나 설영준과 송재이의 몸에 내리쬈다. 두 사람은 함께 문예슬의 별장으로 갔다.문 앞에는 문예슬이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설영준의 옆에 있는 송재이를 보았을 때 기분은 씁쓸했다.하지만 최대한 평온한 표정으로 웃으며 두 사람을 맞이했다.문예슬: “두 사람 내 집에 온 걸 환영해요. 어서 와요.”송재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눈에는 굳은 결심이 가득했다.송재이: “문예슬, 우리는 차 마시러 온 게 아니라 어제 막한 USB를 가지러 온 거야.”문예슬은 만약 USB를 주지 않으면 설영준의 수단은 본적이 있지만 그저 이렇게 내어주기는 싫었다.문예슬이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그래, 지금 가지고 올게.”하지만 이렇게 쉽게 패배를 인정할 리 있겠는가?“송재이, 내 설영준을 뺏어가고 지금 내 마지막 목숨줄까지 가져가겠다고?”얼마 지나지 않아 문예슬이 USB를 들고나와 설영준에게 줬다.눈에는 불쾌함이 있었다.문예슬: “당신이 원하던 거예요. 하지만 내가 이렇게 하는 건 다 당신에 대한 마음때문이라는 걸 알아줬으면 해요.”설영준은 USB를 넘겨받고 이맛살을 찌푸렸다.송재이가 이 말을 듣고 웃었다.그 웃음에는 비웃음과 어이없음이 섞여 있었다.송재이: “문예슬, 너 무슨 뜻이야? 설마 내가 떠나면 영준씨가 너랑 만날 거 같아? 그래도 한때는 친구였는데 남자 하나 때문에 이렇게 되다니. 참 우스워.”문예슬의 낯빛은 좋지 않았고 두 손은 서서히 주먹을 쥐고 있었다.송재이와 설영준이 점점 멀어져갔다.문예슬의 마음은 무언가에 빨린 듯 했고 난생처음 공허함과 절망감을 느꼈다.무기력하게 소파에 앉아 주위의 호화로운 장식품은 눈이 부셨다. 마치 그녀의 실패를 비웃는 것만 같았다.시선은 술장에 향했다.문예슬이 손을 뻗어 개봉하지 않은 위스키를 꺼냈다.술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이 순간 알코올로 마비하고 싶었다.문예슬은 뚜껑을 열어 위스키를 따랐다. 하지만 그 센 알코올은 아무런 위로가 되지 않았다.문예슬이 눈을
설영준과 송재이는 집에 도착하고 곧장 서재로 갔다.설영준은 급히 USB를 컴퓨터에 꽂았다.하지만 USB를 열었을 때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설영준의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이건 가짜야. 문예슬이 감히 우리를 속이다니.”송재이가 아주 화가 났다.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약속을 다 했는데도 이러다니.”설영준은 핸드폰을 들고 문예슬에게 연락을 하려고 했는데 송재이가 말렸다.“영준 씨, 지금 전화를 하면 화만 더 날 거야. 먼저 냉정을 되찾고 다른 해결 방법을 고민해 보자.”송재이의 말이 설영준을 조금 냉정을 되찾게 했다.송재이의 말처럼 충동적이면 사태만 더 나쁘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눈에는 차가움이 스쳐 지나갔다. 문예슬이 이렇게 나오기로 결정을 했으니 끝까지 놀아주려 한다.설영준은 핸드폰을 꺼내 여진에게 연락했다.전화는 빨리 통했고 여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무슨 지시가 있으실까요?”설영준이 냉정하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여 비서님, 지금 즉시 문정그룹의 자세한 재무 보고서가 필요해요. 자산 부채서, 현금 흐름표와 이윤표도 준비해주세요. 문정그룹의 배무정황을 알아야겠어요.”여진이 재빨리 대답했다.“알겠습니다, 대표님. 또한 문정그룹의 시장표현과 경쟁전략, 그리고 공급상과 비즈니스 파트너까지 더 깊이 분석해 보라고 하겠습니다.”설영준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리고 다른 하나. 우리 투자팀이랑 연락해서 문정그룹의 주식과 채권에 대해서 평가하라고 하세요. 약점을 잡으면 크게 공격을 진행할 거예요.”여진의 목소리에서 엄숙함을 느낄 수 있었다.“대표님, 이렇게 하면 시장에서 큰 소동이 생길 수 있습니다. 모든 행동이 합법적인 범위내에서 실행하셔야 합니다.”설영준이 말했다.“리스크가 있는 걸 알아요. 하지만 문예슬이 내 마지노선을 건드렸으니 이렇게 할 수밖에 없어요. 먼저 초보적인 방안을 해서 보내주세요. 매 단계마다 최대한 문정그룹을 누를 수 있게 치밀한 계획을 짜야 해요.”여진이 말했다.“네, 알겠
설영준이 말했다.“사장님, 주현아는 법을 어겼으니 제가 원래 감추고 있으려고 한 것도 잘못된 겁니다. 지금 최고의 변호사를 선임해 변호를 해주어 공정한 심판을 받게 하도록 할 겁니다.”민효연의 정서는 여전히 불안정했다. 목소리에는 불안함이 가득했다.“변호사를 선임한다고? 이제 와서 변호사를 선임한다면 내 딸은 감옥살이를 하게 될 거라고. 그 애의 인생은 이제 금방 시작인데 이런 일이 있으면 이후에는 어떻게 하는데?”민효연은 호흡이 가빠왔고 정서를 컨트롤 해보려고 했다.“나 너무 무서워. 만약 현아가... 나는 어떻게 살아.”설영준과 민효연이 통화를 하는 소리에 송재이가 잠에서 깼다.송재이가 일어나서 설영준의 넓은 등을 쳐다봤다.설영준이 통화를 끝내자 송재이는 설영준의 뒤로 걸어가 조심스레 물었다.“사고가 났어?”설영준은 핸드폰에 있는 영상을 송재이에게 보여줬다.어제 문예슬이 설영준에게 가짜 영상을 준 이유는 바로 지금 진짜 영상을 터뜨리기 위해서였다.문예슬은 모두 다 같이 죽기를 선택했다.이 일로 설영준과 맞은편에 서려는 것이다. 어차피 설영준은 그녀를 사랑하지 않으니 말이다.그렇다면 편히 보내지 못하게 할것이다....설영준은 아침도 못 먹고 급히 회사로 갔다. 송재이는 오늘 휴식이라 출근을 하지 않아 문 앞까지 가서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바라봤다.인터넷에 있는 뉴스들이 마음을 복잡하게 했다.송재이는 거실에 돌아와 식탁 앞에 앉아 곰곰이 생각하더니 핸드폰을 꺼내 문예슬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빨리 통했다. 문예슬의 목소리에는 경멸과 도발이 가득했다.문예슬이 말했다.“아니, 송재이 아니야? 무슨 여유로 친히 전화를 다 하셨지?”송재이는 문예슬의 도발에 영향을 받지 않으려고 했다.“문예슬, 나 너랑 다투기 싫어. 인터넷 영상에 대해 말할 게 있으니까 만나.”문예슬의 웃음에는 비웃음이 가득했다.“만나자고? 네가 누군데? 네가 만나자고 하면 내가 꼭 만나줘야 해? 너무 주제 파악이 안 되는 거 아니야?”송재이는 꽉 쥐고
송재이는 테이블 맞은편에 앉았다.문씨 가문 남매를 마주한 그녀는 차분하고 단호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이런 영상이 일파만파 퍼진다면 주현아 씨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안겨 줄뿐더러 우리 모두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부정적인 뉴스일수록 시장 반응은 더욱 신속하고 거셀 것이며, 특히 상장기업의 경우 주가 하락은 물론 투자자의 신뢰를 저버리고, 심지어 주주들의 소송까지 이어질지도 몰라.”문예슬은 냉소를 지으며 강경한 태도로 일관했다.“내가 그런 말에 겁먹을 것 같아? 설영준에게 고통이란 무엇인지 똑똑히 느껴주게 할 거야. 모든 걸 쥐락펴락해야 성에 차는 사람이니까 이 난장판을 어떻게 수습할지 두고 보지.”송재이는 문예슬의 도발에 흔들리지 않고 다시 말을 이어갔다.“물론 화가 많이 나서 그럴 수 있다고 쳐. 하지만 결국 너와 네 가족만 봉변당할 거라는 사실을 잊지 마. 영준 씨는 쉽게 무너지지 않아. 괜히 심기를 잘못 건드렸다가 처참한 결말이라도 맞이하고 싶어?”문예슬은 고집스럽게 상관없다는 식으로 쏘아붙였다.“괜찮아. 어차피 이미 만반의 준비를 마쳤어.”반면, 옆에 잠자코 앉아 있던 문성호가 갑자기 휴대폰을 꽉 움켜쥐더니 표정이 점점 심각하게 변했다.그는 비서가 보낸 문자를 받았다.“예슬아, 방금 비서가 얘기하길 우리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대. 투자자들도 줄줄이 자금을 회수했고 우리한테 불리한 소문이 이 바닥에서 슬슬 떠돌고 있다네.”문예슬의 안색이 돌변하더니 벌떡 일어섰고,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듯싶었다.“네? 그럴 리가 없어요!”송재이가 그 틈을 타 말을 보탰다.“이제 알겠지? 지금은 힘을 합쳐서 진실을 바로잡고 위기가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할 때야.”문성호는 여동생에게 형세를 잘 판단하라는 식으로 눈짓을 보냈지만, 문예슬은 썩 내키지 않았다.이내 문성호의 목소리가 사무실에 울려 퍼졌고, 매서운 눈빛으로 문예슬을 바라보며 현재 얼마나 심각한 사태인지에 대해 상기시켰다.“예슬아,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고.”
온라인에서 동영상이 퍼져갈수록 여론의 압박도 더욱 거세졌다.결국 주현아는 관련 부서에 연행되어 조사받았다.이 사건은 곧 주요 언론 매체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초점이 되었고, 대중의 관심과 논쟁을 불러일으켰다.이에 문정 그룹은 즉시 해명 성명을 발표하여 진상을 밝히기 위해 애를 썼고, 주현아와 선을 긋고 모든 거짓 의혹을 부인했다.하지만 현재로서는 대중의 의심과 불만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판명 났다.시장의 반응은 특히 민감했다.해명 성명을 발표한 이후에도 문정 그룹의 주가는 파동을 일으켰고, 투자자들의 신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라 일부 주주들은 매각을 고려하기 시작했다.게다가 시장에는 소문과 추측이 난무했다.비록 회사 최고 경영진이 긴급회의를 열어 해결책을 논의했지만, 국면이 복잡할뿐더러 대중의 반감이 워낙 심한 탓에 그동안의 노력이 무색하게 효과는 미미했다.한편, 교탁 위에 놓인 송재이의 휴대폰이 별안간 울리자 그녀는 본의 아니게 수업을 잠시 중단했다.발신자를 확인하는 순간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이내 학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재빨리 교실에서 나와 전화를 받았다.“송 선생님! 지금 어디예요?”휴대폰 너머로 민효연의 초조한 목소리가 들려왔는데 울음기가 살짝 섞여 있었다.“지금 학교에 있어요. 무슨 일이시죠?”민효연이 이 시간에 연락했다는 건 분명 급한 일일 가능성이 컸다.“현아가... 끌려갔어요! 동영상은 이미 인터넷을 도배했고, 해명 성명도 발표했는데 아무도 믿어주지 않아요. 이제 어떡하죠?”민효연의 목소리는 절망이 가득했고, 지금 얼마나 무력하고 당황한 마음일지 가히 짐작이 갔다.결코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는 만큼 송재이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사모님, 우선 진정하세요. 평정심을 잃으시면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어요.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믿을 만한 법조계 조력자를 찾아서 현아 씨에게 필요한 법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죠.”반면, 현재 민효연과 주현아가 무너지기 일보 직전까지 갔다
재판 당일, 법정의 분위기는 유난히 긴장감이 넘쳤다.방청석에 앉아 있는 송재이와 설영준의 표정은 하나같이 진지했다.두 사람은 이번 재판의 결과가 모두의 운명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박윤찬은 변호석에 서서 열심히 변호했다. 비록 최선을 다했지만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결국 패소하게 되었다.판사가 판결문을 읽는 순간 주현아와 민효연은 패닉에 빠졌다.주현아의 눈에는 절망이, 민효연의 얼굴에는 불신과 분노가 가득했다.재판이 끝난 뒤 민효연이 무거운 발걸음으로 설영준을 향해 걸어갔다.그녀는 실망하면서도 화가 난 기색이 역력했고, 무시무시한 눈빛은 마치 사람을 갈기갈기 찢어버릴 기세였다.옆에서 잠자코 지켜보던 송재이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이 들었다.이러한 결과는 민효연과 주현아에게 큰 타격을 줄뿐더러 설영준한테도 심리적으로 큰 부담이 될 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이내 설영준의 옆으로 다가가 나지막이 위로했다.“영준 씨 잘못 아니야. 우린 최선을 다했어.”...법원에서 나오자 설영준은 긴장된 분위기를 깨려고 송재이와 박윤찬에게 고급 레스토랑에 가서 함께 저녁을 먹자고 초대했다.평소 성격이 무딘 편인 송재이도 오늘 밤은 왠지 모르게 불편했다.자신을 향한 박윤찬의 마음을 우연히 알게 된 이후로 특히 설영준 앞에서 그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레스토랑에서 박윤찬과 마주 앉은 송재이는 그의 시선을 피하기 급급했고, 다소 어색해 보였다.그녀는 조심스럽게 스테이크를 자르며 최대한 긴장한 티를 내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반면, 맞은편에 앉은 박윤찬도 법정에서 카리스마 넘치던 모습과 달리 오늘 밤 송재이 앞에서 안절부절못했다.그러다 가끔 고개를 들어 송재이를 바라보기도 했지만, 눈이 마주칠 때면 재빨리 시선을 피했다.설영준은 두 사람 사이에 앉았다.그리고 송재이와 박윤찬을 번갈아 보면서 둘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기류를 감지한 듯싶었다.결국 먼저 침묵을 깨고 어색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 업무와 관련된 얘기를 가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