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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화 어색함 속의 대면

박윤찬은 식사를 마치고 떠날 무렵에 비는 좀 전보다 많이 잦아들었지만 여전히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송재이는 문 앞에 서 있는 박윤찬에게 말했다.

“우산 가져다줄게요!”

박윤찬은 할 말을 망설였지만 송재이의 뒷모습을 보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내밀었던 손을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이원희는 수시로 그의 시선을 훔쳐보았다.

잠시 후 송재이는 우산을 박윤찬에게 건넸다.

“감사합니다.”

박윤찬은 예의상 우산을 받아 들고 돌아서서 떠났다.

…...

이튿날 오전에 이원희와 윤선주의 이혼 소송이 정식으로 개정되었다.

이날은 송재이가 소문으로만 듣던 윤선주의 실물을 처음으로 본 날이기도 했다.

그녀는 방청석에 앉아 정장을 차려입은 남자를 보았다.

나이는 대략 마흔쯤이었지만 관리를 잘하여 그렇게 안 보였다.

그의 말투와 행동은 모두 온화하고 품위가 있었다.

예전에 들었던 짐승만도 못한 인간이라는 인상과는 전혀 달랐다.

하지만 송재이는 어떤 사람들은 위장에 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문득 예전에 경주에서 만난 도정원의 큰아버지 도진욱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도진욱은 송재이에게 지금 눈앞의 윤선주와 너무도 비슷한 느낌을 주었다.

전체 재판 과정은 두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윤선주는 처음에는 여유로웠지만 나중에는 박윤찬의 치밀한 공세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특히 박윤찬이 어디선가 구해 온 한 녹음 파일이 결정적이었다.

녹음된 대화는 윤선주와 그의 아버지가 이원희를 그의 아버지와 잠자리를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녹음이 재생될 때 법정은 충격으로 술렁였다.

이원희는 원고석에 앉아 눈을 꾹 감았다.

그녀는 그들의 음모를 우연히 듣게 되었다. 그때 어떻게 빠르게 반응해서 휴대폰으로 그들의 대화를 녹음했는지 자신도 몰랐다.

아마 그때부터 이미 이혼을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음에도 오랜 시간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어 이 녹음을 꺼냈다.

주변에서는 계속 수군거렸다.

윤씨 가문의 두 부자에 대한 비판뿐만 아니라 이원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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