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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화 누가 나 고민한대

그 일정 노트를 송재이는 거의 일 년을 썼다. 이 부분에 대해서 그녀는 미세한 강박증이 있었는데 초등학생 때부터 그녀는 노트에 그날의 스케줄을 적는 습관이 있었다. 학교에 다닐 때는 매일 선생님이 내준 숙제를 적었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부터는 매일 해야 할 업무와 일상생활을 기록했다. 지금 갑자기 노트가 곁에 없으니 아주 불편했다.

송재이는 일 년에 노트를 하나씩 썼는데 올해의 노트는 다 쓰기도 전에 잃어버려서 무척 속 시끄러웠다. 강박증이 말썽을 부렸다. 그녀는 자신이 일정 노트를 어디에다가 놓았는지 생각해내려고 애써 기억을 더듬었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이 났는데 그때 경주로 갔을 때 아파트에서 꺼낸 적이 있었다.

‘그러니까 노트를 경주에 놓고 온 건가?’

송재이는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휴가를 또 내기가 어려웠다. 경주 아파트의 열쇠는 하나가 자신한테 있고 하나는 설영준이 가지고 있었다. 그때 그녀는 무슨 생각이었는지 그 열쇠를 달라고 하지 않았다. 송재이는 휴대폰을 꺼내 설영준에게 메시지를 보내려고 했다. 몇 번을 썼다 지웠다 했지만, 이 메시지는 결국 보내지 못했다.

송재이는 잠깐 고민하다가 박윤찬과의 카톡 창을 열었다.

「박 변호사님, 제가 갖고 다니던 일정 노트를 경주집에 놓고 온 것 같아요. 내일 제 열쇠를 보내드릴 테니 저의 집으로 가서 찾아봐 주실 수 있습니까?」

30여 분 후, 박윤찬에게서 답장이 왔다.

「알겠어요. 열쇠를 보내주세요. 영준 씨가 아파서 방금 입원 절차를 진행하느라 답장이 늦었어요.」

뒤에 덧붙인 말은 무심코 하는 말 같아 보였다. 카톡을 보낸 후, 박윤찬은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는 입원서류를 들고 병실 앞으로 가서 문을 열었다.

...

지금 설영준은 환자복을 입고 침대에 기대서 생각에 잠긴 채 창밖을 보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본 박윤찬은 동정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고 웃긴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영준 씨, 오랜만에 병원 치레를 하네요. 왜 그러죠? 몸도 마음처럼 나약해진 거예요?”

설영준은 박윤찬의 말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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