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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화 누군가가 송재이를 좋아하다

설영준은 병이 완전히 완쾌된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퇴원을 고집했고, 의사 선생님은 그의 퇴원을 동의하지 않았었다.

오후, 박윤찬이 또 사무실로 그를 찾아왔다.

설영준은 창백한 안색으로 양복 차림을 한 채, 책상 앞에 앉아 진지하게 서류를 정리했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겠어요?”

박윤찬이 그에게 말을 건네자, 설영준은 손에 들고 있던 필을 멈칫하더니 차갑게 그를 바라봤다.

“그쪽이 뭘 안다고 그래요?”

“재이 씨는 갔어요?”

박윤찬이 이어서 물었다.

그 말에 설영준은 팔을 들고 있던 손을 잠시 멈추었다. 현재의 그는 송재이 이름만 들어도 짜증이 났다.

“여긴 왜 왔어요?”

설영준은 그녀의 일에 대해 더는 듣고 싶지 않아 얼른 화제를 돌렸다.

박윤찬이 그의 맞은편에 다리를 포개며 앉았다.

“원래는 공적인 일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왔어요. 근데 사무실에서 나오면서 때마침 어떤 여자랑 부딪혔거든요. 그 여자가 저한테 어떤 일들을 털어놓았는데, 설영준 씨가 흥미를 느낄만한 이야기 일 듯하네요. 어떤 일인지 듣고 싶지 않아요?”

현재 기분이 좋지 않은 설영준은 박윤찬의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답했다.

“저한테 말해주려거든 얼른 하고, 아니면 그냥 가세요. 저 아직 할 일이 많거든요.”

“송재이 씨 관련된 일입니다. 남도에서 누군가가 재이 씨를 좋아한다고 그러더라고요. 어때요? 듣고 싶지 않아요?”

그 말에 설영준은 천천히 고개를 들며 박윤찬을 쳐다봤다.

박윤찬은 그 모습을 이미 예상했다는 듯이 담담히 웃어 보였다.

“누군가가 재이 씨 같은 분을 좋아한다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죠. 하지만 재이 씨를 좋아한다는 그 사람, 아마 설영준 씨가 싫어하는 사람일 수도 있겠네요…”

박윤찬은 말을 마친 뒤 자신의 표현이 어딘가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사실 그 누가 송재이를 좋아한다고 해도, 설영준은 전부 다 싫다고 느껴질 것이니 말이다.

그는 점점 어두워지는 설영준의 모습을 보고 더는 뜸을 들이지 않기로 했다.

박윤찬은 조금 전 변호사 사무실 아래층에서 문예슬을 만났다고 직접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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