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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그녀를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박윤찬은 아까보다도 어두운 설영준의 표정을 보면서 오늘 문예슬을 부른 것에 대해 후회하는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그는 설영준이 화가 났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설영준을 화나게 만든 결정적인 물건이 벨트라는 것을 몰랐다. 박윤찬에게 벨트를 선물해준 여자가 없었기 때문에 그는 그 속에 들어있는 의미를 몰랐다.

설영준이 보는 앞에서 박윤찬은 벨트의 포장지를 뜯어서 자세히 살펴보았다. 박윤찬이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맞은 편에 앉은 남자는 갑자기 일어서더니 박윤찬의 손에서 벨트를 뺏어 들고는 말아서 다시 봉투 안에 넣었다.

“선물을 돌려보내고 윤찬 씨한테 어울리지 않는다고 얘기하세요.”

설영준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군더더기 없는 말을 뱉었다. 이에 어리둥절해진 박윤찬이 말했다.

“저한테 왜 안 어울린다고 그래요? 저는 이 벨트가 마음에 드는데요...”

“여자가 남자한테 벨트를 선물하는 건 남자를 자신에게 얽매이게 하겠다는 의미예요.”

설영준은 차가운 말투로 한마디 하고는 고개를 들어 박윤찬을 보면서 말을 이었다.

“윤찬 씨는 저 여자의 남자입니까? 이미 그렇게 된 거예요, 아니면 그럴 예정인 거예요?”

뒤에 따라온 두 마디의 물음은 박윤찬의 등골이 오싹하게 했다. 다행히 설영준은 그저 그를 한번 보기만 하고 시선을 옮겼다. 그의 손에는 아직 절반 남은 담배가 들려있었고 두어 번 빨더니 담배꽁초를 재떨이에 버렸다.

“돌려보내면서 무슨 뜻인지 물어봐요.”

이는 설영준이 묻고 싶은 말이었지만 박윤찬이 대신해 말을 전하라고 했다. 어떤 말들과 일들에 대해서 설영준은 체면을 차리고 있었다. 박윤찬의 대답이 나오기도 전에 설영준은 곁에 있던 정장 외투를 들고 사무실 밖으로 걸어 나갔다.

설영준은 빌딩 꼭대기의 옥상으로 갔다. 바람이 불어오자 그는 머리가 더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사무실 안에는 박윤찬 홀로 남아있었고 연초의 냄새가 아직 은은하게 풍겨왔다. 그는 깊게 고민하다가 휴대폰을 꺼내 들고 송재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재이 씨가 준 선물은 정말 고마워요. 아주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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