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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화 아무한테나 마음 주는 남자는 어울리지 않아!

설영준이 집에 도착했을 때 송재이는 이미 자고 있었다.

송재이는 자기가 잠을 못 잘 거로 생각했다. 설영준이 다른 여자와 함께 섹슈얼한 상태로 여자를 보면 참지 못할 거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불을 끄자, 그녀는 정신을 잃고 이내 잠에 빠졌다.

깊게 잠든 송재이를 본 설영준은 마음속의 화가 더욱 불타올랐다.

그녀를 깨우려고 걸어가는데 화장대 위에 놓인 가정용 의약 상자가 달빛에 비춰 보였다.

그는 눈살을 찌푸리고 다가가 옆에 버려진 연고를 집어 들었다. 연고에는 타박상이라는 단어가 크게 적혀있었다.

‘발을 삐었나?’

설영준이 송재이의 잠든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침대 옆에 쪼그리고 앉은 그가 이불을 들추자 웅크리고 있는 희고 보드라운 발이 보였다.

오른발에 붉은빛이 역력했다.

그리고 다른 한쪽보다 훨씬 선명하게 부어있었다. 그래도 결백한 피부는 유혹적이었다.

발가락은 조개처럼 약간의 곡선이 있었다.

하얗고, 핑크빛이 놀고 따듯했다.

전에는 그녀의 발이 이렇게 이쁜지 관심도 없었다.

지금에야 그는 고대에 왜 여자의 발을 쉽게 보여줄 수 없었는지 이해가 됐다. 여자의 발에는 치명적인 유혹력이 있었다.

그는 자신이 변태같이 느껴졌다. 달빛 아래에서 그녀의 발을 손에 품고 있으며 설레는 마음으로 주시하고 있으니 말이다.

숨을 깊이 들이마시니 명치끝에 모여있던 기운이 절반 이상 사라진 것 같았다.

그는 오늘 밤 그녀와 아래층에서 이야기를 나눈 남자가 방현수라는 것을 짐작하고 있었다.

아마 그녀가 발을 삐어서 방현수가 부축해서 위층으로 올라온 것 같았다.

그녀가 남자를 끌어들인 것이 아닐 것이다.

아니, 분명 아니었다.

저녁 내내 품고 있던 노여움은 그녀의 붉게 부어오른 발을 본 후에 정당한 분출구를 찾은 것 같았다. 화가 절반은 가라앉았다.

설영준이 다시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었다.

그가 몸을 일으켜 침실을 나갔다.

시간이 너무 늦어 그는 다른 방에서 샤워하고 싶었다.

거실을 지나다 그는 실수로 무릎을 탁자에 부딪혔다.

무언가가 떨어져 나가며 둔톡한 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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