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82화 밤낮으로 뜨겁고, 들러붙고 싶었다

비록 이름을 밝히며 대화를 나누지 않았지만 그녀는 설영준이 누구를 얘기하는지 알고 있었다.

하지현을 미워하는 송재이였지만 그녀는 그저 마음으로 미워할 뿐이었다.

그저 묵묵히 기도하며 언제 하느님께서 천둥으로 그에게 천벌으 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하지만 설영준은 그녀와 달랐다.

그는 행동파였다.

그는 하느님의 천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움직여 해결하고 있었다.

그가 자신의 부하들에게 일을 시킬 때 얼굴에는 잔인함이 떠올랐다. 비록 설영준이 직접 자신의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 송재이는 볼 수 있었다.

통화를 마친 설영준이 몸을 돌리자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송재이를 발견했다. 그녀는 다소 어리둥절하고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넋이 나간 그가 핸드폰을 내려놓고 막 다가서려고 한 순간, 송재이는 이미 돌아서서 먼저 침실로 돌아갔다.

쾅하는 문소리와 함께 방문이 닫혔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송재이는 지금 이 순간 설영준이 조금 두렵게 느껴졌다.

설영준도 송재이가 그를 피한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도 이유를 몰랐다.

‘생리도 지났을 텐데, 호르몬이랑은 상관없지 않나?’

잠깐은 그도 날이 서 있는 송재이를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하여 그는 거실에 혼자 앉아 소파 밑에서 그 책을 꺼내 들었다.

<오베라는 남자>

송재이가 보고 있는 소설을 공교롭게도 박윤찬도 보고 있었다.

그는 이게 우연이라고 믿지 않았다.

어떤 감정은 떠벌리려고 하지 않고 억누르다 보면 저절로 사라질 수도 있었지만, 반대로 밝혀지면 오히려 그 감정을 더 부추기는 경우도 있었다.

전에 그는 송재이와 도정원 사이에 무슨 썸이 있는 줄 알았었다. 나중에 오해였다는 사실에 비로소 한숨을 돌렸는데 지금 또 새로운 연적이 생겼다. 그리고 그 사람은 그와도 아주 가까운 사이였다.

설영준은 남자가 꼬이는 여자를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송재이는 자주 그런 생각이 들게 했다.

떠보고 싶은 말들은 그의 목수멍에 수없이 막혀있었다.

말을 꺼내면 그녀가 슬퍼하고, 마음 상하고 엉뚱한 생각을 할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