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이는 아직 설영준에게 선물을 준 적이 없었다. 어젯밤 그가 직접 얘기했으니 선물을 주기로 마음먹은 그녀였다.‘뭘 선물하면 좋아할까?’마침 서유리가 송재이에게 쇼핑하러 가자고 했다.서유리는 박윤찬에게 줄 생일 선물을 고르고 싶어 했다.송재이도 이미 그녀 대신 선물을 전해주겠다고 약속했었다.“아직 여자 친구도 아닌데 이렇게 자상해요?”송재이는 놀리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아, 정말! 아직 걸음마도 못 뗐어요! 얼른 가서 선물 고르는 거 도와줘요.”서유리가 송재이를 이끌고 근처 대우 백화점으로 향했다.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누며 쇼핑을 이어갔다.서유리는 연애에 있어서 신생아였다. 그녀의 지략가는 하필이면 그녀와 별 차이 없는 송재이였다.송재이한테 의견을 구하는 건 맹인에게 길을 묻는 것과 다름없었다.하지만 송재이는 최선을 다해 서유리와 함께 분석했다.“지금까지 보면 유리 씨는 아직 박 변호사님을 짝사랑하는 단계예요. 선물은 너무 직접적이면 안 될 것 같고 평소에도 쓸 수 있으면서 너무 친밀해 보이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서유리가 고개를 돌리자, 맞은편에 있는 시계 매장이 눈에 띄었다.보아하니 그녀는 목표를 정한 듯했다.송재이는 여전히 설영준에게 무슨 선물을 줄지 고민하고 있었다.송재이도 평소 설영준이 시계를 차는 습관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가 착용하는 시계는 억 단위여서 선물하고 싶어도 그럴 능력이 안 됐다.서유리가 매장 직원과 대화를 나눌 때 송재이는 한편에 서서 두리번거리고 있었다.그녀의 시선이 갑자기 옆집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벨트를 파는 CN 프리미엄 전문점이 있었다.예전 어머니한테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여자가 남자한테 벨트를 사준다는 건 상대방을 묶어두겠다는 뜻이라고 했다.송재이의 어머니는 나중에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거든 벨트를 선물하라고 하셨었다.하지만 그녀의 기억 속에 엄마는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벨트를 선물한 적이 없었다.전에는 신경을 안 썼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남자가 엄마의 진정한 사랑
송재이는 절뚝거리며 걸었다.방현수는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며 마음속으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친절함이 치밀어 올랐다.그가 본 그녀는 항상 한 치의 빈틈도 없이 완벽한 모습이었다.이렇게 유치하고 앳되고 사랑스러운 모습은 처음으로 보는 것이었다.오늘 방현수가 친구의 부탁을 수락한 가장 큰 원인이 이 아파트에 송재이가 살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운을 시험해 보고 싶었다.하늘은 정말 그의 바람을 들어주어 예상치 못하게 만나게 되었다.“가시죠, 제가 부축해 드리겠습니다.”방현수가 말했다.송재이는 거절하고 싶었지만, 방현수의 당당한 눈빛은 정말 평범한 친구의 관심에서 비롯된 것 같았다.절룩거리며 아픔을 느끼는 상태에서 다시 거절한다면 억지를 부리는 것처럼 보일 것 같았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집 창문을 보았다.11층이었는데 불이 안 켜진 걸 보니 설영준은 아직 안 돌아온 것 같았다.“그럼 부탁 좀 할게요.”송재이가 답했다.방현수가 웃으며 송재이를 부축해 천천히 건물 입구로 향했다.송재이는 멀지 않은 곳에 차 한 대가 계속 서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그들의 뒷모습이 사라지자 라이트가 켜졌다. 차 안에 있던 사람은 담배꽁초를 창문 밖으로 버리고 차를 돌렸다.설영준은 송재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랐다. 그가 본 모습은 송재이와 방현수가 아래층에 서서 얘기를 나누다가 방현수가 그녀를 부축하는 모습이었고, 송재이가 고개를 들고 있는 모습이었다.밤바람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흩날렸다.그녀가 손을 뻗어 머리를 귀 뒤로 찔러 넣었는데, 그 모습이 매우 매력적이었다.다른 남자 앞에서 그녀는 유혹적이었다.설영준은 그 순간 방현수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몰랐고 알고 싶지도 않았다.방금 어떤 사람이 저녁 먹자고 불렀지만 그는 거절했다.하지만 지금은 또다시 마음이 바뀌었다.엘리베이터까지 부축된 그녀는 몸을 돌려 말했다.“오늘 고마워요, 현수 씨.”그녀는 엘리베이터까지 그의 도움을 받겠다는 뜻으로 한 말이었다.방현수는 그저 웃어 보였다.그는 이 여자
송재이는 그녀가 산 벨트를 빨리 착용한 설영준의 모습이 보고 싶었다.하지만 오늘 밤, 그는 줄곧 돌아오지 않았다.샤워하고 나온 송재이가 머리도 말리고 화장품도 바르고 침대 옆에 앉아서 지루하게 있었다.옆으로 누운 그녀가 설영준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녀는 남자의 일거수일투족을 조사하는 여자가 아니어서 지금까지 한 번도 먼저 연락한 적이 없었다. 이번이 처음이었다.핸드폰이 두 번 울리고 상대편에서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상대편에서는 달콤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보세요? 누구세요?”송재이가 어안이 벙벙해진 채 다시 핸드폰 번호를 확인했다. 그녀는 자신이 잘못 건 것이 아님을 확신했다.송재이는 설영준에게 연락한 것이었지만 받은 사람은 여자였다.‘내가 좋은 시간을 방해한 건가?’“여보세요. 설영준 핸드폰 아닌가요?”“아, 설 대표님이요...?”여자가 간드러진 목소리로 물었다.같은 여자가 들어도 온몸이 찌릿해 났다.“대표님께서 취해서 오늘 밤은 못 돌아갈 것 같아요. 아니면, 지금 데리러 와도 돼요.”여자가 말했다.송재이가 입술을 짓씹었다. 그녀는 상대방의 말투에 약간의 자랑과 도발이 섞여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그녀는 상대방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 듯 담담하게 답했다.“취했으면 푹 재우세요. 그럼 부탁할게요. 내일 다시 얘기해요.”그녀는 상대방의 도발에 넘어갈 생각이 없었다.말을 마친 그녀가 바로 전화를 끊었다.그녀는 설영준과 같은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술을 권하는 사람이 있고, 설영준이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취한다는 것을 전혀 믿지 않았다.정말 취했다고 해도 송재이는 누군가가 그가 취했을 때를 틈타 핸드폰을 건드리는 것을 받아준다는 사실을 믿지 않았다. 앞으로 생황을 더 이어 나갈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었다.유일한 가능성은 그가 맨정신인 상태에 누군가에게 지시하여 전화를 받게 했다는 것이었다.송재이는 그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되지 않았다.하지만 그의 전화를 다른 여자가 받았으니 지금 그의 곁에
설영준이 집에 도착했을 때 송재이는 이미 자고 있었다.송재이는 자기가 잠을 못 잘 거로 생각했다. 설영준이 다른 여자와 함께 섹슈얼한 상태로 여자를 보면 참지 못할 거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불을 끄자, 그녀는 정신을 잃고 이내 잠에 빠졌다.깊게 잠든 송재이를 본 설영준은 마음속의 화가 더욱 불타올랐다.그녀를 깨우려고 걸어가는데 화장대 위에 놓인 가정용 의약 상자가 달빛에 비춰 보였다.그는 눈살을 찌푸리고 다가가 옆에 버려진 연고를 집어 들었다. 연고에는 타박상이라는 단어가 크게 적혀있었다.‘발을 삐었나?’설영준이 송재이의 잠든 옆모습을 바라보았다.침대 옆에 쪼그리고 앉은 그가 이불을 들추자 웅크리고 있는 희고 보드라운 발이 보였다.오른발에 붉은빛이 역력했다.그리고 다른 한쪽보다 훨씬 선명하게 부어있었다. 그래도 결백한 피부는 유혹적이었다.발가락은 조개처럼 약간의 곡선이 있었다.하얗고, 핑크빛이 놀고 따듯했다.전에는 그녀의 발이 이렇게 이쁜지 관심도 없었다.지금에야 그는 고대에 왜 여자의 발을 쉽게 보여줄 수 없었는지 이해가 됐다. 여자의 발에는 치명적인 유혹력이 있었다.그는 자신이 변태같이 느껴졌다. 달빛 아래에서 그녀의 발을 손에 품고 있으며 설레는 마음으로 주시하고 있으니 말이다.숨을 깊이 들이마시니 명치끝에 모여있던 기운이 절반 이상 사라진 것 같았다.그는 오늘 밤 그녀와 아래층에서 이야기를 나눈 남자가 방현수라는 것을 짐작하고 있었다.아마 그녀가 발을 삐어서 방현수가 부축해서 위층으로 올라온 것 같았다.그녀가 남자를 끌어들인 것이 아닐 것이다.아니, 분명 아니었다.저녁 내내 품고 있던 노여움은 그녀의 붉게 부어오른 발을 본 후에 정당한 분출구를 찾은 것 같았다. 화가 절반은 가라앉았다.설영준이 다시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었다.그가 몸을 일으켜 침실을 나갔다.시간이 너무 늦어 그는 다른 방에서 샤워하고 싶었다.거실을 지나다 그는 실수로 무릎을 탁자에 부딪혔다.무언가가 떨어져 나가며 둔톡한 소리를 냈다.
오월 첫날, 송재이의 음악회 공연이 있었다.그녀는 사전에 설영준에게 말하지 않았다. 송재이는 그날 설영준이 뜻밖에도 무대 아래에 앉아 있을 줄은 몰랐다.설영준이 투자자 중 한 사람이라는 사실은 그도 송재이에게 말한 적이 없었다.그의 옆에 앉아 있는 사람은 송 대표였다.송 대표는 설영준과 송재이의 사이를 너무 잘 알고 있기에 말도 잘 가려서 했다.음악회 날, 송재이는 우아한 연한 색 드레스를 입고 높지 않은 굽의 구두를 신고 화장도 연하게 했다.그녀는 처음으로 수석으로 음악회에 섰는데, 모든 과정은 침착하고 여유로웠다.설영준과 송 대표가 앉은 자리는 두 번째 줄 가운데였다. 무대가 잘 보이는 위치였다.“앞으로 재이 씨가 형수님이 되는 건가요?”송 대표가 농담 반, 진담 반 떠보면서 물었다.“그럴 수도.”설영준이 송재이를 바라보며 답했다.송재이는 처음으로 수석 피아니스트로 음악회에 참가했지만, 상당히 훌륭하게 공연을 이어 나갔다.지금 그녀는 단정하고 우아하며 분위기 있는 보습으로 옆 모습조차 온화하고 예뻤다.온 세상에서 설영준만이 그녀가 어젯밤 그의 아래에서 떨면서 욕망을 표출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은밀한 생각이 그를 즐거움과 흥분에 떨게 했다.“설 대표님, 정말 재이 씨랑 결혼하려고요?”송 대표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설영준은 괜히 어깨를 으쓱였다.그녀가 아니면 안 될 것 같기도 했고 없어도 상관없을 것 같기도 한 태도였다.아무튼 그의 진심은 알 수 없었다.“모르죠. 재이가 하는 거 봐서요.”설영준이 또 답했다.시간은 하루하루 흘러갔지만, 설영준은 아직도 송재이에게서 선물을 받지 못했다.오히려 그는 박윤찬의 책상 위에서 개봉되지 않은 시계를 보았다.당시 설영준은 박윤찬과 할 얘기가 있어 예율 법률 사무소를 찾았다. 갔을 때 박윤찬은 사무실에 없어 먼저 앉아서 기다리라고 했다.설영준은 책상 맞은편에 앉아 핸드폰을 꺼내려고 할 때, 책상 위 서류 뭉치 옆에 익숙하고도 예쁜 선물 상자가 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설영준이 간 후, 박윤찬은 혼자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그는 먼저 최근에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사건의 파일을 보고 나서 다시 책상 위에 있는 시계 박스에 시선을 돌렸다.그는 조금 전 했던 말들이 설영준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시계를 봤을 때 설영준의 반응은 아무리 숨기려고 해도 이상함이 느낄 수 있었다.누가 봐도 질투였다.누가 그의 질투를 불러일으켰는지는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이 시계는 이틀 전, 즉 그의 생일 전날 봄 송재이가 운전하며 그의 법률 사무소를 지날 때 건네준 것이었다. 송재이는 서유리가 보낸 선물이라고 했다.“유리 씨가 윤찬 씨에게 주는 생일 선물이에요. 유리 씨가 직접 전하기 쑥스럽다고 해서 제가 대신 전해드립니다. 유리 씨는 윤찬 씨 좋아하는 것 같아요. 윤찬 씨도 마음 있으시면 데이트 신청하고 싫으면 너무 깊게 빠지지 않도록 가능한 한 빨리 대답해 주세요.”그날, 송재이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행동하려고 했지만 감정적인 일에 낀 적이 없어서 여전히 조금 어색한 모습이었다.시계를 건네받은 박윤찬은 상당히 난처한 표정이었다. 그는 단 한 번도 서유리가 그에게 이성적인 마음을 품을 줄 몰랐다.박윤찬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알겠습니다. 제가 직접 얘기할게요.”‘윤찬 씨의 반응을 보니, 유리 씨를 거절한 건가?’“윤찬 씨... 더 생각해 보지 않아도 괜찮겠어요? 두 분 모두 싱글이시잖아요.”송재이가 서유리 대신 아쉬움을 표했다.박윤찬이 허탈하게 웃었다.박윤찬은 웃을 때 예뻤다. 웃지 않는다면 올곧고 매서운 분위기가 풍겼지만, 웃을 때는 봄바람이 부는 듯 따듯한 모습이었다.“둘 다 싱글이라고 해서 꼭 연애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박윤찬은 침착하게 대답했다.송재이의 말문이 막혔다.하지만 연애도 어디까지 개인의 자유였다. 그녀가 고개르 끄덕였다.“알겠어요. 유리 씨도 남자에게 먼저 대시하는 건 처음이니 조금 더 온화하게 거절해주세요.”송재이는 에둘러 서유리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말라고 표현
저녁, 송재이는 집에 돌아온 후 옷장 맨 아래에서 자신이 설영준에게 주려고 산 벨트를 꺼냈다.그날 다른 여자가 전화를 받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벌써 벨트를 선물했을 것이었다.생각하고 있는데 문밖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그녀는 설영준에게 스페어 키를 주었기에 그는 언제나 그녀의 집에 드나들 수 있었다.설영준이 현관에서 신발을 바꿔 신었다.문을 들어서자 송재이가 뒷짐을 진채 거실에 올곧이 나무처럼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그는 그저 한 번 보고 외투를 벗으며 침실로 들어갔다.송재이의 아파트는 크지 않았지만, 방마다 욕실이 있었기에 샤워하러 갔을 것이다.하지만 그녀를 무시하는 듯한 행동은 그녀를 화나게 했다.송재이가 몸을 돌려 따라 들어갔다.“나 못 봤어? 밥 먹었어? 나한테 할 말 없어?”송재이가 연거푸 세 가지 질문을 했다. 하지만 그녀의 말투는 점점 더 약해졌다.설영준은 누가 봐도 멋있는 모습으로 거칠게 넥타이를 풀고 눈을 치켜든 채 그녀를 보았다.눈빛 하나만으로 송재이가 찔리게 했다.그녀는 자신이 무엇 때문에 찔리는지 몰랐다. 다른 여자와 함께 썸을 탄 사람은 설영준이었는데 말이다.그녀가 설영준 앞으로 다가갔다.“기회 줄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으면 지금 당장 물어봐. 묻지 않겠다면 앞으로도 쭉 물어보지 마.”말을 마친 그녀가 그의 반응을 살폈다.설영준은 손에 넥타이를 쥔 채 고개를 기울이며 말 한마디 없이 싸늘한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송재이는 그의 시선에 당황하며 눈을 희번덕거렸다. 그러고 몸을 돌려 말했다.“됐어. 그럼 한평생...”“한평생 뭐?”설영준이 갑자기 넥타이로 그녀를 감쌌다.그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무심결에 야한 모습을 연출했다.송재이는 설영준에게 등을 돌린 채로 서 있었고 넥타이는 공교롭게도 그녀의 풍만한 가슴 아래를 조이고 있었다.고개를 숙인 그녀에게 더 커진 듯한 가슴이 보였다.송재이가 갑자기 얼굴을 붉히며 발버둥 쳤다.“뭐 하는 짓이야. 얼른 놔!”설영준은 그녀의 말을 듣기는커녕
설영준은 원래 그저 송재이를 좀 놀리려고 한 것뿐이었다.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몇 마디에 그녀는 오히려 그를 화나게 했다.설영준은 그녀를 놔주기는커녕 넥타이로 매듭을 지어 그녀를 완전히 속박했다.송재이가 발버둥 칠수록 그 매듭은 더욱 조여들었다.설영준은 송재이를 마치 병아리 들듯 들었다.그녀의 얼굴은 베개 쪽으로 향했고 그는 뒤에서 단추를 풀었다.송재이의 등에는 아주 매혹적인 작은 점 하나가 있었다. 특히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그녀는 마치 물고기처럼 몸을 뒤틀고 있어 그의 몸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침대에 오른 후 그녀는 줄곧 욕을 하며 설영준에게 협조하지 않으려 했다.송재이는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이런 대접을 받은 적이 없었다.격렬한 저항으로 인해 유난히 하얀 팔뚝 피부에 넥타이로 인한 붉은 자국이 생겼다.시각적으로 보면 더욱 마음이 동하는 그런 모습이었다.설영준은 뒤에서 그녀의 머리를 돌려 입을 막았다.송재이는 드디어 욕을 할 수도 없는 처지가 됐고 방 안에는 격렬한 움직임 소리와 물소리만이 들려왔다.행위가 끝난 후 숨이 가빠진 송재이는 그대로 침대에 푹 쓰러졌다.그녀의 몸 위에서 몸을 일으킨 설영준이 넥타이를 풀어 주었다.송쟁이는 지금 온몸에 나시 하나만 입고 있었다.그녀는 난감한 모습으로 나시 끈을 위로 당기며 처음으로 그를 피하려고 했다.송재이는 피하면서 화를 냈다.“이런 악취미가 있을 줄은 몰랐어! 정말 변태야!”설영준도 이제 막 숨을 고르고 있었다.송재이가 발로 그를 걷어차려고 했지만 설영준이 더 빠른 속도로 그녀의 발목을 움켜잡았다.이제야 속박을 벗어났는데 송재이는 다시 한번 설영준에 의해 움직임을 이어 나갈 수 없게 되었다.“놔!”그녀는 발버둥을 치며 그의 손에서 발을 빼려고 했다.그러나 설영준은 오히려 기뻐하는 것 같았다.초라한 모습으로 화를 내는 송재이의 모습은 오히려 설영준의 욕망을 자극했다.심지어 설영준은 환하게 웃으며 그녀의 다른 발목까지 잡았다.그는 두 손에 힘을 주어 송재이를 가까이 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