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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화 재이 씨 같은 기준으로 찾아

문예슬이 매번 그를 바라볼 때의 그 눈빛은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쳤다.

설영준은 우쭐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여자의 마음에 들었다는 생각에 재수 없이 느껴져 밖으로 말하기가 부끄러웠다.

그는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정리하더니 무표정한 얼굴로 답했다.

“제가 어떻게 압니까?”

그러고는 사무실을 나섰다.

설영준은 운전하여 바로 박윤찬의 집으로 향했다.

이전에 박윤찬의 어머니인 성수연이 돌아왔는데 몸이 안 좋아서 한의사를 보러 갔다고 했다.

마침, 설영준이 잘 아는 한의사가 있어 이번에 소개해 주려 했다.

가는 길에 설영준은 송재이에게 카톡을 보내 저녁에 일이 있어 밥 먹고 들어간다고 했다.

하루 종일 인터넷이 떠들썩했는데 송재이도 집에서 하루 종일 뉴스 동향을 주시하고 있어 피곤했다.

그의 메시지를 받았을 때 그녀는 부엌에 있었는데 생각에 잠겨 있다가 물이 끓어오르는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는 알겠다고 답장하고 핸드폰을 내려놓은 채 국수를 삶았다.

차 안에 앉아 그녀의 답장을 확인한 설영준은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안 돌아간다는데 별다른 영향이 없나 보네? 더 묻지 않는 거 보니 정말 철이 든 여자인가 보네.’

하지만 그와 함께 한 3년 동안 그녀는 줄곧 그랬던 것 같았다.

그때 그녀의 침착하고 철든 모습이 그의 눈에는 장점으로 보였는데, 지금은 오히려 트집을 잡기 시작했다.

설영준이 핸드폰을 내려놓고 창밖으로 얼굴을 기울였다. 그의 표정은 더없이 어두웠다.

그러나 박윤찬의 집에 도착하여 성수연을 보자 그는 평소의 침착함과 매너를 되찾았다.

부엌에 있는 아주머니가 밥을 다 차려놓았다.

밥 먹을 때, 처음에는 즐거웠는데 성수연이 테이블에 놓인 새우볶음을 보고는 가볍게 혀를 차며 아주머니를 불러왔다.

“최근에 해산물 요리는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나요? 재이 씨 어머니가 먹었던 두통을 치료하는 한약을 먹고 있는데 의사가 식단 관리를 잘하라고 했단 말이에요. 앞으로는 하지 마세요.”

아주머니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어찌 성수연이 당부한 말을 잊었겠는가.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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