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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화 커밍아웃하지도 않은 양성애자

송재이와 설영준은 거의 비슷한 시간에 유은정이 보낸 이 해명 글을 보았다.

설영준은 사무실에 앉아 한 구절 한 구절 읽어 내려갔다.

하지현...

유은정의 약혼자...

공식 석상에서 설영준은 그를 몇 번 만난 적이 있었다. 그는 인터넷 회사의 임원이었다.

잘생겼지만 집안 출신은 별로였고 유은정과는 고등학교 때부터 연애를 했던 사이였다. 그가 유은정의 약혼자라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유중건은 하나뿐인 외동딸을 아주 아꼈다. 그래서 처음엔 강하게 반대했지만 유은정이 너무 좋아하는 걸 보고 결국 허락했다.

그는 하지현에게서 돈을 바라지 않았다. 그저 유은정을 사랑하는 마음이면 족했다.

설영준은 얼마 전에 두 사람이 약혼했다는 사실도 전해 들었었다.

그는 원래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하지원이 양성애인 데다가 커밍아웃하지 않은 상태일 줄은 몰랐다.

이 사건은 유은정 자신에게도 큰 스캔들이었다.

하지현때문에 자신이 ‘AIDS’에 감염되지 않았을까 하는 지옥 같은 심리적 고통을 겪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이 모든 것을 공개할 용기가 없었을 것이었다.

인터넷에 떠도는 자기에 대한 추측, 송재이에 대한 추측은 유은정을 화나게 했다.

진짜로 잘못한 사람들은 사람들 속에 숨어 있는데 피해자들이 오히려 악플을 받을까?

이건 너무 불공평했다. 유은정이 올린 장문은 어떤 것도 덧붙이지 않았고 모두 사실이었다.

다시 떠올려도 그녀는 무슨 일이라도 일어났을까봐 두려웠다.

만약 제때 발견하지 않았더라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동성을 좋아하는 건 문제가 될 것 없었다. 그 사실을 숨기고 상대를 속인 것이 잘못된 것이었다.

처음에 하지현과 헤어지자고 했을 때, 죽어도 동의하지 않았던 원인을 그녀는 인제야 알게 되었다. 그녀는 순진하게 하지현이 아쉬워서, 그녀와 헤어지기 싫어서 그런 줄 알았다.

일이 터지고 난 후에야 유은정은 하지현이 그녀를 아까워하는 게 아니라 유중건 사위라는 타이틀을 아까워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제야 유은정은 유중건이 지민건에게 자금을 빼앗겼을 때, 하지현이 그녀에 대한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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