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68화 기회를 줘도 못 써먹네

서유리가 화장실에서 걸어 나왔다.

창가 쪽에 앉은 박윤찬을 본 순간 그녀는 눈도 깜빡이지 않고 심장이 콩닥콩닥 뛰기 시작했다.

서유리는 웃음을 참으며 그들을 향해 스스럼없이 걸어갔다.

세 사람은 소불고기, 녹두전, 갈치 조림, 보르쉬 이렇게 네 가지 음식을 주문하고 마무리로 잡곡밥 3인분을 시켰다.

다들 이 식당에서 음식을 맛있게 한다는데 송재이는 늘 설영준이 한 것보다 별로였다.

그녀는 음식을 두 점 집고 국을 반 그릇 마셨는데 저도 몰래 설영준의 요리가 그리워졌다...

서유리는 식사 내내 긴장감에 떨었고 이따금 맞은편에 앉은 박윤찬을 힐끔거렸다.

그녀는 박윤찬을 처음 만났던 때가 떠올랐다.

병원 문 앞에서 그의 등판에 한 줄기 빛이 감돌았고 눈부신 햇살처럼 한눈에 쏙 들어왔다.

너무 잘생기고 정직하며 제스처마다 진중함과 듬직한 분위기가 차 넘쳤다.

이번에 하도 송재이 덕분에 다시 만났을 뿐 아마 평생 박윤찬에게 먼저 데이트 신청을 못 했을 것이다.

송재이는 서유리의 속셈을 알아채고는 존재감을 낮추고 묵묵히 밥만 먹으며 두 사람에게 시간을 내드렸다.

하지만 서유리는 너무 숙맥인지라 좋아하는 남자 앞에서 고개를 푹 숙인 채 밥만 먹고 있었다.

이에 송재이는 몹시 안달이 났다.

그는 몰래 서유리의 발을 밟으며 곁눈질했다.

서유리도 지금이 천재일우의 기회라는 걸 알고 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식사를 다 마치고 나서야 끝내 용기 내어 말했다.

“윤찬 씨... 우리 함께 사진 찍을까요?”

박윤찬은 이제 막 식사를 마치고 시선을 올렸다.

“그게 그러니까! 윤찬 씨랑 저랑 재이 씨 이렇게 셋이서 사진 찍자고요!”

거의 다 왔는데 서유리가 또다시 삐걱거렸다.

그녀는 박윤찬과 단둘이 사진 찍자는 말이 도통 입 밖에 나오지 않았다.

하여 어쩔 수 없이 송재이를 끌어들이며 분위기를 완화했다.

“좋아요.”

박윤찬은 스스럼없이 웃으며 답했다.

서유리는 한숨을 돌리고 잔뜩 신나서 휴대폰을 부랴부랴 꺼냈다.

그녀는 송재이에게 곁눈질했다.

송재이는 속절없는 표정만 지어 보였다.

‘유리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