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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화 침대 시트를 더럽혔어

송재이는 비몽사몽 한 채 두 눈을 비볐다.

설영준은 그녀를 보지 않고 곧게 밖으로 나가 전화를 받았다.

밖에서 들리는 기척으로 보아 업무상의 일인 듯싶었다. 그의 말투가 매우 엄숙했으니까.

송재이는 뒤늦게 고개를 갸웃거리고 탁자 위에 놓인 생강차를 발견했다.

그녀는 미간을 구기다가 설영준이 나간 방향을 다시 응시했다.

‘그러니까 방금 생강차 우리려고 나간 거야?’

이런 일은 설영준에게 거의 처음 있는 일이다.

송재이는 입을 삐죽거렸지만 마음이 은근 따뜻해졌다.

설영준의 이토록 자상하고 다정한 행동은 그녀에게 꽤 큰 시너지 효과를 준다.

그녀는 애초에 이 남자에게 어떠한 기대도 안 품었다.

0부터 시작하는 단계라 그의 모든 섬세한 행동이 그녀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었다.

한겨울의 따스한 햇살을 누가 마다할까?

송재이는 왜 항상 설영준 앞에만 서면 마음의 경계가 와르르 무너져내리는 건지?

처음엔 그저 이 남자와 함께 눈앞에 닥친 하루하루를 살아갈 생각이었지만 이젠 저도 몰래 그와 함께하는 미래가 그려지고 있다!

이런 식으로 돌아가면 대체 언제 끝나는 거지?

송재이는 생강차를 손에 들고 멍하니 넋을 놓아 버렸다.

통화를 마치고 돌아온 설영준은 생각에 잠긴 그녀를 발견했다.

그는 침대 옆에 앉아서 송재이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왜 안 마셔?”

송재이는 정신을 가다듬고 고개를 들어 생강차를 마셨다.

설영준은 뭔가 생각난 듯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넌 왜 이렇게 탈이 많아?”

송재이는 차를 다 마시고 입을 닦으며 무고한 표정을 지었다.

“뭐?”

설영준은 더 말하지 않고 손을 흔들더니 생강차를 건네받고 자리를 떠났다.

본인이 키우는 못난 여자아이니까 꾸짖기도 귀찮다는 식이었다.

송재이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제 막 그에게 잔잔한 감동을 받았는데 순식간에 기분이 확 잡쳤다.

그녀는 괜히 의미심장한 척하며 말을 하다 마는 사람이 제일 싫었다. 그녀에게 끝까지 다 말하는 건 본인 지능만 떨어트리는 격이라고 비꼬는 것 같았다.

...

그날 밤 송재이의 생리량이 어마어마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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