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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화 망할 자식이 내 인생을 망쳤어

유은정은 전날 과음하여 건강검진을 받지 못하고 하루가 지나서야 송재이를 따라 병원에 갔다.

문예슬은 송재이에게 전화해 갑자기 일이 생겨서 못 갈 것 같다고 했다.

송재이도 더 깊게 생각하지 않고 벤치에 앉아 유은정에게 말했다.

유은정은 안색이 살짝 일그러지더니 한참 후에야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걔 지금 내가 싫어서 그래. 내가 병 옮길까 봐 두려운 거야...”

송재이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얼른 그녀를 위로했다.

“아니야. 예슬이는 그런 사람 아니잖아.”

친구의 도움이 가장 필요할 때 문예슬이 몸을 사릴 리가 있을까?

송재이가 알고 있는 문예슬은 비록 돈 많은 재벌 2세이지만 다른 흔한 재벌가 따님들처럼 교태를 부리고 오만한 게 아니라 온화하고 털털한 사람이다.

본인이 좋아하는 남자가 절친과 함께한 걸 알았을 때도 화낸 건 맞지만 얼굴까지 붉히진 않았다.

두 사람은 그저 며칠 동안 어색하게 지내다가 지금은 여전히 좋은 친구 사이로 지낸다.

바로 이 일 때문에 송재이는 문예슬을 다시 보게 됐다. 그녀가 참 너그러운 사람인 것 같았다.

하지만 유은정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은 그녀가 제일 나약하고 예민한 시기이다.

문예슬이 진짜 병이 전염될까 봐 꺼린다 해도 유은정은 원망하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실망스러운 마음을 추스를 뿐이다.

채혈은 금방 끝났고 의사가 말하길 사흘 뒤에 결과를 조회하러 오라고 했다.

유은정은 줄곧 넋이 나간 상태였고 의기소침해져서 말수도 훨씬 줄어들었다.

송재이는 그녀에게 아래층 식당에 가서 뭐라도 먹지 않겠냐고 물었다.

이에 유은정은 입맛이 없다고 했다. 보다시피 그녀는 요 며칠 밥을 제대로 먹지 못했다.

“만약 진짜 감염됐다고 결과가 나오면 무조건 하지현 그 새끼 고소할 거야. 망할 자식이 내 인생을 망쳤어!”

유은정은 지금 그를 언급하기만 해도 치가 떨리고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싶은 심정이다!

송재이는 그런 그녀가 너무 이해됐다.

유은정은 끝내 송재이의 고집에 못 이겨 병원 식당으로 끌려갔다.

송재이는 그녀를 창가 쪽에 앉힌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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