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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화 요조숙녀, 남자의 로망

송재이가 유은정을 위로할 때 누군가가 그녀들을 힐끗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줄곧 눈치채지 못했다.

결국 방현수가 자리에서 일어나 송재이 쪽으로 걸어왔다.

“송재이 씨...”

송재이는 고개를 들어 눈앞에 나타난 키 크고 비쩍 마른 남자를 바라보더니 잠시 멍해졌다.

“누구세요?”

방현수는 가볍게 웃었다.

‘역시 날 잊었네.’

다만 그는 예의 바르게 손을 내밀었다.

“안녕하세요, 방현수에요. 몇 달 전 연지수 씨가 주최한 축하 파티에서 우리 함께 춤췄었죠.”

방현수?

그녀는 이 이름이 매우 익숙했다.

곧이어 송재이는 그의 이름을 들어본 기억이 났다.

그러니까 그때 주현아가 그녀를 속여서 호텔로 데려간 후 찾아준 남자가 바로 이 사람이라고?

“저 생각났어요.”

송재이도 가볍게 웃었다.

“오랜만이에요 방현수 씨.”

못 본 사이로 송재이가 또 더 예뻐진 것 같았다.

바 안의 불빛은 흐릿하고 어두웠다.

주위의 음악도 귀가 먹먹해질 지경이었다.

이토록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그녀는 여전히 홀로 피어난 꽃처럼 눈부시고 아름다웠다.

그날 방현수는 송재이와 호텔에서 함께할 기회를 설영준에게 양보했다.

후회는 없지만 아쉬움은 조금 남아 있었다.

그녀는 왜 하필 설영준의 여자일까?

올해 27살인 방현수는 학교 다닐 때부터 대시하는 여자가 많았고 연애할 때도 대부분 상대가 그를 더 많이 좋아했었다.

한편 그가 항상 먼저 이별 통보를 내리는 쪽이었다.

그러다 보니 멀리 바라볼 뿐 갖지 못하는 느낌이 무엇인지 겪어본 적이 없다.

그는 같은 테이블 친구에게 얘기했다.

곧이어 송재이네 테이블에 찾아와 그녀와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유은정은 한참 울고 나니 눈물이 거의 메말랐고 송재이가 친구를 마주치자 서서히 마음을 추슬렀다. 다만 그녀는 밤새 동안 그다지 말이 없었다.

문예슬은 방현수의 옆에 앉았다.

그들의 대화를 들어보니 방현수가 테크놀로지 회사의 재무팀이란 걸 알게 됐다.

사실 일반인들 가운데 그의 직급은 너무 낮은 축이 아니었다.

방현수는 꽤 잘생겼다. 물론 설영준과 비하면 훨씬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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