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다.도씨 가문은 독을 이용하는 데 능하며 그 기술은 무척이나 강하여 현대 의료 수준으로도 알아내기 어려울 정도이다.이 방면에 관해서는 반드시 동문의 독술 의사를 찾아야 한다.의사를 기다리는 중에 도씨 가문 가주는 직접 앞으로 나서서 한 번 훑어보고 나더니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강유리를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육시준은 침대 위에 누워있는 고한빈을 한 번 보고는 발을 들어 잇달아 떠났다.두 걸음 정도 내디디더니 갑자기 멈춰서고는 고개를 돌려 홍석천을 바라보았다.“같이 가요.”홍석천은 저도 모르게 자기를 강유리와 같은 편으로 그려 넣었다.그러나 지금은 이 곳에 남아 상황을 살피니 고한빈의 상태가 어떠한지 보고 싶었지만, 순간 생각이 바뀌면서 가만히 보고 있어도 달려질 것이 없으니 차라리 강유리를 도와 한 마디라도 더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을 내렸다.하여 그는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육시준의 뒤를 따라 떠났다.한편, 서재 안에서.두 사람은 들어서자마자 화를 참고 있는 가주의 목소리가 들렸다.“너 도대체 뭐 하는 거야? 네가 조사하고 있는 일은 고한빈과 무관하다고 내가 몇 번이나 말했어? 무관하다고! 근데 왜 그렇게 고집 부리며 적대시 하는 거야?”가주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이에 강유리는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사부님도 제가 고한빈을 일부러 겨냥한다고 생각하시는 거예요?”도씨 가문 가주는 협박하는 빛이 가득한 도주원의 눈길을 마주하고 나서 결국 화를 삼켜내고 의자에 털썩 앉아 언성을 살짝 낮추고 말했다.“그럼, 왜 암기를 사용했는지 설명해 봐. 그것도 독이 묻은 은침으로 말이다.”그는 조금 전 강유리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을 보고 그리 독하게 굴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했다.그러나 자세히 보니 그 은침 끝에는 정말로 독이 묻어 있었다.홍석천은 이제 막 서재로 발을 들여놓고 한쪽에 서 있었는데, 그 말을 듣고 나서 순간 안색이 확 변했다.‘정말로 독이
홍석천을 그곳에 남겨두었다면 분명 동료와 선배에게 따돌림을 당했을 것이다.그럼, 아무리 굳게 먹었던 마음일지라도 분명 흔들리게 될 것이다.하지만 그곳에 머물러 있게 하지 않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사방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고 강유리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한 채 역경을 맞서 가면서 두 사람 사이의 거리도 가까워질 수 있다.“사부님, 저를 시준이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육시준은 급히 해명하려고 하지 않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예의를 갖춘 채 호칭을 바로 잡아 주었다.도씨 가문 가주는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지만, 육시준의 질문에 대답은 해주었다.“감시 카메라에 작은 문제가 생겨서 지금 복구 중입니다.”“그렇게 공교로운 일이 있다는 말씀입니까?”육시준은 두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이에 도씨 가문 가주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고 육시준이 다시 입을 열었다.“제가 좀 도와드릴까요? 저희 LK 그룹 직원이 해결할 수 있습니다.”그러자 도씨 가문 가주는 차가운 목소리로 거절했다.“도씨 가문 내부에서도 해결할 수 있는 일이니, 작은 일로 육 대표님께 염려 끼쳐 드리지 않겠습니다.”“......”‘아직도 화가 단단히 난 모양이군.’도씨 가문 가주는 확실히 아직도 화를 내고 있다.하지만 일이 이 지경으로 번진 이상 말린다고 한들 헛수고에 지나지 않는다.차라리 내친김에 홍석천을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도씨 가문 가주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홍석천을 심사하는 듯이 뚫어지게 노려보았다.홍석천은 그런 그의 눈빛에 살짝 기가 죽어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서려고 했지만, 애써 태연한 척하면서 다리에 힘을 주었다.“가주님......”“만약 강유리가 음험한 술수로 동문을 해친 일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은문에서 쫓아낼 것이다. 넌 도씨 가문의 인정을 힘겹게 받지 않았느냐. 저런 사람한테 네 미래를 걸 필요는 없다고 본다.”“저......”“고한빈 또한 잘못을 회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동안 민경훈이 너를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도씨 가문 가주였다.그의 뒤에는 강유리를 비롯한 일행도 함께 있었으나 도주원은 보이지 않았다.어쩌면 이번 일로 실망이 가득하여 발걸음조차 하고 싶지 않아서 일지도 모른다.시끌벅적하던 방안은 가주의 말과 함께 순간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조금 전 앞다투어 토로했던 불만의 소리도 뚝 그쳤다.마치 그들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 듯이 그들이 꺼낸 말이 아니라는 듯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고한빈은 가주의 말을 듣고 두 눈이 살짝 반짝이면서 마음속 깊이 기대가 부풀기 시작했다.가주가 자기를 관심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그럼, 조금 전 강유리가 사용했던 그 은침에는 정말로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증명된다고 생각했다.‘날 걱정 하고 있으시네? 강유리한테 완전 실망하셨나 봐?’“모두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보고 있는 가운데 동문인 저한테 음험한 술수까지 사용했습니다.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독한 사람이 아닐 수 없다는 말입니다. 오늘은 제가 당하고 그다음 날에는 또 누가 당하게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고한빈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방 안으로 들어온 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가주께서 공정 공평하신 분이라는 거 알고 있습니다. 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제 막 입문한 제자들에게 도씨 가문은 사리를 분명히 따지는 곳이라는 걸 알려 주고 싶습니다. 이곳에서는 규칙에 따라 일을 처리하고 그 어떠한 인정도 돌봐주지 않는 다는 것을 증명해 주고 싶습니다.”그는 타당하고 신랄한 말을 하면서 도씨 가문 가주의 위엄을 높이는 동시에 강유리를 편 드려는 가주의 속셈을 미리 차단했다.사적인 마음이 하나도 없는 거처럼 남을 위하는 척을 하면서 도씨 가문의 명성을 높이려는 듯했다.도씨 가문 가주는 그런 그를 지그시 바라보며 천천히 다가가 옆에 있는 의자를 당겨 앉았다.여유로워 보이는 자태와 달리 얼굴에는 위엄이 가득했다.“그럼, 어떻게 처리하면 좋겠느냐?”그 말에 고한빈의 두 눈은 살짝 반짝였고 강유리를 흘겨보더니 다소 흥분한 듯한
문득 무슨 생각이라도 떠오른 듯이 고한빈은 당황함도 잠시, 곧 차분해졌다.“가주께서 저를 지켜봐 주셨다니 영광일 따름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강유리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에 대해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강유리를 편들어 주신다면 같은 제자로서 불평을 품을 수밖에 없습니다.”고한빈은 어쩔 수 없다는 듯한 불평과 함께 본능적으로 식지를 만지작거렸다.마치 식지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모양이었다.그러나 바로 이때 내내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지석훈이 나지막이 고한빈을 위해 불평을 토로했다.그는 다소 긴장한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당당하게 입을 열었다.“제삼자의 입장에 서서 보면 가주께서는 여전히 유리 사숙의 편을 들어주시는 걸로 보입니다. 아직도 저희 사부님의 트집을 잡고 있으시니 말입니다.”이에 고한빈은 옆에서 보란 듯이 지석훈을 야단쳤다.“가만히 있으세요! 가주께서 모두 생각이 있으실 겁니다. 그리고 사숙은 본래 우리와 다른 대우를 받고 있었습니다.”“......”두 사람이 서로 맞장구를 치자 주위의 제자들은 더욱 큰 불만을 품게 되었다.강유리 일행을 바라보는 눈빛에도 불만이 가득했다.“짝짝짝.”이때 강유리는 박수를 치기 시작했는데, 고한빈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는 감탄하는 빛도 스며있었다.“그렇게 좋은 연기력으로 영화배우나 하시지 왜 여기서 시간 낭비를 하는 겁니까? 성신영과 겨룬다고 해도 절대 뒤처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사숙, 너무 심하게 말씀하시는 거 아닙니까?”고한빈이 나서서 대꾸하기도 전에 지석훈이 먼저 입을 열었다.하지만 그의 말에 따라 주위에서도 작은 소리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도씨 가문 가주는 본래 고한빈에게 스스로 자백할 기회를 주려고 했으나 관을 보지 않은 이상 절대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원아, 가지고 오너라. 도대체 내가 누굴 감싸고 있는지 똑똑히 보여줘야겠다.”그 말에 의문이 가득한 사람도 당황한 빛을 드러낸 사람도 있었다.그렇게 주목이 쏠린 가운데 원이는 컴퓨터
도씨 가문 가주는 차가운 눈빛으로 고한빈을 바라보며 물었다.“이 반지는 도씨 가문의 암기다. 어디서 얻었고 지금 반지는 어디에 있느냐?”그러자 고한빈은 당황해하며 고개를 저었다.“그럴 리가 없고 조작된 동영상이 분명합니다. 저를 몰아세우려고 이렇게까지 하셔야 하는 겁니까? 아무리 이곳이 도씨 가문의 지역이고 강유리를 끔찍이 여기신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이럴 수 있습니까?”일이 이 지경에 이른 이상 고한빈은 이를 악문 채 끝까지 버틸 수밖에 없다.그 각도에는 감시 카메라가 없는 것이 맞고 모든 이가 알고 있는 바이다.감시 카메라가 없는 곳에서 갑자기 감시 카메라가 등장하자 의문을 불러오기 마련이다.고한빈의 사유는 그런대로 흐트러지지 않았으나 표정에 드러난 불안함은 마음속의 불안함까지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주위 사람들은 그런 그의 반응을 보고 마음속의 의문이 풀렸고 더는 나서서 소리를 내어주는 이가 없었다.도씨 가문 가주 또한 그와 빙빙 돌아가며 쓸데없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무대 위에서도 돌아오는 길에도 반지를 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반지가 연기처럼 사라졌을 리도 없다. 그럼, 현장에 있던 한 사람의 손에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뭇사람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저마다 표정이 다채로웠다.그러나 도씨 가문 가주가 하는 말에 그 “한 사람”이 정해졌다.“이제 와서 꺼낸다고 해도 늦었다. 너희들한테서 나오지 않기를 지금부터 간절하게 바라거라.”말을 마치고 그는 밖을 향해 눈짓을 했다.그러자 낯이 익은 사람들이 무술관의 옷을 입고 기세등등하게 걸어 들어왔다.나태하고 산만한 일반 직원이 아니라 체계적인 훈련을 거친 경호원들로 보였다.무술관에 오랫동안 머문 이들은 놀라워하지 않았는데, 신입생들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러다가 머릿속에서 갑자기 한마디 말이 떠올랐다.[도씨 가문 출신이라면, 그게 개라 할지라도 괄목상대가 된다.]소문은 말 그대로라는 것이 이로써 분명해졌다.조금 전 입문에 성공한 이들 중 탄탄한 집안 배경으로
지석훈은 마음이 덜컹거리더니 재빠르게 시선을 돌렸다.“의사 선생님이 옆에서 지키고 있습니다. 그러니 절대 죽을 리는 없습니다.”강유리는 한사코 지석훈을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모두에게 혐의가 있는 상황이니 서로 거리를 두는 것이 좋을 겁니다. 아니면 독이 언제 몸속으로 들어갔는지도 모른 채 당하게 될 것입니다.”관심하려고 지석훈에게 다가간 신입생들은 그 말을 듣고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하지만 조금 전 원이한테 한마디 대꾸도 못하던 소년은 모든 화를 강유리에게로 돌리기 시작했다.“이간질 하지 마세요!”강유리는 원수라도 본 듯한 그 신입생의 모습에 반박하려고 했지만, 입을 꾹 다물었다.곧이어 지석훈까지 수색하게 되었는데, 그의 몸에서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그러나 그 소년의 순서가 되자 기기에서 날카로운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소리를 듣게 되는 순간 수색자는 고개를 돌려 원이를 보았다.원이가 직접 나서서 다가오고 구경하던 이들도 긴장해하며 고개를 내밀었다.소년은 당황한 나머지 고개를 뚝 떨구었다.그러자 검은색에 디자인이 특별한 반지가 소년의 외투 주머니에서 나왔다.그 광경을 모두가 두 눈 똑바로 뜨고 생생하게 보게 되었다.그전까지 수색자는 소년의 몸에 손을 대지도 않고 기기로만 수색했었다.하여 수색자가 소년을 모함했다는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해 버렸다.붉으락푸르락한 소년은 문득 고개를 들더니 날카로운 칼날다운 눈빛으로 강유리를 쏘아 보며 히스테리를 부렸다.“너! 네가 날 모함한 거야! 네가 조금 전에 그딴 말을 했잖아!”강유리는 어이가 없었지만 미친 듯한 소년의 눈빛을 바라보면서 그 어떠한 설명도 하기 귀찮아졌다.소년이 미쳤다고 한들 현장에 있던 다른 이들까지 미친 건 아니다.보다 못한 홍석천이 나서서 소리를 내며 반박하기 시작했다.“우리 사부님은 이 방으로 들어오고 나서부터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으셨습니다. 무슨 분신술이라도 써서 그 반지를 당신 주머니에 넣었다고 생각하는 겁니까?”“사숙은 그럴 기회도 없
싸우고 있던 지석훈과 소년도 입을 다물고 고한빈을 바라보았다.고한빈은 지금 고개를 떨구고 눈꺼풀을 내리깔고 있어 그 어떠한 감정도 보이지 않았다.그는 한참 동안 침묵하더니 마침내 얇은 입술을 벌리기 시작했다.모든 것을 받아들인 듯한 모습으로 천천히 대답했다.“네, 제가 먼저 손을 썼습니다. 하지만 저 또한 핍박으로 어쩔 수 없었습니다.”도씨 가문 가주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누가 널 핍박했다는 말이냐?”“가주께서 강유리를 가장 아끼시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우린 강유리를 이길 수도 없고 감히 겨뤄볼 수도 없습니다. 제멋대로 행동하고 어르신과 가주께서 그런 강유리의 뒤를 지켜주고 계신다는 것도 잘 압니다.”고한빈은 멈칫거리더니 이어 말했다.“근데 이번 신입생들은 모두 제가 심사를 거쳐 골라낸 것입니다. 여기에 있는 모든 신입생도 저와 선배들이 함께 정성껏 훈련한 겁니다. 근데 왜 강유리가 제멋대로 돌아와서 우리가 힘들게 이뤄낸 성과를 앗아가는 겁니까? 가주께서 말리기는커녕 왜 가만히 보고만 있으신 겁니까? 저희한테 너무 불공평하지 않습니까?”말하다가 그는 갑자기 고개를 들며 질의하는 눈빛으로 가주와 강유리 쪽을 바라보았다.가주가 강유리를 아끼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는 일이다.다들 마음속으로 똑똑히 알고 있으며 받아들인 일이기도 하다.그러나 도가네 무술관으로 들어온 이들은 모두 좋은 운명을 타고 태어난 사람들이다.그 누구도 편애하는 행위를 받아들일 수 없고 편애를 받는 이가 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한빈의 말에 어느새 다들 공감이 가기 시작했다.하여 그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없어졌고 일부 선배들은 잠시 침묵하더니 그만 참지 못하고 그를 위해 소리를 내주었다.“한빈 후배가 잠시 어떻게 돼서 이런 실수를 저지른 것 같습니다. 다행히 다친 사람도 없고 스스로 교훈도 얻었으니 가주께서 너그럽게 봐주시기 바랍니다.”누군가가 나서면 잇따라 나서는 이들이 있기 마련이다.“맞습니다. 한빈 후배 손이 적어도 3개월
육시준은 한 번 비웃고 나서 계속 덧붙였다.“당신은 자사자리할 뿐만 아니라 책임까지 외면하는 이기적인 사람입니다. 동문을 해치고 신입생한테 덮어씌우기까지 하고서는 한마디 말로 그냥 넘겨 흘릴 생각입니까? 이는 핍박으로 공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아니라 자업자득입니다.”“만약 진상이 밝혀지지 않았다면 강유리가 직면하게 될 결과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처지 바꿔 놓고 생각해 보시면,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줄 수 있을 것 같습니까?”말하면서 육시준은 차가운 시선으로 고한빈을 위해 소리를 내어주던 그들을 바라보았다.그러자 그 선배들은 부끄러움에 고개를 푹 숙였다.육시준은 고개를 돌려 도씨 가문 가주를 보며 말했다.“사부님께서 그전까지 강유리를 감싸주었을 수도 있지만, 오늘 이 일에 있어서 강유리가 아니라 고한빈을 감싸주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기회를 소중히 여기지 않은 건 고한빈이고 스스로 마땅히 받아야 할 체벌까지 앞서 똑똑히 말했었습니다. 아직도 뭘 망설이고 계시는 겁니까?”육시준은 차가운 눈빛으로 도씨 가문 가주를 응시하고 있었다.이는 일깨워주는 눈빛으로 조금의 협박도 스며들어 있었다.눈빛에 담겨 있는 메시지는 아주 정확한데, 이는 바로 그들을 가볍게 처리할 시에 절대 가만히 있지 않으리라는 것이다.도씨 가문 가주도 그의 뜻을 알아차리고 몇 초 동안 멍해 있었으나 곧 불쾌한 듯 째려보았다.‘미친 놈! 네가 말하지 않아도 내가 알아서 한다.’‘내 제자를 건드린 자들을 가만히 둘 리가 있겠느냐?’‘그리고 뭐? 내가 고한빈을 감싸? 난 절대 그런 적이 없다.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대해 물은 것도 구제 불능인지 아닌지 보기 위함이었다.’‘그래야 내가 어떻게 저 놈을 처리할 것인지 알게 아니겠느냐......’“시합 규칙을 어긴 고한빈으로부터 자격을 박탈하는 바이다.”도씨 가문 가주는 고한빈을 차갑게 흘겨보며 덧붙였다.“시합 과정에서 넌 사사로이 암기를 사용하여 동문을 해치려고 했다. 하여 너에게 회초리 50대와 감금 30일로 벌을 내리는 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