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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3화

고한빈은 멈칫거렸으나 이윽고 웃으며 말했다.

“이런 독특한 디자인의 암기를 제가 어떻게 가지고 있을 수 있겠습니까. 모두가 알다시피 가주께서 예뻐해 주시고 새로운 도씨 가문의 상속자도 유리 후배와 사이가 깊지 않습니까.”

이에 강유리는 두말하지 않고 앞으로 다가가 그의 손에 있는 물건을 보려고 했다.

그러자 고한빈은 안색이 살짝 변하면서 다소 낭패하게 뒤로 두어 걸음 물러섰다.

재판은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음을 알아차리고 무의식적으로 다가가 강유리를 보호하려고 했다.

“유리야……”

“먼저 암기를 사용한 건 저 사람입니다. 저는 스스로 보호한 것뿐입니다.”

강유리는 조금 전 행위에 대해 설명하려고 했다.

재판은 연세가 좀 있으시고 도씨 가문의 어르신이라 강유리를 편애하는 마음이 없지 않아 있다.

하지만 조금 전 강유리가 암기를 사용한 것을 그도 똑똑히 보았다.

하여 순간 침묵하더니 가주 쪽을 보고 허락을 받고 나서야 다시 입을 열었다.

“일단 시합을 중단하겠습니다. 암기에 대해서 차후에 자세하게 조사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조사하긴 뭘 더 조사합니까? 이보다 더 자세한 것이 뭐가 또 있습니까?”

고한빈은 이런 대답에 대해 불만이 가득했다.

말하면서 그는 다친 손을 높이 들고 덧붙였다.

“그럼, 이 은침을 제가 스스로 찌른 것이라는 말씀입니까?”

그러자 육시준이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조금 전 상황으로 봐서는 유리가 세 번 만에 당신을 이길 수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런 유리가 무슨 이유로 암기를 사용하겠습니까?”

그 말에 고한빈은 콧방귀를 뀌었다.

“본래 독한 사람이고 나한테 불만을 품고 있던 사람인데, 이유가 더 필요하겠습니까?”

오가는 대화를 들으며 강유리는 차갑게 바라보기만 했을 뿐, 이상하리만큼 반박하지 않았다.

“일단 치료부터 받고 봅시다. 다친 이상 더는 지체할 수 없습니다.”

재판은 공적으로 의사를 밝히며 그 어떠한 감정도 곁들이지 않았다.

고한빈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얼굴이 더욱 하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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