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리는 잠시 사색하더니 계속 답장했다.[내가 너무 직설적으로 평가했어? 요즘 애들은 이 정도 말도 받아들이지 못할 정도야? 난 맨날 스승님한테 어리석다고 욕먹으면서 컸었어.]이에 육시준은 다소 불가사의했다.[너 보고 어리석다고 그러셨다고?][그래! 내가 조금 전에 한 모든 말들은 모두 스승님이 나한테 하셨던 명언들이야. 언젠간 써먹고 싶어서 그동안 내가 모은 거야.][……]설마 스승님께서 이미 오늘과 같은 상황을 예견이기라도 한 것일까?게다가 이미 모든 방비를 마치고 강유리더러 “자살식”으로 제자를 거두게 한 것일까?역시 스승님은 달리 스승님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참으로 수단이 대단했다.하지만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강유리는 눈에 훤히 보일 정도로 책략을 바꾸었다.될 수 있는 한 독설을 퍼붓지 않고 격려하는 듯한 방식으로 개변했다.예를 들면……“조금 전에 발차기 아주 정확했어요. 비록 기대했던 정도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목표는 뚜렷했어요.”“계속 맞는 상태에 처해 있었는데, 꽤 잘 견디는 것 같아요. 무려 5수나 버텨냈어요.”“대박! 조금 선배 옷깃을 스치다니! 대단해요!”“……”무대 아래 신입생들의 얼굴은 눈에 훤히 보일 정도로 점점 일그러졌다.게다가 긴장한 기색이 얼굴에 역력했다.평소에 훈련을 잘해 온 이들도 심사에서 본래의 수준을 잃고 겨우 관문을 통과했으면 마음가짐이 살짝 흐트러진 이들은 예상 밖으로 모두 탈락하고 말았다.심사를 마치고 난 신입생 구역도 분위기가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다들 나지막한 소리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사숙 말이야 너무 무서운 거 아니야? 가주께서 임시로 넣어주신 새로운 문턱인가?”“듣기로는 저 사람도 제자를 거둔다고 하던데, 입문하고 싶은 사람 있어?”“그냥 편안하게 살고 싶지 않아? 뭐 한다고 저 사람 밑으로 들어가서 말라 죽으려고 그래?”“입만 독한 줄 알았는데, 사람 비꼬는 수단도 장난이 아니야. 앞으로 대전에서 트라우마 생길 거 같아.”“난 문득 저 사람 선
무대 위의 심사는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어떤 이들은 무대 아래에서 차라리 강유리를 선택해서 겨루는 것이 낫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단지 입으로 하는 말뿐이다.강유리의 실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다들 두 눈으로 직접 확인했고 강유리를 상대 선수로 선택한다고 한들 꼭 체면이 사는 것도 아닐 것이다.몸뿐만 아니라 얼굴까지 가차 없이 때리기도 하기 때문이다.강유리는 무섭기에 그지없는 존재가 아닐 수 없다.육시준은 의자에 기대어 오른손으로 의자 손잡이를 두드리며 머릿속으로 이 사람의 우점과 단점에 대해 분석하기 시작했다.누군가의 마음에 들었다는 것으로 봐서는 천부적인 재능이나 실력이 그리 떨어지지 않음을 증명한다.다만 머리가 좀 어리석어 사고를 거치지 않고 말을 하는 것뿐이다.하지만 바로 이러한 점으로 하여 그에게는 남에게 없는 특점이 있는데, 그건 바로 솔직하고 직설적인 것이다.게다가 자존심이 강하고 빽으로 어느 한 지위에 올라가려고 하지 않으며 굴복할 줄 알고 실력 있는 사람에게 고개를 숙일 줄도 안다.가장 중요한 건 마음가짐이 좋고 욕을 먹어도 마음에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이는 제자를 거둠에 있어서 강유리의 기준에 제법 부합되는 인물이다.“인정 또한 실력의 일부분입니다. 도가네 무술 관에서 신입생을 거두는 것은 만 명 중의 한 명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만약 이번 기회를 포기한다면 내년에 다시 들어올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육시준의 차가운 목소리가 갑자기 울렸는데, 뒤에서 똑똑히 들을 정도로 퍼졌다.소년을 말리고 있던 사람들의 목소리는 순간 모두 사라지고 그들의 시선은 육시준에게로 향했는데, 두 눈에는 의문이 가득했다.이때 홍석천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서 앞으로 몇 걸음 다가가더니 입을 열었다.“내년이면 올해보다 더 나아져서 올 것인데, 왜 들어올 수 없다는 것입니까?”그러자 육시준은 의자에 지그시 기대었는데, 분명히 앉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카리스마가 줄어들지 않았다.노기가 등등한 어린 녀석을 바라보며 얼굴에는 시종일관 우아한 미소가 그려
게다가 강유리가 봐줘서는 홍석천이 심사를 넘게 될 수 있었던 것이라 한 번 더 맞는다고 해서 두려울 것이 없다는 것이다.강유리는 온 오후 내내 온갖 정신을 몰두하여 단어 하나까지 신중하게 선택하며 심사하곤 했다.행여나 신입생들의 마음을 다치게 할까 봐 유난히 조심스러웠다.하지만 그 효과는 그리 좋은 것 같지 않았고 신입생들의 눈빛에는 공포의 빛이 아른거렸다.심사가 끝나기 무섭게 다들 뿔뿔이 흩어졌으니 말이다.신입생들은 옆에 있는 지도사들과 감히 얘기도 나누지 못하고 “걸음아, 날 살려”하며 달아나기 급했다.옆에 백현문과 다른 선배들은 강유리를 보고 몇 번이나 머뭇거리다가 끝끝내 참지 못하고 일깨워주었다.“유리 후배, 아니면 입문할 때 다시 오는 건 어때요?”이에 강유리는 망연하기만 했다.“네? 여기서 계속 환심을 사면 안 되는 거예요? 왜요?”“……”그러자 선배들은 순간 할 말을 잃어버렸다.제자를 거두고 싶지 않으면 직설적으로 말하면 그만이지 굳이 이렇게 면전에 두고 허튼소리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신입생들과의 소통에도 크나큰 걸림돌이 되고 있으니 말이다.본래 백현문은 저녁에 식당에서 강유리의 컴백 기념으로 한 턱 쏘려고 했다.하지만 오후에 일어난 일련의 일로 많은 신입생들은 강유리를 앞에 두고 자기 암시 지도사에게 다가와 얘기를 할 용기도 없게 되었다.하여 오후에 물어봐도 되는 문제들을 모두 저녁으로 옮겨 한방에 물어보기 시작했다.이에 따라 저녁 회식은 취소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화려한 등불이 처음 밝혀질 초저녁.이 도시의 중심에 있는 오래된 마을은 번화하면서도 고즈넉하며 자기만이 지니고 있는 매력을 한껏 발산하고 있다.강유리는 2층 베란다 난간에 기대어 작은 망원경으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는 신입생 기숙사 정원을 바라보고 있다.삼삼오오 지도사를 에워싼 채로 한창 토론 중인 것처럼 보였다.강유리는 한참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여보, 나도 가서 애들 한 번 봐야 하는 거 아니야? 나한테 물어보고 싶
육시준은 고개를 숙여 손에 들고 있는 물 잔을 바라보다가 잠시 침묵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도씨 가문 전임 가주 후보에 누구 있었어?”그러자 신하균은 망연자실한 듯이 말했다.“둘밖에 없다니까. 도씨 가문 보스 그리고 현재 도씨 가문 가주.”“다른 성을 가진 사람은 없었어? 순위가 다섯째 되는 사람은 없었어?”“없었어.”“……”육시준은 입술을 오므린 채 몇 초간 침묵하더니 갑자기 다시 입을 열었다.“요즘 고정철과 고한빈 두 사람한테 신경 좀 써.”“……”이에 신하균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갑자기 목표를 바꾼다고?’‘도씨 가문에서 고씨 가문으로?’강유리는 휴대 전화를 들고 들어가 소파에 기댄 채 수신 버튼을 눌렀다.그러자 수화기 너머 흥분해 마지 못하는 소리가 들려왔다.“어때요? 내가 보낸 메시지 봤어요?”이에 강유리는 무슨 뜻인지 도통 모르는 얼굴이었다.“무슨 메시지?”“보지 않았어요? 내 방 안에 있잖아요!”릴리는 재촉하며 덧붙였다.“얼른 봐봐요. 다른 건 몰라도 그 못난 아버지 효율 하나는 빠르던데요. 반나절 만에 내 요구대로 방을 꾸며냈어요.”강유리는 스피커를 켜고 통화 내용에서 나와 메시지를 보면서 계속 일깨워주었다.“너무 값 떨어지게 행동하지 마. 겨우 방 한 칸에 벌써 넘어간 거야? 여기서 네가 잘 곳이 없었어?”“자기가 지니고 있는 것이랑 남에게서 뺏는 것이랑 같아?”강유리는 온통 핑크색으로 물들어 있고 소녀 감성이 넘치는 사진을 열어 보았는데, 두 눈에는 만족하는 듯한 빛이 번쩍였다.릴리의 성격은 다소 어두운 면이 있으나 애호는 외모와 제법 일치한 모습을 보였다.대화창을 나와 강유리는 또다시 입을 열었다.“누구 거 빼앗은 거야? 성신영?”그러자 릴리는 대수롭지 않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성신영 거 빼앗는 건 재미 없어요. 게다가 고씨 가문에서 대우도 별로 받지 못하고 그다지 환대도 받지 못하는 입장이라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는 아직 급이 안 돼요.”“그럼…… 고주영?”“아니요. 고주영도 내
릴리는 잠시 생각하더니 강유리의 말에 대답했다.“그리 많지는 않아요. 고정철이 그 사람을 보물로 여기고 있다는 것만 알고 있어요. 자기가 지니고 있는 인맥과 우세로 여러 기능을 모두 주었는데, 그중에서 가장 잘난 인물이 무슨 무술관이고 그 안에 온통 능력자들로 가득 차 있다고 그랬어요.”“도가네 무술관.”“그럼, 인맥이 좋은 건 확실하네요. 근데 언제 적 일이에요? 왜 한 번도 말한 적이 없어요?”이에 강유리는 다시 입을 열어 대답했다.“전에 가끔 너한테 한 선배가 좀 미쳤다고 했었잖아. 나한테 아무런 이유도 없이 적대시 한다고 했던 그 선배.”그러자 릴리는 문득 깨달은 듯이 소리쳤다.“대박! 그 사람이었어요? 그 후로 도희한테 들은 적이 있는데, 설경구 사숙이 지위가 높고 하여 그의 제자는 무술관에서 모두 지위가 엄청 높다고 들었어요. 근데 후에 무슨 일을 저질렀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도 그렇게 건방지게 나갈 수 있었던 거예요?”강유리는 눈살을 찌푸리며 무엇인가를 더 묻고 싶었지만, 뒤에서 차가운 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일을 저질렀다는 거야?”조금 전에 사진을 본다고 스피커 폰을 켜고 있었던 사실을 강유리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하여 두 사람이 하는 대화 내용을 똑똑히 들었다.게다가 스피커를 열고 있던 상황이라 강유리는 사람이 들어오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다.고개를 돌려 육시준을 뚫어지게 째려보며 강유리는 불만이 가득했다.육시준은 아랑곳하지 않고 천천히 다가와 강유리의 고개를 어루만지며 위로하는 척했다.그러고 나서 손에 들고 있던 휴대 전화를 빼앗아 물었다.“자세히 말해 봐.”“……”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파렴치한 인간이 있을 수 있는가 싶었다.대화 내용을 엿들은 것으로 모자라서 휴대 전화까지 빼앗아 가다니……강유리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빼앗으려 했지만, 육시준은 표정 변화 하나 없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고 품속으로 끌어당겼다.그럼에도 강유리는 빼앗아 오려고 했지만, 수화기 너머 소리가 들려왔다.“자세한 건 저도 잘
칠흑 같은 밤이 찾아왔음에도 도주원과 가주는 여전히 무술관을 떠나지 않고 그대로 자리 잡고 쉬기로 했다.무술관에 이토록 오랜 시간 동안 머무는 것도 기억이 아득할 정도로 오랜만이었다.신입생들은 저마다 마음속으로 격동하며 가주가 이번 심사를 중요시 여기고 있다는것을 알았다.하지만 신입생을 위함이 아니라 강유리를 위해서 두 사람이 여태껏 머물고 있음을 선배들은 똑똑히 알고 있다.그들은 본래 자기가 힘들게 훈련한 제자들을 강유리가 중간에서 손쉽게 빼앗아 가는 줄 알았는데, 늦은 시간이 되자 대부분 사람이 비밀리에 지시를 얻게 되었다.그것은 바로 갖은 방법을 도모하여 강유리가 제자를 거두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이 일은 도가네 무술관 선배들에게 있어서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강유리는 마침 오후에 신입생들로부터 미움을 받게 되는 대상이 되었고 “불 난 집에 부채질”만 하면 되는 격이다.그뿐만 아니라 강유리에 대해 더 깊게 “소개”를 해주면 된다.예를 들면, 강유리는 거의 무술관에 오지 않는다는 것.예를 들면, 모두가 들은 강유리의 독설은 새 발의 피에 불과한 다는 것.신입생들에 대해서 이미 인정을 봐준 것이며 주변 친인들을 상대할 때는 눈에 뵈는 것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예를 들면, 강유리의 남편은 무서운 질투쟁이라 이성 제자를 거두게끔 하지 않으리라는 것.만약 이성 제자와 강유리가 가깝게 어깨를 나란히 할 시에는 육씨 가문의 블랙 리스트에 오르게 되리라는 것 등등...그렇게 밤새 소문은 부풀어 퍼져갔으며, 신입생들 가운데서는 일종의 신비로운 호흡이 맞춰지게 되었다.[생명을 소중히 여기려면 강유리로부터 멀어져야 함.]그리고 이 모든 것에 대해서 정작 강유리는 본인은 완전히 모르고 있었다.이튿날 오전은 여전히 심사를 진행하여야 하며 밤이 되어서야 합격자는 입문 심사를 볼 수 있었다.올해 입문 스케일은 입이 떡하니 벌어질 정도이다.도주원과 도씨 가문 가주도 자리를 빛내주며 지금 지도사들 가운데 앉았다.자리에 앉을 때, 도주원은 가주를
무대 위의 신입생에 대해 강유리는 낯이 익었다.‘그 어리석은 친구 아니야?’“저 친구는 민 선배 사람인데, 내가 빼앗아 오는 건 좀 아니지 않을까?”표정이 한껏 엄숙해진 강유리는 머뭇거리기 시작했다.이에 육시준이 대답했다.“저 친구가 널 선택할 수도 있잖아.”그러자 강유리는 웃음을 터뜨렸다.“무슨 이상한 사람도 아니고 나한테 그렇게 모욕을 당하고 나서도 다시 올......”“사숙, 외람되지만, 가능하다면 다시 한번 가르침을 받고 싶습니다.”“......”순간 장내는 쥐 죽은 고요해지면서 모두 귀신이라도 보는 듯이 무대 위에 서 있는 사람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물론, 강유리로 그중에 포함되어 있다.그 말에 편안하게 앉아 있던 강유리는 저도 모르게 허리를 곧게 펴고 손가락으로 자기를 가리키며 망연자실했다.“저를 선택한다고 했습니까?”무대 위에 소년은 얼굴이 살짝 붉어지며 기대에 가득 찬 눈빛으로 강유리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그래도 되겠습니까?”“......”그래도 되기는 하지만......강유리는 고개를 돌려 민경훈을 바라보았다.민경훈 또한 그녀와 마찬가지로 동공에 흔들렸으며 마치 이런 의외의 상황을 생각지 못한 모습이었다.민경훈의 방향을 따라 시선을 이어가 보니 도씨 가문 가주와 도주원도 놀라워 마지 못하며 어안이 벙벙해진 얼굴이었다.특히 도씨 가문 가주는 죽일 듯이 무대 위를 노려보며 그들의 계획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애송이”를 죽일 것만 같았다.그뿐만 아니라 도씨 가문 가주는 거의 협박하는 듯한 목소리로 일깨워주었다.“사제관계는 딱 이번 한 번으로 결정되며 번복할 수 없습니다. 확실합니까?”이에 홍석천은 강유리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확신에 찬 소리로 대답했다.“네! 확실합니다!”도씨 가문 가주는 무엇인가 더 말하고 싶었지만, 이때 강유리가 일어서서 입을 열었다.“좋습니다.”그녀는 성큼성큼 무대 위로 올라가 홍석천의 맞은편에 섰다.무척이나 나른해 보이는 자태임에도 불구하고 강대한 압박감이 미친 듯이 밀려
환호 소리, 휘파바람 소리, 흥분에 마지 못하는 이들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일어나기 시작했다.그들은 무대 위에 합격한 홍석천보다 더욱 격동해 보였다.최종 결과에 홍석천은 소리 없이 숨을 내쉬며 한시름 놓게 되었다.그러다가 온몸에 힘이 쫙 빠지면서 그대로 주저앉아 버렸다.그 공격 수단은 밤새 머리를 쥐어짜며 생각해 낸 것이다.강유리를 공격함에 있어서 이러한 방법이 최선이라며 한 8할 정도 자신이 이길 수 있다며 실천에 옮기기도 했었다.하지만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마음이 놓이지는 않았다.만일이라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고 실력이 두터워 보이는 강유리가 다른 방법으로 자신의 공격을 막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그럼, 홍석천이 도전에 성공한 건데, 스승을 선택할 수......”“잠깐만!”이때 무겁고 위엄이 가득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소리에 따라 다들 시선을 돌렸는데, 그 주인공은 가장 중심에 앉아 있고 무게가 넘치는 재판 중의 한 명인 도씨 가문 가주였다.그는 엄숙한 얼굴로 무겁게 소리를 내었다.“강유리가 봐준 것으로 보입니다. 하여 이번 판은 무효로 합니다.”장내는 또다시 쥐 죽은 듯이 고요해지며 망연하게 그만 바라보고 있다.가주는 평소 소리를 내어 제자를 지적하는 경우가 그리 없었다.게다가 소리에 위엄에 넘쳐 도씨 가문에서 도주원을 제외하고는 가장 위엄이 넘친다고 할 수 있다.그가 봐준 것이라고 했다면 그건 정말로 봐준 것으로 간주된다.근데 강유리가 홍석천을 봐준 게 맞을까?다들 의문이 들긴 했지만, 감히 입을 열고 제기할 용기는 없었다.그저 의문이 가득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계속 들을 수밖에 없었다.온몸에 긴장이 풀렸던 홍석천은 가주의 발언에 다시 긴장해하며 가주를 봤다가 믿어지지 않는 듯한 얼굴로 강유리를 보았다.놀라움, 의심, 그리고 마지막으로 격동하는 심정까지 들기 시작했다.“사숙도 저를 제자로 받아들이고 싶은 것입니까?”만약 그렇지 않으면 강유리가 자기를 봐준 이유가 무엇인지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