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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6화

불만이 가득한 시선을 거두고 육시준이 또 어떠한 말을 뱉을지 가만히 지켜보기로 했다.

그러자 육시준은 시선을 거두고 눈앞에 두 사람을 바라보며 말했다.

“유리는 남을 방비하는 심리가 아주 강한 사람입니다. 저와 알게 되었을 때도, 전 유리가 강씨 가문 천금이라는 것 외에 아무것도 몰랐었습니다.”

“......”

도주원은 눈빛이 살짝 움직이더니 그 말의 뜻을 알아차린 모습이었다.

육시준의 말뜻은 두 사람 앞에서만 강유리가 골이 비어 있고 다른 때에는 엄청 생각이 많고 경계심도 많다는 뜻이 아닌지 싶었다.

입술을 살짝 오므리며 도씨 가문 가주는 개의치 않아 한다는 듯이 반박했다.

“이제 막 안 사이에 낯선 사람한테 감히 모든 걸 말해주는 사람도 거의 없지 않냐?”

그러자 육시준은 고개를 떨구며 덧붙였다.

“연애하고 나서 저도 한참 지나서야 유리가 훌륭한 주얼리 디자이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 영역에서는 무척이나 반짝거리는 친구라는 것도 그때가 되어서 알았습니다.”

도씨 가문 가주는 그 말에 흠칫 놀랐다.

“그렇게 잘 숨겼다고?’

도주원은 눈살을 찌푸리며 호소하는 듯한 육시준의 소리를 듣고 맞장구를 쳤다.

“그건 네가 열심히 노력하지 않았음을 설명한다. 그래서 유리가 경계심을 버리지 못한 것이다. 너라는 사람을 온전히 믿어야 만 자신을 다 보여주는 아이다.”

“맞습니다. 그리고 얼만 전에 유리가 저에게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부님과 가장 가까운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드리지 못했다고 얘기했었습니다. 유리는 자기에게 있어서 가장 가까운 두 어른을 저에게 소개해 주려고 했고 그로써 저를 완전히 받아드리는 것 같아 무척이나 기뻤습니다.”

도주원은 문득 깨닫는 모습을 보이며 육시준을 바라보는 눈빛은 의미심장했다.

육시준의 말뜻은 강유리가 두 사람에게 자기를 소개해 주지 않은 이유는 도씨 가문과 관계를 끊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무심코 자기를 보호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같은 내용이지만 다른 표현 방식으로 드러내자 강유리가 한 말보다 훨씬 듣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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