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이 나오는 순간 장내는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심사 마지막 관문은 한 선배를 선택해서 그와 맞서야 하는 것이다.동문 여자 선배, 동문 남자 선배, 아니면 사부나 사숙도 모두 선택할 수 있다.상대의 수중에서 5수만 넘을 수 있다면 이 관문에서 통과하는 셈이 된다.이 관문은 모든 것을 통틀어서 가장 어려우며 매년 이 관문으로 3분의 2나 되는 신입생이 떨어지곤 한다.하여 그들은 보다 쉽게 통과할 수 있기 위해 보통 동문 선배를 선택하는 편이다.매년 신입생들은 마음속으로 한 선배를 선택해서 눈여겨 보고 하는데, 갑자기 사숙이 나타나 어리둥절할 따름이다.눈앞에 연약하기 그지없는 여자까지 보노라니 적지 않은 신입생들은 눈빛이 반짝반짝 거리기 시작했다.그뿐만 아니라 일부 담이 큰 신입생은 참지 못하고 입을 놀리기도 했다.“백 사부님, 진심이십니까? 육 대표님이 아니라 옆에 계신 저 아리따운 분을 선택해도 된다는 말씀이십니까?”“저희한테 농담하시는 거 아닙니까? 천부적인 재능이 뛰어나며 실력 또한 한 수위라는 사숙의 명성은 들은 적이 있지만, 저분은 다른 방식으로 들어온 거 아닙니까?”“하하하, 그러게 말입니다. 꽃처럼 아리따운 연약한 여인의 몸에 흠이라도 나게 한다면 가주님께서 성을 내시지 않겠습니까?”“듣기로는 남편분이 육 대표님이라고 하던데, 저희가 정말로 손을 썼다가 다치기라도 한다면 육씨 가문에 미움을 당할 수도 있잖습니까?”“......”화제는 점점 이상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도가네 무술관 문턱을 넘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천부적인 재능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게다가 그들의 신분 또한 만만치 않으며 재벌 혹은 고위층 관직과 같은 상류 계층이다.젊고 혈기가 왕성한 그들은 규칙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강자만을 숭배한다.하여 연약하기 그지없어 보이는 강유리가 앞에 버젓이 서 있자, 그들은 여린 여인을 안중에 두지도 않고 날카로운 말들로 비아냥거리고 있는 것이다.이곳은 도씨 가문의 지역이라 그 누구에게 미움을 싸든지를 막
그 말에 육시준은 매우 협조하며 손을 풀었을 뿐만 아니라 고개를 끄덕이며 찬성하기도 했다.“맞아. 선배라면 선배답게 도도한 모습을 보여야 해.”“......”강유리는 왠지 모르게 그 말이 자기를 조롱하고 있는 것처럼 들렸다.......강유리와 육시준이 찾아와서인지 신입생 심사는 더욱 떠들썩해졌다.본래 심사에 전혀 궁금해하지 않았던 선배들마저도 두 사람이 왔다는 소식에 자발적으로 다가와 관중석에 앉았다.그리고 오는 사람마다 강유리와 익숙하고 친하게 인사를 나누었다.육시준은 관중석 가장 첫 줄에 앉아 이러한 모습을 보고 약간 의아한 느낌이 들었다.‘우리 여보 여기서 꽤 잘나가는 듯.’모두가 강유리에게 친절하고 우애로운 걸 봐서는 아마 서열이 높아서 그럴 것이다.게다가 무술관 같은 곳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사상이 단순하여 강하면 자연스레 존중받는 상대가 된다.점심이 다 되어서야 제3 관문을 미리 넘은 신입생이 나타났다.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그는 강유리를 상대 선배로 선택했다.그러자 관중석에서 열띤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가장 먼저 환호한 사람은 신입생들이 아니라 단순히 구경하러 온 선배들이었다.무대 위의 사람들은 이에 어리둥절하기만 했다.하지만 망연함도 잠시 신입생들도 열띠게 환호하였고 강유리와 맞서는 신입생은 곧 자신감을 회복했다.‘쉽게 입문할 수 있게 됐어. 이제 집으로 돌아가도 내 지위가 한껏 올라가고 우리 부모님 어깨도 으쓱으쓱해 드릴 수 있게 됐어......’“사숙, 잘 부탁드립니다.”신입생은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며 매우 공경하는 듯한 자태를 보였지만, 소리에는 비아냥거리는 뜻이 가득하다.하지만 강유리는 개의치 않아 하며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나 바로 이때 신입생은 아무런 징조도 없이 사나운 표범처럼 덮쳐왔다.도가네 고대 무술은 날카로울 뿐만 아니라 내적 힘도 횡포하기 그지없어 예절의 속박을 받지 않는 편이다.게다가 이 신입생은 가장 짧은 시간에 강유리를 이겨 잘난 척을 하고 싶은 모양으로 보인다.하지만 상
무대와 심사 지도사는 특수한 위치에 처해 있으므로 시선이 가려져 위층이 보이지 않는다.하지만 육시준은 가장자리에 앉아 있어 마침 그 사람의 옆모습을 볼 수 있었다.육시준은 눈빛이 번쩍이더니 그대로 일어서서 복도의 끝의 계단을 통해 위로 올라갔다.심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강유리는 마음대로 두 마디 정도 평가하고는 발걸음을 옮겨 원래 자리로 돌아가려고 했으나, 바로 이때 무대 아래서 강유리를 말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사숙,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외람되지만 저도 한 수 배우고 싶습니다.”어떤 이들은 여린 여자에게 무서울 정도로 강한 폭발력이 있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게다가 조금 전 강유리와 대결한 신입생은 본래 실력이 바닥이다.하지만 지금 소리를 내고 있는 이는 신입생 중의 실력이 가장 으뜸이다.강유리는 눈앞에 소년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계속 자기 자리로 돌아가려고 했다.그러나 이때 지도사 자리에서 누군가가 가볍게 기침을 두 번 했고 이에 강유리는 즉각 반응하여 고개를 돌렸다.그러자 마침 백현문이 자기에게 눈치를 주고 있는 것이 보였다.이에 강유리도 눈빛이 번쩍이면서 그 뜻을 알아차렸다.지금 강유리를 부러 세운 신입생은 민경훈이 중요시 여기는 사람이기에 눈치껏 살살 다뤄줘야 한다는 것이다.강유리는 입꼬리를 올리고 이제 막 고개를 끄덕이려고 했으나, 도발하는 듯한 목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백 사부님께서는 대놓고 일깨워 주셔도 상관없습니다. 저는 최걸과 실력이 전혀 다르기에 저와 맞서는 어떤 선배는 다시 운 좋게 이길 수 없을 겁니다.”“......”강유리는 그런 그의 두 눈을 바라보았는데, 마치 병신을 보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뭐? 운 좋게?’‘그 말은 내가 운이 좋아서 이겼다는 거야?’‘제법 자신감이 넘치는 친구구나.’하지만 3개월 동안 열심히 배웠다면 이 정도로 판단력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강유리는 고개를 돌려 민경훈을 바라보았는데, 두 눈은 덤덤한 것이 조금 전의 미소와 완전히 달랐다.민경훈 또한 살짝 부
아래층도 위층도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엄청난 광경을 똑똑히 목격했다.주먹질을 하고 치고받은 것에 별다른 놀라움이 없었지만, 화가 잔뜩 난 채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홍석천의 모습이 하이라이트였다.홍석천은 노여움과 부끄러움이 단번에 밀려와 강유리를 향해 세차게 주먹을 휘둘렀다.하지만 강유리는 이미 그의 공격 방식을 알아차리고 아주 덤덤하고 여유로운 모습으로 그 주먹을 잡아버렸다.그러고 나서 손을 거꾸로 돌려 꺾어 손쉽게 제압해 버렸다.마침 5번째 공격을 넘은 셈이라 이번 심사에서는 합격한 것으로 간주된다.하지만 강유리는 그를 풀어주지 않고 슬며시 다가가 나지막이 일깨워 주었다.“민 선배를 봐서 심사에 넘을 수 있게 봐주는 겁니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운 좋게 이기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제 알겠습니까?”그러자 홍석천은 얼굴은 전보다 더욱 새빨갛게 달아올라 강유리의 속박에서 벗어나려고 했다.하지만 온몸에 힘을 모두 들여서라도 조금도 풀리지 않음을 놀랍게 발견하게 되었다.또다시 온몸에 힘을 들여 손을 뺐고 마침 강유리도 손을 풀어서 홍석천은 뒤로 몇걸음 물러서면서 하마터면 무대 뒤로 넘어갈 뻔했다.심사원이 나서서 분위기를 완화하며 조심하라고 하고 너무 흥분하고 무리하지 말라고 했다.홍석천은 고개를 돌려 붉어진 얼굴로 두 눈을 부릅뜨고 강유리를 한 번 보고는 콧방귀를 뀌며 자리로 돌아갔다.“또 있습니까? 저한테 가르침 받고 싶은 신입생 또 있습니까?”강유리는 나른한 목소리로 평온하기 그지없는 호흡을 드러내며 말했다.“......”하지만 무대 아래는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눈이 있는 사람이라면 조금 전 강유리가 홍석천을 봐줘서 심사를 넘게 한 것이라는 걸 모두 알고 있다.아니면 홍석천은 단 한 번의 공격도 하기 어려울 것이다.무대에 오르기 전에 백현문이 가볍게 기침을 한 이유가 좀 봐달라고 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모두가 알다시피 3개월 동안 훈련하면서 백현문은 홍석천을 매우 마음에 들어 했고 마지막 절차만 넘으면 백현문의 수하 제자
불만이 가득한 시선을 거두고 육시준이 또 어떠한 말을 뱉을지 가만히 지켜보기로 했다.그러자 육시준은 시선을 거두고 눈앞에 두 사람을 바라보며 말했다.“유리는 남을 방비하는 심리가 아주 강한 사람입니다. 저와 알게 되었을 때도, 전 유리가 강씨 가문 천금이라는 것 외에 아무것도 몰랐었습니다.”“......”도주원은 눈빛이 살짝 움직이더니 그 말의 뜻을 알아차린 모습이었다.육시준의 말뜻은 두 사람 앞에서만 강유리가 골이 비어 있고 다른 때에는 엄청 생각이 많고 경계심도 많다는 뜻이 아닌지 싶었다.입술을 살짝 오므리며 도씨 가문 가주는 개의치 않아 한다는 듯이 반박했다.“이제 막 안 사이에 낯선 사람한테 감히 모든 걸 말해주는 사람도 거의 없지 않냐?”그러자 육시준은 고개를 떨구며 덧붙였다.“연애하고 나서 저도 한참 지나서야 유리가 훌륭한 주얼리 디자이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 영역에서는 무척이나 반짝거리는 친구라는 것도 그때가 되어서 알았습니다.”도씨 가문 가주는 그 말에 흠칫 놀랐다.“그렇게 잘 숨겼다고?’도주원은 눈살을 찌푸리며 호소하는 듯한 육시준의 소리를 듣고 맞장구를 쳤다.“그건 네가 열심히 노력하지 않았음을 설명한다. 그래서 유리가 경계심을 버리지 못한 것이다. 너라는 사람을 온전히 믿어야 만 자신을 다 보여주는 아이다.”“맞습니다. 그리고 얼만 전에 유리가 저에게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부님과 가장 가까운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드리지 못했다고 얘기했었습니다. 유리는 자기에게 있어서 가장 가까운 두 어른을 저에게 소개해 주려고 했고 그로써 저를 완전히 받아드리는 것 같아 무척이나 기뻤습니다.”도주원은 문득 깨닫는 모습을 보이며 육시준을 바라보는 눈빛은 의미심장했다.육시준의 말뜻은 강유리가 두 사람에게 자기를 소개해 주지 않은 이유는 도씨 가문과 관계를 끊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무심코 자기를 보호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같은 내용이지만 다른 표현 방식으로 드러내자 강유리가 한 말보다 훨씬 듣기 좋았다
“굳이 이렇게 아첨 떨 필요 있습니까? 우리 강유리 씨는 사부님 앞에서 뭘 해도 상관없는 분 아니십니까? 사부님이 저희와 단 한번도 겸상을 하지 않아도 사부님께서 강유리 씨한테 성을 내셔도 뭐나 강유리 씨 뜻대로 하지 않잖습니까? 밥 한 끼가 부족할 것 같습니까?”차갑고 까칠하기 그지없는 목소리가 뒤에서 울려 퍼졌다.그 소리에 다들 일제히 고개를 돌렸는데, 한 남자의 모습의 시선으로 들어왔다.30대로 보이고 외모는 준수하기 그지없으며 헤어 스타일 또한 세련되었다.아주 평범한 무술복임에도 불구하고 자기만의 독특한 멋과 기질을 드러내고 있다.우락부락한 무술관 지도사와는 달리 연예계에서 제법 핫한 스타로 보인다.하지만 지금 까칠하기 그지없는 그의 얼굴을 보노라니 살짝 비호감이다.“도 선배, 오랜만에 돌아온 유리 후배한테 굳이 그렇게까지 겨냥할 필요 있습니까?”민경훈이 가장 먼저 나서서 불평을 토로해주었다.그러자 도씨 성을 가진 남자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겨냥이라고 했습니까? 그럴 가치도 없는 사람입니다.”“......”그의 말에 다들 어이가 막혔다.강유리가 입문한 후로부터 이 남자는 줄곧 차가운 얼굴로 강유리를 대면하곤 했었다.그 이유는 강유리가 만인의 주목을 받는 남자의 자리를 빼앗아 버릴까 봐 두려운 것이라고 다들 생각했다.하지만 강유리는 천부적인 재능이 워낙 뛰어나고 노력까지 깃들어서 그럴 수도 있다.적막한 가운데 포연이 자욱하게 흘러넘치는 것만 같다.고씨 성을 가진 이 남자는 실력이 순위에 드는 건 아니지만, 뛰어난 외모와 신분으로 신입생들 가운데서 적지 않은 호감을 차지했다.많은 신입생들은 그의 입문 제자로 되고 싶어 오기도 했다.이때 신입생들이 그가 강유리를 상대로 불만을 토로하고 조금 전까지 기고만장했던 강유리의 모습을 떠올리며 분분히 맞장구를 쳐주기 시작했다.“맞습니다! 우리 고 사부님은 그냥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말씀했을 뿐입니다. 겨냥이라니, 참으로 우스운 소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고 사부님도 대신 좋은
그 소리에 다들 일제히 시선을 옮겼다.준수하고 훤칠한 남자가 두 팔을 뻗어 2층 난간에 기댄 채 부드러운 눈빛으로 아래에 있는 여자를 바라보고 있다.그는 외투를 벗어 느슨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는데 이제 막 방안에서 걸어 나온 모습처럼 보였다.가주와 도주원은 화가 난 것이 분명하지만 떠나지 않았고 위층에 있었던 것이 확실한 것으로 보이게 되는 순간이다.그리고 남자가 바로 이 타이밍에 위층에서 나오는 걸 보면 강유리가 한 말이 자작극이 아니라 정말로 점심에 가주와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것이 입증된다.선배들은 강유리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고 모순되는 감정이 들지 않아도 됐다.신입생들은 강유리를 바라보며 숭배하는 동시에 격분한 빛도 드러냈다.그들은 강유리가 역시 소문 그대로 가주가 가장 총애하는 제자라고 생각하며 도주원의 사랑을 받아 그 지위를 대체할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강유리는 고개를 들어 위층을 바라보았다 고한빈을 다시 지그시 바라보더니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강유리가 떠나고 나서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자작극은 무슨 가주님께서 진심으로 중요시 여기시잖아. 3개월 동안 여기서 지내면서 가주님과 함께 식사하는 사람 봤어?”“밥은 고사하고 가주님께서 직접 오신 적도 없어.”“왜? 우리 고 사부님이 훨씬 훌륭한데, 왜 저 여자가 사랑을 받는 거야?”“그러게 말이야! 전생에 나라를 구했는지 참!”“근데 실력이 있는 건 사실이야. 고 사부님보다 우수하기도 하고.”“......”마지막 한 마디는 홍석천이 한 것이다.나지막한 소리로 답답함도 깃들여 있고 굴복하지 않아 하는 뉘앙스도 들린다.하지만 그 모든 걸 뚫고 어쩔 수 없는 무력함이 가장 돋보인다.주위 사람들은 불가사의한 듯 홍석천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석천이 형, 너무 맞아서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 지금 저 여자 편드는 거예요?”그러자 홍석천은 차가운 시선으로 그 사람을 보며 말했다.“편 드는 게 아니라 팩트가 그래.”“미래 형수님이 아주 매력이 넘치
그러고 나서 지석훈을 데리고 떠났다.두 사람이 떠나가는 모습을 보고 다른 제자들은 묵묵히 홍석천 곁으로 다가왔다.“석천이 형, 이제 어떡해요? 고 사부님께 미움받게 생겼어요.”그러자 홍석천은 피식거리며 말했다.“겨우 이 정도 일로 미움을 받게 되면 속이 좁은 사람임이 틀림없다는 걸 설명하겠지. 일찌감치 관계 끊는 것이 가장 좋아.”그러자 사이가 좋은 사람들은 다급히 다가가서 홍석천을 입을 막으며 나지막이 일깨워주었다.“미쳤어! 고 사부 여기서 꽤 위신 있는 분이셔. 앞으로 너한테 트집이라도 잡으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홍석천은 그 손을 뿌리치고 콧방귀를 뀌고서는 자리를 떠났다.그는 이대로 남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조금 전에 정말로 지나치게 맞아서인지 고한빈이 아주 경솔하게 제자를 들이는 모습을 복고 문득 이런 식으로 심사를 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내년에 다시 와서 심지어 강유리 밑으로 입문하고 싶다는 생각도 생겼다.아래층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강유리는 하나도 모른다.고한빈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 모든 추측이 순리대로 떠오르면서 증거는 없지만, 추측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이로써도 강유리를 화나게 하기에 충분했고 위층으로 올라가고 나서도 얼굴은 붉으락푸르락했다.그러다가 도주원과 자기 사부를 보게 되는 순간, 몇 시간 전의 모순을 새까맣게 잊은 채 무심코 입을 열며 질의하기 시작했다.“고한빈이 고정철의 아들입니까? 고한빈은 처음부터를 나를 알고 있었던 겁니까? 두 분께서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던 거 아닙니까? 도희 말로는 두 분께서 정보를 알아내셨다고 했습니다. 혹시 고한빈과 관련되어 있습니까?”“......”일련의 질의에 도씨 가문 가주는 멍해지고 표정도 굳어졌다. 그리고 도주원은 얼굴이 한껏 어두워졌다.뭔가를 느낀 육시준은 소리 없이 강유리를 테이블로 데리고 갔다.“일단 밥부터 먹고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 두 분께서 네가 생각 없이 한 말들을 이미 이해하시고 용서해주 시기로 했어. 다음부터 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