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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1화

이번 해외행으로 육시준은 이미 아버지에게 시달릴 대로 시달렸다.

하여 이번 도씨 가문 일까지 그에게 맡겨 처리하게 놔줄 수는 없는 노릇이며 강유리 스스로 초래한 일이니 더더욱 그럴 수 없다.

육시준은 진지하기 그지 없는 강유리의 모습을 보고 입꼬리를 슬며시 올렸다.

“이제 할아버지하고 사부님 마주할 때도 이 모습 그대로 감언이설하면 돼.”

“......”

이에 강유리는 말 문이 막혔다.

조금도 감동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놓고 자기 생각을 파헤쳐 드러내야만 하는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가자. 다음에는 준비 잘하고 도씨 가문으로 가. 사과하고 청첩장 건네주러만 가고 강씨 가문의 일은 알아보지 말고.”

“안 돼.”

강유리는 천천히 몸을 곧게 세우더니 무엇인가 결정을 내린 모습을 보였다.

그런 강유리를 바라보며 육시준은 눈썹을 들썩였다.

“뭐?”

그러자 강유리는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육시준의 두 눈을 마주했다.

“여기까지 찾아왔는데, 그냥 돌아가면 너무 초라하지 않겠어? 진정한 용사는 자기가 저지른 미련한 짓에 용감히 맞서는 거야.”

“......”

이번에 육시준이 말 문이 턱 막혔다.

오늘은 도가네 무술관 신입생 심사 날이다.

도씨 가문은 제자를 거둠에 있어서 엄청 엄격한 편이라 다섯 관문을 통과하고 여섯 장수를 베었다 하더라도 입문하는 건 아니다.

3개월간의 훈련을 거쳐 심사를 넘어야만 정식으로 입문하게 된다.

예년에도 신입생 심사는 매우 중요했지만, 총적으로 보면 그리 엄숙한 편은 아니었다.

긴장하는 사람들도 신입생뿐이고 이미 입문한 다른 제자들은 전혀 개의치 않아 했다.

하지만 오늘 도가네 무술관은 서릿발이 치고 있다.

그 이유로는 도씨 가문의 가주만이 온 것이 아니라 선임 가주와 덕성과 명망이 높은 도씨 가문 어르신 도주원도 왔기 때문이다.

그들이 무슨 이유로 왔는지 아무도 모르고 있다.

그렇게 이유 모를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낯선 두 사람의 모습이 사람들의 눈앞에 나타났다.

낯설기는 하지만 또 익숙한 듯한 두 사람의 모습으로 제자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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