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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8화

바론 공작이 걱정해하는 모습을 보고 강미영은 한숨을 살짝 내쉬며 덧붙였다.

“언젠가는 마주해야 할 일들이고 이미 마음의 준비도 되어 있어.”

서울로 돌아오고 강유리의 결혼식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기로 했을 때부터 강미영은 이미 준비가 되어 있었다.

단지 싫어하는 사람을 만나게 될 뿐이고 하물며 잘못한 것도 없는 강미영이라 두려울 것도 없었다.

그전까지 숨으면서 지낸 것은 전반적인 정세에 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안 돼. 내가 아직 준비되지 않았어.”

바론 공작은 갑자기 나지막이 말하고 난 뒤, 자리에서 일어서서 밖으로 걸어갔다.

“......”

이에 강미영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

‘준비? 뭘 준비한다는 거지?’

바론 공작은 고씨 가문 사람들을 싫어하고 가식적인 그 인간쓰레기를 만나서 본때를 보여줄 것이라며 수도 없이 상상했었다.

하지만 단 한번도 이런 상황에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본때를 보여주기는커녕 자신의 신분도 제대로 밝힐 수 없는 노릇이니 너무 분하기만 했다.

하여 바론 공작은 지금, 이 상황에서 만나는 것을 싫어하고 받아들일 수 없었다.

정원 안의 햇살은 더없이 푸근하고 아름답다.

바론 공작은 불쾌한 기분으로 한창 바둑을 두고 있는 두 사람 곁에 이르렀다.

정신을 가다듬고 바둑에 집중하고 있는 두 사람을 바라보면서도 기분이 좀처럼 안정되지 않아 휴대전화를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며 밖으로 나갔다.

본래 신체도 우람한 편이라 나타나기만 하면 카리스마가 넘치는데, 성을 내고 있을 때 그 분위기는 더더욱 장난이 아니다.

육시준과 강학도는 이상함을 감지했지만, 바론 공작이 먼저 입을 열지 않자 선뜻 물어보지 않았다.

바론 공작이 전화하며 밖으로 나가자, 강학도는 그제야 육시준과 눈을 마주치며 나지막이 물었다.

“쟤 왜 저래?”

그러자 육시준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도 잘 모르겠는데, 이제 막 이모님과 얘기를 끝낸 것 같습니다.”

이에 강학도는 손동작을 멈추더니 안색도 살짝 변했다.

“......”

육시준은 고개를 들어 조용히 강학도를 훑어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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