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36화

작가: 노혜아
바론 공작의 말은 강유리를 감동하게 했다.

다만 멀어지는 차를 보고 있자니 강유리는 방금까지의 모습이 조금 부끄러워져서 일부러 더 날카롭게 말했다.

“온 가족이 다시는 헤어지지 않을 거라니 무슨,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닌데.”

“그러니까! 저 사람 우리 아빠 맞아? 아무래도 아빠가 귀신에 홀렸나 봐.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인사도 제대로 못 했네!” 릴리가 잠시 멈칫하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근데, 귀신에 홀린 건 언니도 마찬가지인가 봐?”

“그만! 그만 말해!”

“......”

두 자매가 아빠와의 작별 인사를 곱씹고 있을 때, 육시준과 강미영은 아무 말이 없었다.

아직 제대로 된 이별을 경험해 보지 못한 그녀들은 그게 얼마나 잔인한 일인지 제대로 깨닫지 못했다.

릴리가 제일 먼저 차에 올라탔고, 육시준이 차 문을 열어 주자 강미영도 그 위에 올라탔다.

바로 그때, 고정남과 그 형제 역시 주차장에서 도 선생을 배웅하는 중이었다.

고정남이 고개를 돌렸다가 마침 강유리 일행이 그곳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눈을 빛내며 달려와 인사를 했다.

“아이고, 이런 우연이 있나요!”

“그러게 말입니다. 방금 위층 룸에서 고 대표님이 급하게 들어오는 거 봤습니다.” 육시준이 숨김없이 말했다.

고정남이 자신의 차 뒤편을 바라보는 육시준의 시선을 알아채고는 급히 고개를 돌려 육시준을 바라봤다.

육시준이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아주머니께서 고 사장님이 집으로 방문하실 거라는 걸 듣고 이 기회에 사장님이랑 만날 기회가 생겼다고 좋아하셨는데 아무래도 사장님은 다른 쪽으로 마음을 정하신 것 같아 아쉽습니다.”

고정남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그분은 지금 어디에 계시나요?”

육시준이 대답했다. “오늘 밤 비행기라 급히 가셨습니다.”

“......”

고정남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육시준을 죽어라 노려봤다.

이제야 고정남의 머릿속에서 뭔가 맞춰지기 시작했고 그럴수록 고정남의 얼굴이 더 험악하게 변해가더니 한가지 생각이 머리를 때렸다.

‘설마 오늘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737화

    “맞아. 설 전날, 고씨 집안에서 우리 뒤를 밟았고 고정남은 그때 호기심이 생긴 모양이야.” 육시준이 감정 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강유리가 아직 입을 열기도 전에 릴리가 머리를 앞으로 내밀었다. “왜 우리 엄마한테 호기심이 생겼는데? 그 사람 우리 엄마 알아? 엄마랑 뭘 하려고 그러는데?” 강유리가 온화하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제대로 앉아야지, 안전벨트도 하고.”릴리가 웃으며 고개를 젓더니 애교를 부렸다. “아잉, 형부가 운전을 이렇게 천천히 하는데 무슨 문제가 생긴다고.”“그래도 제대로 앉아야지. 아직 아버지 비행기 안 타신 거 알지? 말 안 들으면 공항으로 보내 버릴 거야.” 성홍주가 화난 척 릴리에게 말했다. 그걸 들은 릴리가 재빨리 자리로 돌아가 안전벨트를 했다. “제대로 앉았어요, 보내지 마세요!”강학도가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더니 릴리를 칭찬했다. 릴리 덕분에 앞서 이어지고 있던 대화가 끊어지게 되었고 강유리는 백미러를 통해 외조부의 표정을 한 번 살피더니 이 일에 대해 더 묻지 않기로 했다. 육시준이 천천히 차를 몰아 JL 빌라 앞에 도착하자 정문 근처에 서 있는 검은색 차 한 대를 발견했다. 차 안에는 운전수만 있었으며, 그들이 돌아온 걸 확인하더니 어디론가 급히 전화를 거는 듯했다. 고정남이 일찍이 사람을 보내 거기서 기다리라고 한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보고 멀어진 강유리의 근심이 더 깊어졌다. ......한밤 중의 JL 빌라는 조용했다. 올해 설 연휴는 강유리가 살아온 20년 동안 가장 따뜻하고 북적였다. 작년에도 가족끼리 연휴를 보낸 건 맞지만 그 집은 그녀가 쉽게 어울릴 수 있는 가족이 있는 곳은 아니었고, 올해는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이 동시에 있으니 더 색다른 기분이었다.다만, 그 느낌이 너무 짧았기 때문에 행복감을 느끼는 동시에 현실이 아니라고 느껴지기도 했고 그 떠들썩함 뒤에 오는 외로움이 너무나 컸다. 외할아버지와 릴리가 잘 있는 것을 확인한 강유리가 씻고 나와 이불 속에 몸을 웅크렸다. 침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738화

    새해가 되고 성씨 집안 사람들은 강씨 집안에 돈을 요구할 생각이었으나, 얼마 들어있지도 않은 세뱃돈을 받게 될 줄은 몰랐다. 원래대로라면 마음을 가라앉힌 후 성신영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었지만 바로 다음날 성신영을 바로 만나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성신영이 그들을 찾아온 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집을 돌려달라고 협박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문제였지만, 그래도 성신영은 친절히 그들에게 고급 호텔을 예약해 주었다. 호텔은 딱 하루만 예약이 되어 있었고, 장기 식권도 없어서 왕씨 집안 사람들이 불만을 표시하자 육경원이 불같이 화를 냈다. 육경원은 왕씨 집안 사람들과 더 이상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다며 상의도 없이 바로 사람을 불러 왕씨 집안 사람들을 내쫓아 버렸다. 왕씨 집안 사람들은 욕을 하며 들어온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다시 쫓겨나고 말았고, 별장촌의 블랙리스트에 이름까지 올리게 되었다. 하지만 차마 그럴 수 없었던 성신영이 왕소영에게 호텔을 예약해 하루를 묵을 수 있게 해주었다. 그날 밤, 누군가는 걱정에 쉽게 잠에 들 수 없었고, 다른 누군가는 더더욱 잠에 들 수 없었다. 고정남은 한참을 주차장에 서있다가 결국 차에 올라타 공항으로 달려갔다.공항으로 가는 길에 고정남은 전화를 몇 통이나 했다.자신의 모든 인맥을 활용해 오늘 밤 출발하는 전용기 중 육씨 집안의 전용기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고정남은 그날 밤의 모든 비행기 출발 시간을 늦췄다. 고정남은 이제 강씨 집안의 그 딸이 자신이 찾던 사람이라는 것을 어느 정도 확신하고 있었고, 육시준 그 자식은 여전히 마음에 안 들었지만 그래도 육시준이 비행 일정을 알려준 걸 보면 그도 자신을 도와주려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고정남은 자신이 시간에 맞춰 공항에 도착할 수 있다면 다시 한번 그녀를 만날 수 있으며, 자신이 고의로 그녀를 기다리지 않은 게 아니라 이번 손님이 정말 중요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할 생각이었다. 고정남이 열심히 머리를 굴렸지만 오늘 육시준이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739화

    육청수의 무례한 태도에 화가 날 법도 했지만 강미영은 애초에 그의 태도를 신경조차 쓰고 있지 않았기에 조금도 불쾌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그저 방금 육청수가 했던 말에 놀랍다는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래요? 사람을 만날 시간은 없는데 절 조사하실 시간은 있으셨나 봐요.”육청수의 얼굴색이 조금 변했다. “….”“요즘 저희를 그렇게 조사하고 다니신다기에 저희한테 관심이 정말 많으신 줄 알았죠. 제가 잘못 생각했나 보네요.” 강미영이 육청수의 얼굴색이 변한 건 보이지도 않는 듯 말을 이었다. 그때 육청수가 꼬투리를 잡았다. “저희?”강미영이 웃었다. “네. 저 혼자 송씨 집안 사람들을 만난 건 아니니까요. 벌써 다 알고 계신 거 아니었어요?”육청수가 대답 없이 진중한 얼굴로 강미영을 바라보며 그녀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하지만 강미영은 원하는 대로 해줄 생각이 없는지 천천히 물을 한 입 마신 후 손을 들어 종업원을 부르더니 음식을 주문했다. 테이블 간 간격이 있었기에 어느 정도 사생활이 보장되는 곳이었지만 점심시간에도 사람이 많지 않아 너무 조용한 탓에 옆 테이블의 이야기가 다 들릴 정도였다. 육청수는 옆 테이블에 범상치 않은 외모의 남자가 그가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그곳에 앉아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육청수는 그저 강미영이 주문을 마친 뒤에도 말을 이어가지 않아 답답해하며 물었다. “혼자가 아니라면 누구랑 갔지?”“당연히 바론이죠. 오늘은 처리할 일이 많아서 도저히 시간을 못 내는 바람에 저만 왔어요, 양해 부탁드릴게요.”말투만 우아하고 예의가 발랐을 뿐, 실상은 방금 육청수가 강미영에게 했던 말을 그대로 돌려주는 조금도 온화하지 않은 내용이었다. 그 말을 들은 육청수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더니 물었다. “그럼 오늘은 고작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나를 불러냈단 말이냐?”강미영이 웃으며 대답했다. “저희한테 호기심이 많으신 것 같은데 당연히 직접 찾아뵈어야죠. 만나게 될 사람들은 어떻게든 만나게 되어 있으니 그렇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740화

    육청수는 괜히 더 말했다간 본인에게도 좋을 게 없을 것이라는 걸 깨닫고 더 이상 아무 질문도 하지 않았다. 자신 앞에 앉아 있는 이 여자는 신분은 낮을지언정 말싸움 실력은 낮지 않았다. 육청수는 앞으로 이 여자에게 시간을 쏟지 않기로, 그리고 강씨 집안의 일에 수를 쓰지도 않기로 했다. 그저 결혼식 날 이들이 무엇을 가지고 일을 벌일지 보고 싶었다. 밥맛이 없어진 육청수는 할 말을 다 했다고 생각했는지 몸을 일으켰다. 밖으로 나가던 육청수가 고개를 돌려 옆 테이블을 바라보자 그곳엔 옆모습만 봐도 누구라도 눈을 뗄 수 없을 것 같은 뛰어난 외모를 가지고 있는 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육청수는 마음이 심란해 더 이상 생각하지 않고 시선을 돌리더니 그곳에서 멀어졌다. 육청수가 떠나고 난 뒤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남자가 몸을 일으켜 강미영의 반대편에 앉았다.식당 종업원이 아무 반응이 없는 강미영을 보고 상황을 이해했다는 듯 식기를 다시 세팅해 주었다. 분위기가 우울해지자 강미영이 바론 공작의 차갑고 불쾌하다는 얼굴을 보며 물었다. “육 어르신이 각박한 사람이라는 건 알고 있었잖아, 이미 조사까지 했으면서 굳이 화낼 이유가 있어?”바론 공작이 차갑게 대꾸했다. “육씨 집안에 어른이 없다는 거짓말을 하니까…”“나이만 어른이 아니라 진짜 어른을 뜻하는 거잖아.” 강미영이 담담하게 말했다. 실제로 육시준이 육씨 집안에 더 이상 어른이 없다라고 말한 것은 육시준도 육청수를 집안의 어른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의 결혼은 육시준만 강유리의 곁에 서준다면 큰 문제가 될 게 없었다. 집안 배경, 이익 관계 같은 것들은 중요하기도, 전혀 중요하지 않기도 한 것이라는 것을 강미영도 뒤늦게 깨달았다. 두 사람의 마음이 맞아 서로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앞으로 달려 나간다면 그 무엇도 둘 사이를 가로막지 못할 것이다. 다만 둘 중 하나라도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면 그 관계의 끝은 오직 비극일 것이다. 바론 공작 역시 그것을 모르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오늘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741화

    바론 공작의 기대치는 단 한 번도 낮아진 적이 없었다.다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걷잡을 수 없이 커졌기 때문이다.그는 지금 최선을 다해 장악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장악하고 강유리의 행복을 위해 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싶을 뿐이다.“처음부터 장악할 수 없는 일들도 있는 법이야. 어쩌면 처음부터 우리가 내린 결정이 잘못이었을 수도 있어.”강미영은 나지막이 의미심장하게 속삭였고 바론 공작은 정신을 차리며 물었다.“뭐?”이에 강미영은 한숨을 쉬며 말머리를 돌렸다.“가자. 이제 공항으로 가야 할 시간이야.”강민영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숨기라고 한 강학도는 바로 이런 결정적인 중요한 시기에서 착오가 생기지 않게끔 하기 위해서였다.여러 해 동안 준비해 왔는데, 갑작스러운 충동으로 모든 걸 망치게 할 수는 없었다.빚은 언제든지 돌려받아야 하지만, 아직은 그때가 아니었다.설날의 기쁨이 지나고 나서 밀려오는 적막함은 여느 때와 달리 더없이 짙었다.강유리는 집에서 일주일 동안이나 휴식하고 나서야 겨우 살짝 기운을 차렸다.그것도 업무에 관해 걸려 온 전화로 강제로 말이다.구원 쪽의 계약서는 이미 체결했고 합작 홍보 방안에 대한 서류도 보내왔는데, 아직 답장을 얻지 못했다.관련 담당자는 내내 답장을 얻지 못하자, 행여나 업무상의 차질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하며 위로 보고했다.결국 관련 브랜드 담당자이자 강유리와 직접 계약을 맺은 사람으로부터 직접 전화가 걸려 왔다.“강 대표님, 지난번 합작에 대해서 혹시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라도 있습니까?”이에 강유리는 망연하기 그지없었다.“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요? 그런 거 없는데,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담당자는 머뭇거리며 다시 운을 떼기 시작했다.“그럼, 그 합작 홍보 방안에 대해서 이번 주 내로 답장 주시겠습니까? 요즘 결혼식을 앞두고 있다고 듣긴했는데, 행여나 방해되는 건 아닌지 해서 조심스럽게 연락드리는 바입니다. 하지만 요즘에 홍보해야 해서......”강유리는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하고 재빠르게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742화

    강유리는 전화를 끊자마자 도희에게 전화를 걸었다.“잘 만났어. 그리고 결혼식은 고씨 가문과 아무런 관련도 없을 거야. 구원 쪽에서 홍보 방안에 대해 뭐라고 그랬어?”도희는 멈칫거리더니 즉시 목청을 높였다.“대박! 이제야 내 질문에 답장하는 거야? 우리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기나 해? 만약 이번에 얘기도 제대로 되지 않고 공작님께서도 돌아오지 않으셨다면 우리 둘째 삼촌한테 부탁해서 널 시집보내달라고 할아버지하고 얘기까지 해 놓았어. 우리 도씨 가문은 영원히 네 친정으로 지켜줄 거니 그런 줄 알아.”이에 강유리는 눈꼬리를 실룩거리며 감동한 외에 살짝 어이가 없기도 했다.“됐거든.”그냥 간단하게 결혼하는 것인데, 굳이 그렇게까지 오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아버지”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절차에 지나지 않기에 별다른 흥미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왜 다들 내 손 잡고 날 보내려고 하는 거지......’“근데 왜 이제야 답장하는 거야? 너 나한테 속이는 거 있지? 안 되겠어. 내가 지금 갈게.”도희는 시름이 놓지 않아 당장 강유리를 찾으러 가려고 하며 전화까지 끊으려고 했다.그러자 강유리는 다급히 도희를 불렀다.“잠깐만! 일단 홍보 방안부터 보내 주면 안 돼?”결혼보다 합작이 더욱 중요한 일이니 더는 미루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도희는 몇 초간 멈칫거리고 나서 간단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별다른 특이한 점은 없어. 그냥 네 결혼식 끝나고 나서 레드브라이드 예매와 같이 출시하는 거야. 근데 난 결혼식이 좋은 홍보 기회일 거 같아서 가능하다면 결혼식 당일에 하고 싶어.”그러나 만약 고씨 가문에서 시집을 간다면 성신영에게 이목이 쏠릴 것이 불 보듯 뻔하다.게다가 성신영은 LK 주얼리 새 제품 “골든”을 착용하고 모습을 드러낸다고 한다.그때가 되면 아마 성신영에게 밀려 홍보 효과가 그다지 좋지 않을 수도 있다.강유리는 사색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해도 될 거 같아. 네 생각대로 하고 얼른 답장해 드려.”그 말에 도희는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743화

    그들의 방안에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강 대표님 결혼식에서 발표한다고 하셨습니까? 그럼, 언론사들도 초청할 것입니까?”이에 도희는 확실하게 대답했다.“물론입니다.”담당자는 잠시 멈칫거리더니 자기 의사를 밝혔다.“좋은 기회라는 점은 저도 잘 알고 있지만, 온라인에 적지 않은 스캔들이 돌고 있습니다. 강 대표님께서 고씨 가문 아가씨와 한 날에 식을 올린다고......”뒤에 말은 하지 않았지만,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다들 명확히 알고 있다.친 딸과 의붓딸의 대우는 분명히 다를 것이고 강유리는 그날에 분명히 성신영의 들러리가 될 것이다.남편 될 사람이 아무리 육시준이라고 한들, 홍보 효과는 아마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생각이 들었다.“같은 날에 식을 올리는 건 사실이지만, 고씨 가문과 그 어떠한 관계도 없습니다. 공인이었던 성신영 씨의 인품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시죠? 이런 방식으로 남을 짓밟는 건 지금껏 자주 사용해 왔던 성신영 씨의 수단에 불과합니다.”고희는 간들간들한 목소리로 설명했다.그러자 상대방은 몇 초 동안 망설이며 조심스러워했다.“알겠습니다. 우리 측에서도 좀 생각해 봐도 되겠습니까?”성신영의 인품에 대해서 그들도 똑똑히 알고 있다.만약 고씨 가문이라는 빽이 아니라면 그 누구도 성신영과 합작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그들은 강유리의 수단에 대해서도 명확히 알고 있다.스타인 엔터를 가장 좋은 사례로 들 수 있다.그때 스타인 엔터는 강유리의 맹렬하고 신속한 스카우트에 자기를 배신한 남자 친구를 땅바닥까지 떨어지게 하였다.지금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여론은 육시준이 뒤에서 받쳐 주고 있으며 요언을 물리칠 수 있다.그래서 고씨 가문과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 설명에 지켜보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도희는 그들의 우려를 잘 알고 있어 더는 말하지 않았다.“그렇게 하세요. 답장 기다리겠습니다. 그리고 강 대표님께 뜻을 잘 전달하겠습니다. 직접 나서서 그 우려를 물려 쳤으면 좋겠네요.”......강유리는 전화를 끊고 나서 바로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744화

    육시준은 순간 말 문이 턱 막혀 버렸다.차 키를 들었다고 해서 꼭 자기를 찾으러 온다는 보장이 없다고 생각하며 별로 미덥지도 않았다.그러나 오늘 강유리의 기분이 좋은 것을 보아 깊이 따지려고 하지 않았다.“술집에 갈 필요 없어. 요즘 그럴 시간도 없었을 거야.”그러자 강유리는 의문이 가득 찬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좀만 기다려. 이따가 집에 오면 직접 물어봐봐.”육시준은 멈칫거리더니 덧붙여 말했다.“그리고 그렇게 천진난만한 어린 소녀는 아니야.”단순하고 천진한 어린 소녀가 낯선 나라에서 인맥이 그 정도로 넓은 리가 없기 때문이다.만약 릴리 뒤에 사람을 붙이지 않았더라면, 은밀한 그 일을 알아내지 못했을 것이다.강유리는 눈썹을 들썩이며 문득 강민영의 묘지에서 돌아온 그날에 그들이 했던 대화가 떠올랐다.그때 육시준은 릴리는 아주 단순하며 강미영은 보호를 잘했다고 그랬었다.근데 이제야 그 뒤에 숨겨진 대단한 일을 발견한 듯하다.강유리는 육시준의 말을 믿고 차 키를 내려놓았지만, 요즘 릴리가 무엇을 하고 다녔는지, 육시준은 왜 갑자기 릴리에 대해 인상이 바꾸게 되었는지 참지 못해 캐묻기 시작했다.하지만 육시준은 덤덤하게 강유리를 풀어 주고는 대답하지 않고 냉정하게 침실로 올라갔다.그러자 강유리는 입을 삐죽거리며 치사하다고 속으로 생각했다.샤워를 마치고 육시준은 편한 잠옷으로 갈아입고 나왔다.아래층으로 내려오자 테블릿에 대고 정신없이 클릭을 하고 있는 강유리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진지한 모습은 요즘 슬픔에 잠겨 기운을 차리지 못하고 있던 때와 사뭇 달랐다.육시준은 그윽한 눈빛으로 강유리를 바라보며 이러는 것도 좋다며 생각했다.“자기야, 여기 와봐.”강유리는 고개를 들어 육시준을 보고는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그러자 육시준은 강유리 곁으로 다가가 앉으며 태블릿 화면을 보았다.“웨딩드레스 보고 있어?”“구원과 합작하고 있잖아. 그쪽에서 지금 컬래버 해서 홍보하고 싶다고 하는데, 괜찮다면 결혼식 웨딩드레스 그쪽 브랜드로 바꾸고 싶어.

최신 챕터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9화

    신주리는 고민하다가 말했다.“난 최근에 일이 많지 않아 괜찮지만 다음 달에 곧 새로운 촬영을 시작할 거야.”육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다음 달에 돌아가면 촬영 일정을 맞출 수 있어요.”육경서는 그들이 두어 마디 말로 일정안배를 끝내가 다급하게 입장을 밝혔다.“나도 있어! 주리가 돌아가지 않으면 나도 안 돌아갈래!”신주리는 흘겨보며 물었다.“넌 바쁘지 않아?”“마침 이 영화가 촬영을 마감할 예정이야. 기타 활동은 중요한 건 뒤로 미루고 중요하지 않은 건 매니저더러 거절하게 하면 돼.”육경서는 미처 깊게 생각하지도 않고 말했다.강유리는 반대하지 않고 귀띔했다.“강덕준 감독이 널 죽일 수도 있어.”육경서는 아랑곳하지 않았다.“괜찮아. 한 달뿐이잖아. 설마 날 따라 여기까지 오겠어?”강덕준이 그를 죽일지는 둘째치고, 어쨌든 지금 바론 공작은 그를 죽여버리고 싶었다.그는 그저 예의상 딸아이의 친구들을 초대해서 놀게 했을 뿐인데 결국 딸아이가 다음 달 귀국하는 일정을 안배하게 되다니?병원에서 육시준이 비아냥거리던 말을 그는 실행할 계획이었다. 단계마다 다른 이유로 딸을 만류하고 싶었고 시름 놓고 이곳에서 편히 안태하게 하고 싶었다.그러나 사위는...만약 자기 일을 다 처리했다면 남아있어도 괜찮았다. 부양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그러나 지금 덤으로 두 사람이 더 생겼고 또 이 두 사람은 시간 맞춰 돌아가야 했다. 돌아가지 않으면 재촉당할 것이 뻔하다.“두 분이 바쁘면 굳이 남지 않아도 돼. 유리는 지금 손님 접대하는 게 불편하거든.”그는 정색해서 다시 말했다.그러자 여러 가지 눈빛이 삽시에 바론 공작을 향했다......신주리와 강유리는 제작팀과 반나절만 휴가를 냈기 때문에 오후에 돌아가야 했다. 그러나 오전 시간만으로 두 친구가 얘기하기엔 터무니없이 부족해 강유리는 직접 감독에게 전화해 하루 연장했다.점심시간.신주리는 육시준의 자리에 앉아 강유리의 옆에 누워 계속 절친끼리 이야기를 했다.강유리는 이번에 단도직입적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8화

    저쪽에서 한참 동안 침묵이 흘렀다.상대방도 자신만큼 놀란 모습을 상상하며 육경서는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었다.그러나 생각지도 못하게 송미연은 놀랐지만 기뻐하는 기색이 없었다.“유리 찾으러 갔어? 프로그램을 녹화한다며 왜 그들을 찾으러 갔어? 거기는 시간이 아직 이르지 않아? 이맘때면 유리는 잠을 잘 자지도 못했을 건데...”송미연은 육경서가 철이 없이 강유리가 잘 쉬지 못하게 방해한다고 한바탕 야단을 쳤다.그러나 그녀의 말은 한 가지 중요한 소식을 알렸다.“진작 알고 있었어요?”“물론이지!”송미연은 자랑스럽게 말했다.“며느리가 임신했는데 이렇게 큰 소식을 어떻게 바로 나에게 알려주지 않을 수 있겠어? 경고하는데 너무 떠들지 마. 네 형수님을 화나게 하면 안 돼! 그냥 녹화만 잘하면 되는 거 아니야? 주리가 널 용서했어? 왜 돌아다니며 다른 사람의 가십거리를 알아내려고 해! 이번에 돌아와서 주리의 용서를 받지 못한다면 넌 아예 돌아오지도 마!”...화제가 자신을 욕하는 방향으로 변해버리자 육경서의 열정은 순식간에 식어버렸고 목소리도 누그러들어 어쩔 수 없이 말했다.“알았어요. 알았어요. 제가 원한 줄 아세요? 이것도 어쩔 수 없었기 때문이잖아요...”“뭐가 어쩔 수 없다는 거야? 모두 네가 자초한 거잖아! 쌤통이야!”“...”“섬에서의 상황이 어떤지 모르니 넌 주리를 잘 돌봐야 해. 난 실시간으로 라이브 방송을 살펴보고 있을 테니 넌 주리 괴롭히지 마.”송미연이 또 당부했다.육경서는 머뭇거리다가 정색해서 대답했다.“알았어요. 걱정하지 마세요.”송미연은 또 몇 마디 더 당부한 후 전화를 끊었다.육경서는 어두워진 휴대폰 화면을 보며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잘됐어. 아빠 엄마가 다 주리를 좋아하니 나중에 언제든지 주리는 억울함 당하는 일이 없을 거야. 적어도 내가 있는 한 억울함 당하지 않을 거야...”...점심은 빌라의 셰프가 만든 영양식이다. 맛은 좋지만 오래 먹으면 질릴 수 있어 강유리는 이 음식을 보며 저도 모르게 한숨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7화

    그러나 앉은 자리가 아직 따뜻해지기도 전에 육경서는 흥분된 듯 바로 일어나 소리쳤다. “뭐? 임신했다고?” 바론 공작은 짜증 섞인 눈길로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목소리 좀 낮춰. 뭘 그렇게 놀라!” 그는 지금까지는 침착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사실 소식을 들었을 땐 당황하고 흥분했던 걸 그가 모를 리 없었다. 육경서는 입을 막으며 어색하게 다시 앉았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반짝이며 감출 수 없는 흥분이 드러났다. ‘나 이제 삼촌 된다! 삼촌 된다!’ “의사가 말하기를 첫 3개월은 불안정하니까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아버지도 이 소식을 공개하지 말고 태아가 안정될 때까지 기다리자고 하셨다.” 바론 공작은 드물게 인내심을 가지고 설명했다. 그는 그 말을 끝내며 신주리를 한번 훑어봤다. “그래서 나는 유리를 위해 사람들을 안배해 가까이서 돌보게 한 거다.” 그의 시선을 느낀 신주리는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공작을 한 번 보고 다시 눈을 내리깔며 강유리의 아랫배를 바라봤다.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마치 한번 만져보고 싶은 듯했지만 참았다. 그녀의 눈은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고 육경서와 같이 흥분과 기쁨을 숨길 수가 없었다. 그녀는 강유리의 아랫배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서 지금 이 안에 작은 생명이 자라고 있는 거야?” “맞아.” 강유리가 그녀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신주리는 표정은 진지했지만 눈 속에 담긴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럼 만져봐도 돼?” 육경서도 순간 정신을 차리며 손을 내밀었다. “나도...” “안 돼!” “안 돼!” 두 명의 목소리가 동시에 차갑게 외쳤다. 그들의 무리한 요구를 바로 거절했다. 강유리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돌려 옆에 있던 두 남자를 쳐다봤다. 그녀는 그들에게 체면을 차리지 않았고 대신 신주리에게만 속삭였다. “조금 있다가 방에 들어가면 만져도 돼.” 육시준과 바론 공작은 동시에 얼어붙었다. ‘우리가 안 들릴 거라고 생각하나?’ 육경서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강유리를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6화

    육경서는 얼굴에 기쁨이 가득한 채 입을 열려던 순간 정원에서 누군가가 다가왔다. 그 사람은 유창한 한국어로 두 사람에게 따뜻하게 인사했다. “이쪽이 둘째 도련님이랑 신주리 씨 맞으시죠? 강유리 아가씨께서 이미 기다리고 계십니다.” “안내 부탁드려요.” 신주리가 부드럽고 예의 있게 대답했다. 육경서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이 사람, 왜 이렇게 때맞춰 나타나는 거지? 다른 때는 왜 안 오고, 바로 이때 오냐고!’ “잠깐만요. 저희 형수 말고 일단 먼저 빌라를 둘러보고 싶어요!” 그가 급하게 발걸음을 옮기며 안내하는 집사를 붙잡았다. 집사는 그의 눈을 한 번 쳐다본 뒤 다소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멈췄다. 신주리는 미소를 띤 채 침착하게 말했다. “미안해요. 낯을 가려서 그래요.” 육경서는 혼란스러웠다. ‘이게 무슨 말이야? 내가 낯을 가린다고? 왜 그렇게 갑자기...’ 집사는 이해한 듯 웃으며 공작님도 그들의 방문을 매우 기쁘게 생각해 오늘 특별히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육경서는 그 한마디도 제대로 듣지 않았고 눈앞의 신주리를 원망스러운 눈길로 바라봤다. ‘주리는 도대체 이게 무슨 뜻이야? 너무 쉽게 대답해서 다시 부정하려는 건가?’ 그들이 정원으로 들어섰고 이곳은 여전히 고요하고 우아한 분위기였다. 뜨거운 태양 아래 한쪽에서 차와 다과가 준비된 작은 테이블이 보였다. 강유리는 햇볕을 가린 파라솔 아래에 앉아 있었고 그 앞에는 육시준이 전화를 끊고 있었다. 바론 공작이 불만을 표하며 입을 열었다. “하루 종일 그 전화기 들고 있으면 안 돼! 그렇게 바빠? 전자기기 방사선이 얼마나 해로운지 알지? 의사 선생님이 말했잖아. 첫 세 달은 불안정하다고, 푹 쉬어야 한다고!” 육시준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지난달에 돌아갔으면 이미 처리했을 일인데요.” 바론 공작은 얼굴에 불편한 기색이 스쳤다. “일이라는 게 끝날 수 있나? 돌아가면 내 딸과 시간을 제대로 보낼 수 있을까 몰라!” 육시준이 말하려던 순간 강유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5화

    감독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강하게 반박하지도 못하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규정에 따르면 녹화 중에는 제작진 팀을 이탈하면 안 됩니다.” 역시나 신주리는 가볍게 되물었다. “녹화 시작할 때 그런 규정은 없었잖아요? 갑자기 추가된 건가요?” “그건 아니지만 지금 상황이...” “그럼 우리를 일부러 견제하려는 건가요? 그럼 그냥 프로그램 안 하면 되죠?” 감독은 말문이 막혔다. 사실 첫 번째 시즌에서 육경서가 사고를 당한 이후로 그는 이미 이 두 사람에게 꼼짝 못 하고 있었다. 조건을 협상하든 규칙을 정하든 이 둘이 하겠다고 하면 다행이고 안 하겠다고 하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될 판이었다. 결국 이를 악물고 그는 포기했다. “알겠어요, 알겠어! 두 분 다 제가 졌습니다! 하지만 어디 가든 꼭 행선지를 알려주시고 제작진 팀에서 두 분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걱정 마세요. 너무 오래 걸리진 않을 거예요. 점심 먹고 바로 돌아올게요!” 신주리가 대범하게 말했다. ‘점심도 먹고 온다고?’ 하지만 그가 불만을 표현하기도 전에 두 사람은 이미 유유히 그의 앞을 지나쳐 나가버렸다. 호텔 문을 나서자마자 감독은 서둘러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전화기 너머로 나른한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강 대표님, 경서 씨랑 주리 씨가 지금 강 대표님을 만나러 갑니다! 그런데 프로그램 효과를 위해서 행선지에 대한 건 절대 발설하시면 안 됩니다!” 감독이 진지하게 말했다. 강유리가 태연하게 대답했다. “만약 제가 발설하면요?” 감독은 순간 당황했다. 그는 이런 대답을 예상하지 못했다. ‘아니, 이건 우리 회사의 프로그램 아니었나? 이렇게 마음대로 행동해도 되는 거야? 시청률이 안 오르면 강 대표님에게도 손해 아닌가?’ 감독은 빠르게 머리를 굴리며 어떻게든 이 대형 회사를 설득해야겠다고 결심했지만 강유리는 그의 말을 끊으며 다시 말했다. “농담이에요. 발설하지 않을 테니 걱정 마세요.” 감독은 긴 한숨을 내쉬며 안도했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4화

    비행기에 오를 때 각자 다른 생각을 품고 있었고 내릴 때도 마찬가지였다. 목적지에 도착했을 땐 이미 다음 날 새벽이었다. 제작진 팀은 미리 준비한 차를 타고 그들을 예약된 호텔로 보냈다. 해변가에 위치한 경치가 아름다운 5성급 호텔이었다. 모두들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에 제작진 팀 정말 큰돈 쓴 거네! 이게 진짜 여행 같아!” “그렇지. 갑작스러운 느낌도 있지만 일정은 꽤 합리적이네!” “응, 또 감사한 건 처음에 우리 주리랑 경서에게 그 사건이 터진 후로 대우가 점점 더 좋아졌다는 거야. 그들은 정말 목숨을 걸고 얻은 거라니까!” 모두가 웃으며 체크인 절차를 마쳤다. 그때 감독 팀에서 메시지가 왔다. “오늘 밤은 여기서 쉬고 내일은 섬으로 갑니다.” 모두들 당황했다. ‘그래서 목적지는 여기가 아닌가?’ “목적지는 반대편에 있는 작은 관광 섬입니다. 규모는 작지만 최근 몇 년 동안 관광업이 급성장했습니다. 얼마 전 이 섬의 소유자가 바뀌어서 다시 한번 큰 화제를 일으켰죠.” 감독이 그렇게 말하자 신주리는 점점 더 익숙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게 바론 공작이 유리에게 선물한 섬이죠?” 감독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육경서는 감탄하며 물었다. “그럼 어떻게 우리 형수를 설득했어요?” 감독 팀은 미소를 지으며 답하지 않았다. 실시간 채팅창에서는 감탄이 이어졌다. [유리 언니가 이번 프로그램을 위해 진짜 대규모로 투자한 거네!] [하하하, 유리 언니가 투자한 건 아니야. 그냥 완전 부모님에게 의지하고 있는 거지! 그리고 그 덕분에 도련님과 미래의 동서가 혜택을 보는 거고!” “나도 섬 주인 언니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번에 유리 언니 우정 출연할지 궁금하다!” 아침 식사 후 모두 방으로 돌아가 시차를 맞추기 위해 잠을 청했다. 카메라는 잠시 쉬어갔다. 신주리는 비행기에서 잠깐 눈을 붙였기에 이제는 전혀 졸리지 않았다. 그녀는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후 모자와 선글라스를 쓰고 호텔 방을 몰래 빠져나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3화

    심지어 원피스까지 캐리어 하나에 다 준비해 놨다. “안 믿을지 몰라도 내가 쇼핑 리스트까지 작성했어. 엄마한테도 참고를 부탁했거든! 원피스는 엄마가 골랐어. 안심해, 눈썰미는 진짜 좋아!” 말을 하면서 그는 정말로 쇼핑 리스트를 꺼내서 신주리에게 보여줬다. 신주리는 그 리스트를 보지 않아도 이미 믿고 있었다. 심지어 조금 놀랐다. “너 그럼 네 짐은 어쩌고? 얼마나 챙겨왔어?” “짐 하나야. 나중에 필요하면 제작진 팀에 부탁할 거야!” 육경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말했다. 신주리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가 너무 오랫동안 육경서를 바라보고 있었던 탓인지 휴대폰을 들여다보지 않은 채 그를 쳐다보던 신주리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챈 육경서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봤다. “왜?” 신주리는 아무 말 없이 시선을 돌려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렇게 많아?” 육경서는 묘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렇게 많은 건 아니야. Y 국에 있는 우리 회사 지사에서 몇 가지 더 준비해 줬거든...” 그가 말을 하다 갑자기 멈칫했다. 불필요한 말을 했다는 걸 깨달은 듯했다. 신주리는 그 모습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 그녀의 머릿속에 갑자기 대담한 생각이 떠올랐다. “이번 목적지는 네가 제작진 팀에 요청한 거 아니야?” “무슨 말이야? 내가 그런 사람인 줄 알아?” 육경서는 당황한 듯 대답했다. “네가 그런 사람 아닌가?” 육경서는 잠시 생각에 잠긴 후 고백했다. “맞아, 그런 사람일 수도 있어.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아니야! 사실 내가 쓴 목적지는 원래 해변이었어. 이런 건 결국 다 준비해야 할 것들이잖아.” 신주리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이제는 아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다른 한편에서는 서진태와 소지석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서진태는 진지하게 소지석에게 도씨 가문의 그 양성 계획에 대해 물어보았다. 이 계획은 너무나도 비상식적이어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 없었다. 완전히 그들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2화

    [하하하, 이게 무슨 이상한 조합이야? 어쩐지 묘하게 어울리기도 하고 또 웃기기도 하네!] [처음부터 차 안에서 자리싸움만 아니었어도 이렇게 어색하지는 않았겠지.] [우리 지원 언니 한마디로 모든 흐름이 뒤집혔어!] [강미영은 도대체 무슨 속셈이지? 우리 지석이를 일부러 피하는 거야?] [다시 한번 말하지만 소지석 팬들 너무 이기적이지 마! 누구든 미영 언니에게 다가갈 수 있고 미영 언니는 모두를 거절할 권리가 있어!] 좌석이 정리되고 비행기가 이륙을 준비하자 라이브 방송은 일시적으로 종료되었다. 이런 24시간 라이브 촬영 프로그램에서도 이렇게 잠깐 동안만은 각자가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강미영은 라이브 방송이 종료된 뒤 의아한 표정으로 한지원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왜 한지원이 굳이 자신과 함께 앉으려고 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물론 지금 상황에서 누가 자신에게 같이 앉자고 했어도 마다하지는 않았겠지만... “미영 언니, 난 저 커플 팬이야.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얘기해. 그러니까 제발 내 최애 커플 깨지지 않게 도와줘!” 한지원은 진지한 얼굴로 이유를 털어놓았다. 강미영은 살짝 멍해지더니 결국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알겠어, 앞으로 네 최애 커플 잘 지켜주도록 할게.” 한지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밝게 웃었다. “정말 고마워! 덕분에 내 최애 커플이 마음 편히 연애할 수 있게 됐어!” 강미영은 눈가를 약간 찡그리며 물었다. “근데 언제부터 걔네 둘의 팬이 된 거야? 그리고 지금 걔네 둘 관계 꽤 안정적이던데 내가 굳이 뭐 하러 그걸 망치겠어?” 한지원은 고개를 저으며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미영 언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중요한 건 이런 카메라 밖에서의 달달한 순간들이지.” 강미영은 순간 뭔가를 깨달은 듯 눈썹을 살짝 치켜세웠다. “혹시 영감이라도 떠오른 거야?” 한지원은 멍하니 있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언니의 작은 호의 하나가 한 명의 유명 만화가를 탄생시킬 수도 있어!” 강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1화

    그는 단지 이런 행동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강미영에게 그를 좀 더 이해할 기회를 주고 소지석에게는 그가 혼자서만 밀어붙이지 않도록 눈에 띄게 하려 했다. 그러나 이 행동을 알아본 사람들도 있지만 일부 팬들은 그를 오해하거나 비판하기도 했다. [솔직히 말해서 서진태는 너무 경계가 없지 않나요? 경쟁하고 싶다 해도 이렇게까지 급하게 해야 하나요? 왜 꼭 같이 앉아야만 하는 거죠?] [맞아요! 강미영 언니는 분명히 불편해 보였고 바로 피해서 조수석에 앉았잖아요!] [좋아한다고 해도 좀 경계를 두고 해야죠.] [근데 소지석 팬들 너무 이중잣대 아니에요? 오빠가 같이 앉고 싶으면 직설적으로 다가가도 ‘멋지다, 드디어 마음을 표현했다!’고 하는데 서진태가 다가가면 ‘경계가 없다’고 비판하잖아요?] [맞아요. 서진태는 사실 강미영 언니와 앉고 싶은 것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던 거죠.] 댓글창은 점점 떠들썩해졌다. 신주리와 육경서의 강미영에 대한 이해도는 완벽했다. 감정상에서 경쟁이 시작되면 그녀는 주저 없이 피할 것이다. 강미영은 감정을 물건처럼 경쟁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성격의 프로그램에서는 남성들끼리의 경쟁이나 여성들끼리의 경쟁이 감정을 더 순수하지 않게 만들 수 있고 로미오와 줄리엣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결국 그런 외적인 압박이 감정을 더 강화시키는 효과가 생기게 된다. 사실 그들이 정말 사랑하는 건 아닐 수도 있다. 단지 지는 걸 참지 못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그녀와 고정남의 관계도 그랬다. 주위에서 반대할수록 더 진지하게 여겨졌던 그 감정이었지만 결국 그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 엉망이 된 감정이었음을 깨달았다. “네가 졌으니까 내 선물 잊지 말고 사 와.” 신주리는 자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육경서는 그 결과를 보며 입술을 삐죽 내밀고는 돌아서서 그녀에게 엄지를 치켜들었다. “이번엔 네가 이겼어.” 신주리는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이번? 그럼 다음에도 나랑 내기할 거야?”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