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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4화

식사가 끝난 뒤, 바론 공작이 짧게 숨을 내쉬더니 내일 출발할 예정이며, 그쪽의 일이 다 처리가 되면 공명정대하게 돌아와 강유리의 결혼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육시준은 바론 공작이 그렇게 말할 것이라고 예상했는지 이미 준비가 끝났다고 말했다.

릴리가 급하게 손을 들더니 말했다. “난 안 갈래요! 유리 언니랑 결혼식 날까지 여기서 외할아버지랑 같이 지내기로 약속했어요!”

강미영이 생각도 안 해보고 릴리의 말을 거절했다. “안돼. 이 정도 놀았으면 됐지, 학교는 안 갈 거야?”

그러자 릴리가 얼굴색 하나 안 바뀌고 말했다. “아이, 학교에서 배우는 거 이미 다 아는 거라고요! 그냥 가서 시간만 떼우다 오는 건데 그럴 거면 그냥 여기서 외할아버지랑 시간 보내는 게 훨씬 나아요!”

강미영이 릴리에게 뭐라고 하려고 할 때, 강학도가 중간에서 입을 열었다. “가기 싫으면 가지 말렴, 여기서 외할아버지랑 같이 보내자꾸나.”

강미영이 눈썹을 찌푸리며, 마음에 안 든다는 말투로 말했다. “아버지!”

강학도가 어쩔 수 없지 않냐는 표정으로 강미영을 달랬다. “여기까지 오는 게 쉬운 일도 아닌데, 애한테 너무 그러지 말아라.”

“그런 게 아니라 저는…”

“제 언니랑 형부도 여기 있는데 무슨 문제가 생기겠니, 걱정은 넣어둬라.”

“......”

강미영이 잠시 생각하더니 강학도의 뜻을 이해한 듯했다.

고정남의 태도로 보아 그를 이기기 위해선 결국 소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데, 어차피 소란이 일어나야 한다면 결혼식 날보단 고정남에게 시간을 더 주는 편이 모두에게 더 좋았다.

육시준이 강학도와 그 옆에서 고민하고 있는 강미영을 보더니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릴리는 저희가 잘 보살피겠습니다.”

바론 공작이 그날 오후 강미영이 했던 ‘세상엔 피할 수 없는 일이 있고 결국 그 일에 맞서야 한다’는 말을 기억해 냈다.

그때 강미영은 분명 모든 준비를 다 했다고 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듯한 릴리를 보니 그 말이 틀린 것 같았다.

“좋아, 그럼 여기 남는 걸로 하자.”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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