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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7화

순간 애교 섞인 목소리는 온데간데 없어지고 당황해 마지 못한 목소리만 울렸다.

“아버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고정남은 무거운 소리로 타일러 주었다.

“다른 뜻은 없다. 강씨 가문에서 너를 키워주셨잖아. 결혼하고 나서 첫 새해를 맞이하는데, 당연히 그 댁 어르신부터 찾아봬야지 않겠냐. 내일 내가 직접 데리러 갈 테니 그렇게 알고 있거라.”

“......”

이에 성신영은 말 문이 막혔다.

강미영은 강학도 따라 서재로 들어간 뒤로 이틀 동안 넋이 나가 있었다.

강유리가 옆에서 뭐라고 하던 뒤늦게 반응하며 대답하곤 했다.

바론 공작은 정신이 다른 곳으로 가 있는 강미영을 바라보며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새해 이튿날 오후의 햇살은 더없이 푸근했다.

육시준은 강학도와 정원에서 바둑을 두고 있으며 릴리는 강유리를 붙잡고 2층 베란다에서 웨딩 사진을 보고 있다.

웨딩 사진을 보면서 릴리는 역시 멋진 신랑을 찾아야 한다면 연신 감탄했다.

그리고 강미영은 소파에 앉아 손에 잡지 한 권을 들고 있는데, 10여 분이 지나도록 한 페이지도 넘기지 않았다.

바론 공작은 본래 정원으로 가서 바둑 구경을 하려고 했으나, 거실을 지날 때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강미영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그 페이지가 그렇게 재미있어?”

“......”

묵직하게 울려 퍼지는 목소리에 강미영은 화들짝 놀라며 어깨까지 떨었다.

그러더니 순간 정신을 차리며 고개를 숙여 잡지를 보았다.

“그럭저럭 괜찮네. 당신 딸 디자인 실력도 점점 느는 것 같아. 특히 신부 머리 장식품 세트에는 재기가 어려 있어.”

“지난번에도 예쁘다고 했었어.”

바론 공작의 목소리에는 그 어떠한 감정도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자 강미영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웃었다.

“그때는 머리 장식품만 봤었잖아. 참, 이거 좀 봐봐. 구원의 웨딩드레스인데, 레드브라이드하고 어울릴 것 같지 않아? 요즘 두 회사에서 합작하고 있다던데, 아마 이 웨딩드레스가 그들의 첫 번째 작품인 것 같아......”

“미영아, 여러 해 동안 합작해 오면서 난 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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