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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4화

건조한 손바닥으로 따뜻한 느낌이 밀려오자, 강유리는 온몸이 푸근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고개를 돌려 육시준에게 환하게 웃으며 강한 모습을 보였다.

“걱정하지 않아도 돼. 이미 지나간 일이고 난 괜찮아. 그 후로는 외할아버지께서 해주신 말씀만 기억하고 살았어. 외할아버지께서는 내가 크면 강씨 가문 전체가 내 것이라고 하셨거든.”

그들이 한 가족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때가 되면 강씨 가문에서 나가기만 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그전에 강유리는 성홍주에게 늘 기회를 주고 있었다.

명의상으로는 아버지인 성홍주에게 일말의 환상을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3년 전 어느 날, 성홍주는 성신영의 말만 듣고 매몰차게 강유리를 외국으로 버렸었다.

“근데, 참 이상해. 그 사람들하고 관계를 끊은 후부터 엄마에 관한 기억이 점점 또렷해지기 시작했어.”

“마음속에 너무 많은 사람을 품고 있으면 안 된다는 뜻일 거야.”

육시준은 덤덤하게 결론을 내리고 강유리는 이에 찬성했다.

“맞아, 마음이 가는 사람만 담으면 돼.”

더없이 차가운 밤바람에 나뭇가지는 찰칵찰칵 소리를 내고 있다.

고즈넉한 공원묘지에는 사람도 얼마 없고 조명에 비친 두 사람의 그림자는 아주 길었다.

강유리는 육시준의 손을 잡고 기억으로 들어갔다.

이때 육시준은 갑자기 뭔가가 떠올랐는지 문득 입을 열었다.

“장모님 돌아가시고 나서 이모님들은 돌아오신 적 있어?”

강유리는 눈살을 찌푸리며 생각해 보더니 답했다.

“아니, 이모는 돌아오지 않았어. 근데 우리 그 아빠는 돌아오긴 했어. 그 일로 여러 해 동안 이모와 연락도 하지 않았었어.”

그때의 강유리는 엄마도 이모도 모두 자기를 버린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래서 성홍주에게 모든 기탁을 몰아 부은 것이다.

그렇게 지내다가 몇 해 전에 이모는 돌아오기 싫어서 오지 않은 것이 아니라 올 수 없어서 오지 못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강유리 아버지는 아내인 강민영을 보내고 나서 다시 돌아갔었는데, 그때 그쪽은 이미 뒤죽박죽이 되었고 강미영도 모함받아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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