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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3화

“지금 우리가 타고 있는 이 차 말입니다, 혹시 차 번호가 육씨 가문 번호입니까?”

강미영은 관자놀이를 주무르며 눈을 감고 차분해지게끔 자기를 강요했다.

‘절대 육씨 가문까지 찾아오게 해서는 안 돼.’

오늘 밤 강씨 가문과 송씨 가문이 함께 식사 자리를 한 건 숨길 일이 아니다.

조금 전 쫓아 왔을 때도 분명히 강미영을 봤을 것이다.

고정남은 그 사람이 강미영이 맞는지 아닌지 긴가민가했을 수는 있지만, 적어도 마음속으로 의심이 우러난 것은 사실이다.

만약 육씨 가문까지 찾아갔다면, 멀지 않아 강미연까지 찾아내게 될 것이다……

문기준은 강미영이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 잘 모르지만,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기에 급히 설명해 주었다.

“아닙니다. 육 대표님이 직접 사용하시는 차량 말고는 그동안 공작님과 사모님을 모실 때 사용한 차량에는 그 어떠한 개인 정보도 적혀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이에 강미영은 마침내 한숨을 깊이 내쉬고 무너지는 모양으로 좌석에 기대어 평소의 모든 우아함을 잃었다.

문기준은 그런 강미영의 모습을 보고 의문이 두 눈에서 번쩍였다.

하지만 더는 묻지 않고 동네를 에두르며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JL빌라로 데려다주었다.

한편, 고정남은 차를 몰고 미친 것처럼 목적없이 대사관을 에두르며 몇 바퀴나 돌았다.

그러다가 마지막에는 급 브레이크를 밟으며 길가에 차를 대고 분노한 나머지 핸들에 대고 주먹을 내리쳤다.

마침 경적에 손이 닿아 귀를 찌르는 듯한 경적 소리가 울려 퍼졌다.

고정남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끝이 보이지 않은 밤거리를 바라다보며 울다가 웃기도 했다.

“살아 있었어! 살아 있을 줄 알았어!”

강유리 어머니가 일찍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고정남은 무척이나 슬펐지만 그사실을 받아들였었다.

그렇게 몇 해 동안이나 찾아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찾아내지 못했으니 이런 결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은 했었다.

다만 오늘 밤에 그 익숙하기 짝이 없는 그림자를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오매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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