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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3화

지금 다들 부자 집안의 질서에 적응을 다 한 모양이다. 남존여비에 장유유서…

중간에 앉아서 이 난장판을 지켜보고 있는 노인네는 이미 습관이 된 모양인지 아무 말도 하고 있지 않았다.

강유리가 뭔가 말하려던 참에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있던 육시준의 손이 살짝 그녀를 일깨웠다.

고개를 돌리니 웃음기 가득한 그의 얼굴과 마주했다.

왜 이러지 싶을 때 육시준은 고개를 숙여 그녀의 귓가에 대고 가볍게 말했다.

“할아버지가 알아서 하실 테니까, 우리는 옆에서 지켜보기만 하자.”

“…”

육시준의 따가운 기운이 귀에서부터 온몸으로 퍼져 온몸이 간질간질했다.

항상 무슨 일이 생기면 앞서서 해결해 온 강유리이기에 누군가의 뒤에 숨어있는 느낌을 거의 까먹을 뻔했다.

육 씨네 가족이랑 같이 지낼때만은 달랐다.

육지원이랑 송미연은 조그만 일이 있어도 항상 강유리와 육시준대신에 해결해 주기 때문에 강유리는 아무것도 할 필요 없이 사랑을 받기만 하면 됐었다.

하지만 이건 육 씨네에 있을 때만 한정된 거라는 걸 강유리도 잘 알고 있다.

자기 일에 있어서는 그래도 강유리가 직접 나설 수밖에 없다.

“괜찮아?”

육시준은 그녀의 의견을 다시 물어왔다.

강유리는 순진한 눈망울로 웃으며 육시준한테 대답했다.

“응. 할아버지가 계신다는 걸 까먹었어.”

왕 씨네는 방 하나 놓고 정신없이 다투기 시작했다. 이걸 본 강학도는 웃으며 그들을 말렸다.

“이런 작은 문제가지고 싸우면 뭐가 돼. 다들 가족인데, 이런걸로 감정 상하면 안 되지.”

“네가 손해 본 것도 아니니까 별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겠지!”

그 까탈스러운 중년 여자가 대뇌를 거치지 않고 막 말을 내뱉었다.

“왕소윤!”

왕순혁이 드디어 소리를 내서 제지했다.

하지만 높지도 낮지도 않은 목소리에 위엄함을 하나도 찾아볼 수가 없어서 더욱더 불만을 털어놓는 여자였다.

“맞잖아요! 갑자기 와서 저희 계획을 망쳐버린 게 아니라면 제가 왜 오빠랑 방 하나 가지고 다퉈야 해요?”

왕순혁은 경고하는 듯한 눈빛을 날리고 다시 머쓱하게 강학도를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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