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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1화

강유리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당연히 내 문제는 아니지! 이런 경우는 보통 남자들 탓이거든.”

육시준의 안색은 갑자기 안 좋아졌다.

“내 능력을 아직도 잘 모르겠어?”

“…”

갑자기 이러면 반칙이지.

“아니면 오늘 밤에 한 번 해봐?”

“아니, 아니. 괜찮아.”

“…”

육시준은 그녀만 뚜렷이 바라보고 있었다.

방 안의 온도도 그 차가운 눈빛 때문에 떨어지는 듯하였고 강유리는 어쩔 줄 몰라 하였다.

눈빛을 저도 모르게 돌렸고 중얼거리며 해명했다.

“연애만 하기로 협의했잖아. 갑자기 왜 애기 얘기가 나와.”

이거야 말로 그녀가 하고 싶은 말이었다.

육시준의 차가운 눈빛은 점점 온기로 따뜻해졌다.

“그래. 그러면 먼저 연애만 하는 거로 해.”

“???”

연애한다면서 왜 만지작거리는데.

강학도는 역시 행동파인지 옛 저택으로 이사 가겠다고 말하자마자 얼마 지나지 않아 떠날 준비를 모두 끝냈다.

토요일 오전.

강유리는 불만 가득한 얼굴로 일찍 기상하여 강 씨네 옛 저택으로 향했다.

가는 길 내내, 강유리는 강학도가 달라졌다며 불만을 토했다. 분명 전에는 자기를 그렇게 예뻐했으면서 지금 와서 떨어져 살질 못해서 안달이라고.

“그저 빨리 깨난 거에 불만이 있는 거 아니야? 너더러 바라다 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시준이가 나랑 같이 가면 되지.”

강학도는 그녀의 꼼수를 집어냈다.

“걔가 뭘 안다고 그래요? 옛 저택이 이젠 비어있은 지도 얼마나 됐는데, 진짜 들어가 살 수 있는 거 맞아요?”

운전석에 있던 남자가 대꾸했다.

“류 집사님이 먼저 몇 명 데리고 갔어. 미리 가서 청소해 놓을 거야.”

먼저 이것저것 수선하고 청소하고 며칠 뒤에 이사할 계획이었지만 강학도가 이렇게나 빨리 돌아가고 싶어 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강유리는 말하고 있는 육시준을 바라보면서 생각했다.

은근히 세심한 면이 있네.

강학도랑 수다를 떨다보니 점심쯤 되어야 옛 저택에 도착했다.

강유리가 상상했던 스산한 모습과 달리 웅장하고 깔끔한 저택이었다. 까만 대문은 반짝거렸고 겨울이지만 마당의 꽃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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