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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5화

한편, 꽤 취해서인지, 애초에 얘기를 비밀로 할 생각이 없어서인지 두 사람의 귓속말은 고우신의 귓가에 그대로 흘러들어갔다.

“강유리 씨!”

무시를 당했다는 생각에 고우신이 목소리를 높였다.

“뭔데요?”

강유리는 그제야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얘는 진짜 뭘 믿고 저렇게 당당한 거지?’

순간 말문이 막혔던 고우신이 대답했다.

“신영이가 연예계 은퇴하는 거, 네. 좋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은퇴하는 거여야 해요. 이딴 식으로 쫓겨나는 게 아니라. 장경호 대표더러 그 기사 당장 내리라고 하세요.”

인성 논란을 일으킨 연예인과는 계약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는 발표와 함께 행여나 사람들이 그게 누구인지 모를까 걱정이라도 되었던 건지 성신영에 대한 폭로글을 올렸던 계정을 팔로우까지 한 로열 엔터에 대한 얘기였다.

가뜩이나 정신 상태가 아슬아슬한 성신영에게 일방적인 계약 해지란 소식은 더 절망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고우신은 생각했다.

그랬으니 긴 문자와 함께 자살기도까지 한 것일 테니까. 뭐, 다행히 그가 제때에 달려간 덕분에 목숨은 구할 수 있었지만 말이다.

“내가 살아있는 한, 유리 언니는 날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

고우신은 성신영의 말을 다시 떠올렸다.

‘솔직히 신영이가 잘못한 게 뭐가 있어. 굳이 잘잘못을 따지자면 애초에 바람을 핀 임천강이 문제지. 신영이도 그냥 피해자일 뿐이잖아?’

집안에서 제대로 인정도 못 받고 얼굴도 모르는 네티즌들의 악플을 받아냈을 성신영을 생각하니 고우신은 오빠로서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고우신의 당당한 태도는 강유리의 반골기질을 그대로 불러일으켰다.

“싫다면요?”

이에 고우신이 휴대폰을 흔들어보였다.

“유부녀가 이런 유흥업소에 드나든다는 사실이 밝혀져도 괜찮겠어요? 육시준은 물론이고 그쪽 집안 사람들이 알면 어떻게 생각할까요?”

“아니, 잠깐만요.”

이때 소안여이 끼어들었다.

“애초에 유리 남편이 우리더러 여기서 놀라고 한 거거든요. 뭐 알지도 못하면서.”

소안영의 대답에 고우신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니, 이 세상 어느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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