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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화

“...”

한참이 지나도 육시준은 아무런 대답도 없고...

깊은 한숨을 내쉰 강유리는 일부러 쿵쾅 소리를 내며 돌아섰다.

한편, 안방.

샤워를 마치고 헐렁한 잠옷을 입은 육시준은 섹시한 쇄골을 그대로 드러낸 채 책 한권을 들고 있다.

물론 전혀 집중이 되지 않아 방금 전부터 같은 페이지만 보고 있지만 말이다.

잠시 후, 점점 멀어져가는 발걸음 소리에 고개를 든 육시준의 눈동자에 의아함이 스쳤다.

‘뭐야? 이렇게 가버린다고? 차라리 문을 부숴서라도 들어오고야 마는 여자인데 말이지...’

책을 내려놓고 한참을 기다리던 그때...

옷방에서부터 탁탁탁 발걸음소리가 들리더니 잠옷 차림의 강유리가 씩씩대며 옷방과 안방을 연결한 다른 문을 벌컥 열었다.

성큼성큼 다가온 강유리가 육시준의 턱을 덥석 잡았다.

“어쭈, 저 문 하나만 막아놓으면 내가 못 들어올 줄 알았어? 많이 컸네, 아주?”

차가운 두 쌍의 눈동자가 서로를 마주보고...

갑자기 고개를 숙인 강유리가 그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그리곤 복수라도 하듯 그의 입술을 꽉 깨물었다.

순간, 육시준의 깊은 눈동자가 더 어두워지고 그는 말없이 엄지로 욱신대는 입술을 살짝 건드렸다.

순간, 서로 의견이 부딪힐 때면 싸우지 말고 그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 즉 키스로 싸움을 중단하기로 했던 두 사람만의 약속이 떠올랐다.

“이게 키스야?”

육시준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럼, 키스지. 안 그럼 뭐야? 입술 박치기야?”

여전히 씩씩대는 빤히 그녀를 바라보던 육시준이 입을 열었다.

“방문 하나 남겨뒀잖아. 왜 그렇게 화가 났어?”

“허?”

순간 강유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옷방과 연결된 엘리베이터를 통해 안방으로 들어온 것이 허를 찌르는 공격이라 생각했던 강유리는 모든 게 그의 계산안에 있었다는 생각에 왠지 허탈해졌다.

“그러는 당신은? 왜 화가 난 건데. 뭐 식 올리기 전까진 따로 자? 그럼 지금까진 왜 같이 잔 건데.”

강유리는 고개를 더 빳빳이 쳐들었다.

“전에는 할아버지께서 깨어나지 못한 상황이었잖아.”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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