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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화

육시준은 담담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렇게 물어본 걸 보면 당연히 알고 싶은 것이다.

"근데 별로 당신에게 말하고 싶지 않아."

강유리는 한마디 하고는 유유히 일어섰다.

"잘 자. 오늘 잠 기분이 별로니까 미안하지만 당신은 손님방 가서 자.”

계단을 천천히 올라가는 가녀린 뒷모습을 보는 그의 눈동자가 흐려졌다.

시준의 기분은 아주 좋아 보이는데?

따로 잔 업보로 강유리는 밤새도록 뒤척이고 이상한 꿈을 많이 꿨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꿈은 육시안이 도희랑 같이 있는데, 한 명은 차가우면서도 다정하고, 다른 한 명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게 둘이 아주 잘 어울렸다.

더 어이가 없는 건 성규가 둘을 축하해 주고, 진정한 사랑이라고 열변하면서 유리에게도 축하하라는 게 아닌가.

강유리가 기척에 깼다.

잠에서 깬 유리는 성규에게 전화를 걸어 십여 분 동안 뭐라고 했다.

이른 아침, 성규는 몽롱한 채로 있었는데 꾸중을 듣고 잠에서 완전히 깼다. 그러고는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발신자 번호를 들여다보았다.

"남편이 시켰어? 욕구불만이야? 아니면 그날이냐? 그 날이어도 나한테 미친 짓 하지 마."

성규가 유리의 남편도 아니고.

성규는 억울했지만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강유리는 심호흡을 하곤 10초 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더니 목소리가 다시 안정되었다.

"너네 아내가 그런 거야, 넌 욕 좀 들어야 해."

전화가 끊기고 그 옆에 있던 도희도 잠에서 깼다.

도희는 얼굴이 찌그러 진 채, 느릿느릿한 목소리로 불평했다.

"누가 아침부터 전화했어? 짜증나 죽겠네!."

이건 잠에서 깬 지 얼마 안 됐을 때의 짜증의 전조다. 그 다음은 천둥 폭풍의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성규는 도희가 발작하기 전에 선수를 쳐서 물었다.

"당신은 왜 강유리를 건드린 거야?"

차차 잠에서 깨어난 도희는 고개를 돌려 남편을 바라봤는데 눈빛도 점점 맑아졌다.

도희는 입꼬리를 올려, 하하 웃고는, 그의 머리를 당겼다. 아직 잠이 덜 깬 나른한 목소리였다.

"잠자서 머리가 이렇게 헝클어져도 이렇게 잘 생겼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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