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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강유리는 멋쩍게 손을 거두더니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방금까지 가시 돋친 고슴도치처럼 신경을 곤두세우던 강유리는 지금 힘이 빠진 모습으로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두 손을 무릎 위에 올리고 있었다. 무척이나 고분고분해 보였다.

그녀의 모습에 육시준의 눈동자에 옅은 웃음기가 어렸다. 하지만 그 웃음기는 순식간에 지나가고 말았다. 그는 이 모습이 단지 겉모습일 뿐이라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함께 지내온 시간이 얼만데, 그는 이미 그녀의 껄끄러운 성격을 다 알아차렸다.

문제가 생긴다고 해도 대화를 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강유리는 오직 자기 생각만으로 사건의 자초지종을 판단하고 결국 마지막에는 옳고 그름을 따져보지도 않고 사람에게 모욕을 주는 그런 사람이다…

“육씨 가문과 관련된 소문이라도 들은 거야? 그 사람들이 너한테 불친절할까 봐 걱정돼서 그래?”

남자는 탐색하듯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의혹이 가득했다.

그의 말에 강유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니.”

그 말에 육시준은 다시 한번 자세히 생각했다.

“그럼 나에 관한 소문이라도 들은 거야? 내가 널 속였다고 생각해서?”

이번에 강유리는 침묵을 선택했다.

묵인하는 그녀의 반응은 남자의 눈썹을 들썩이게 했다.

마음이 조급했지만 그래도 그는 여유를 부리며 자리에 앉아 있었다. 남자는 자신의 앞에서 눈을 드리우며 앉아있는 여자의 모습을 흥미롭게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말해봐. 나에 대한 어떤 소문을 들었는지.”

“사실 뭐 별건 없어. 나도 알아. 당신이 날 속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하지만 자꾸 이상한 생각이 드는 걸 참지 못하겠어. 이건 다 내 문제야.”

강유리는 갑자기 단정한 태도로 반성하기 시작했다.

육시준은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말의 중점을 잡기 시작했다.

“속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그의 말에 강유리는 그만 멍해지고 말았다. 그녀는 이내 방금 한 말을 보충했다.

“날 속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지만.”

육시준은 아무 말 없이 꼿꼿한 눈빛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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