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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1화

강유리는 이해가 안 갔다.

“할아버지가 소개팅 주선해 주셨는데 왜 직접 가지 않고 대타를 찾았던 거죠?”

육경서는 흥분해서 말했다.

“우리 형한테 그런 미안한 짓을 해놓고 무슨 면목으로 우리 형을 만나요!”

“어떤 짓이요?”

“……”

그 의문의 눈동자와 눈을 마주친 육경서는 바로 입을 다물었다.

‘아직 이 얘기는 하지 않은 것 같은데? 괜히 말한 거 아니야?’

강유리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누군가에게 미안한 짓을 했다는 건 서로 감정이 있는 두 사람에게만 해당한 단어겠죠? 만약 시준이와 아무 사이도 아니었다면 굳이 미안할 일은 없었겠죠? 만약 두 사람에게 감정이 있었다면 어떤 감정이었을까요? 그렇다고 남매의 정일 수는 없잖아요?”

“아니, 아니. 형수님이 생각하시는 그런 거 아니에요. 엄밀히 말하면 그 여자도 피해자이긴 해요……”

육경서는 해명하고 싶었지만 어떤 말은 또 하기가 어려웠다.

한참 우물쭈물하던 육경서는 얼굴까지 새빨개졌다. 그는 결국 도망가기로 했다.

“에잇, 나도 몰라요! 일단 남주부터 내 거로 만들게요!”

사무실은 순간 조용해졌다.

강유리는 물잔을 든 채 소파에 기댔다. 그녀의 안색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다 피해자라고? 그럼 내가 가해자라는 거네? 만약 우리 둘이 얼떨결에 결혼하지 않았다면, 두 사람은 다시 인연을 이어갈 수 있었다는 건가? 집안 배경도 비슷하네……’

“쾅!”

그녀는 물잔을 힘껏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오후 여섯 시.

눈에 띄는 롤스로이스 한대가 길가에 서 있었다.

요염하고 날씬한 몸매에 캐주얼한 옷차림, 선글라스와 모자로 완정 무장한 여자가 날렵하게 차에 올라탔다.

속도가 너무 빨라서 임강준도 놀랄 정도였다.

백미러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벗는 여인을 보며 그는 눈가를 실룩였다.

“사모님, 이 옷차림은 저도 못 알아볼 정도였어요. ”

강유리는 담담하고 예의 있게 설명했다.

“주리한테서 빌렸어요. 효과가 좋은 모양이네요.”

육시준은 향기로운 바람이 부는 것을 느꼈고, 이내 차에 사람 한 명이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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