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누라가 아무리 안목이 나빠도 조보희보다는 낫지. 그녀는 쉽게 겉모습에 끌리잖아.”"육시준, 무슨 뜻이야? 왜 갑자기 조보희를 끌어들여? 그리고 왜 내 겉모습에만 끌린다고 생각해? 만약 내 재능에 끌렸던 거라면?”송이혁은 그의 이런 형용에 매우 불만족스러워 무의식으로 반박했다.육시준은 컵을 내려놓고 일어서서 정색하며 말했다.“조보희가 예전에 좋아하던 남자들은 하나같이 연예계 훈남들이야.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고 사귀면 관계가 오래 지속되지 못하지.”송이혁 “너......”“별다른 일 없으면 우리 먼저 갈게. 할아버지 병세에 새로운 진전이 있으면 연락하고.”“......”두 사람이 나가고 나서야 송이혁은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 그는 불만스러운 듯 목소리를 높이며 포효했다. “내 말은 예전의 안목을 말한 거지 널 두고 말한 거 아니야!”이렇게까지 그를 공격할 필요가 있을까?너무 억울한 거 아닌가?하지만 호들갑을 떨던 그 아가씨가 자기를 바라보던 그런 눈빛으로 다른 남자를 바라볼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연예계 훈남?구체적으로 누구...... 누구지?병원을 나서며 강유리는 믿어지지 않는 눈빛으로 육시준을 바라봤다.그녀는 한참 뒤에야 겨우 말을 내뱉었다. “너 변했어.”육시준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며 물었다. “어디가 변했어?”강유리는 말로 설명할 수 없었다.‘나와 임천강의 스캔들이 파다한데 왜 화를 내지 않는 거지? 화내고 불만스러워하며 눈시울을 붉히고 나에게 키스하며 왜 명분을 주지 않냐고 물어야 하는데? 참 어떻게 때로는 질투하고 때로는 이성적인 건지, 남자의 마음은 정말 바닷속의 바늘과 같네......’"이번 일은 처음부터 함정이었어. 한번 속으면 됐어. 두 번은 안 속아.”육시준은 자기의 반응을 설명하는 듯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무슨 말이야?”육시준은 원래 자기가 육씨 가문의 일을 잘 처리하고 강유리를 잘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지금 보니 그녀 스스로 자기의 위치를 잘 이해하는
'가족'이라는 두 글자가 강유리의 가슴을 강하게 가격했다.이렇게 오랜 세월, 그녀는 일찍이 이 사실을 받아들였다.그녀는 가족이 없다.성홍주와 왕소영은 가족이다. 그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지금 갑자기 누군가가 그녀에게도 가장 가까운 가족이 있다고 말했다. 마음속에 기묘한 느낌이 뿌리를 내리고 미친 듯이 자라났다……"그럼, 내가 말하면 날 도와줄 거야?"강유리는 머리를 돌려 그를 보며 일부러 떠보았다.육시준은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네 생각에는?”강유리는 불만스럽게 그의 팔을 쿡쿡 찔렀다. "네 입으로 말해! 난 이렇게 생각하는데 만약 네가 그럴 생각이 없다면 어떡해? 내가 뭐가 돼?”"만약은 없어. 넌 계속 네 마음대로 하면 돼. 내 앞에서도 다른 사람 앞에서도.”“......”예상했던 대답에 강유리는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그녀는 몸을 기울여 그의 얼굴에 입을 맞췄다."고마워. 하지만 이런 작은 일은 내가 직접 처리할 수 있어! 필요할 때 주저하지 않고 너한테 말할게!" 여자의 목소리는 말랑말랑했다.육시준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그래서 이번에도 끼어들지 말라고?”강유리는 고개를 저었다. "육경원은 널 노리고 왔으니 네가 직접 처리하고, 성씨 가문 그 무리는 내가 직접 해결할게.”"그럼 임천강은?”강유리 "......”역시 이성과 침착함은 모두 허상이었다.때가 되면 해결하면 된다."계열사 가짜 약을 만드는 일은 하석훈에게 맡겼어. 그때 가서 하고 싶은 대로 해." 강유리는 시큰둥하게 말했다.임천강은 원래 그 일과 상관없었고 그녀와도 상관없었다. 그러나 욕심 때문에 죽음을 자초했다.가짜 약방을 사고파는 일이 들통나면 그에게 직접 경찰에게 설명하라 하면 된다.밤이 되었다.네온사인이 반짝이고 있었다. 이것은 서울의 익숙한 번화함이다.회진을 끝낸 송이혁은 옷을 갈아입고 집에 갈 준비를 했다. 휴대폰을 보니 조용했다. 마지막 문자는 그가 30분 전에 보낸 것이다.[11시에 퇴근해요.]위에
남자는 얇은 입술을 움직이며 입을 열려고 했는데 상대방이 먼저 말했다."저녁은 이미 먹었어요. 배 하나도 안 고파요."조보희의 말에 송이혁이 바로 말했다."그럼 제가 먹는 거 보고만 있어요. 어딘데요, 지금 데리러 갈게요."그는 말하는 동시에 차에 시동을 걸었다."..."조보희는 그가 의외의 말을 하자 놀랍고 기뻤지만 조금 망설여지는 것도 있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룸을 보았다.‘아직 싸움 안 끝났는데.’특유의 여유롭고 침착한 목소리가 전화기롤 통해 들려왔다."왜? 싫어요? 흠... 그럼 구 간호사님도 식사 전이라던데 같이 저녁...""좋아요! 지금 주소 보내드릴 테니 데리러 오세요!""그래요."20분 뒤.고급 라운지 문 앞에 이쁘게 단장한 아가씨가 불쌍한 표정을 지은 채 문 앞에 쪼그려 앉아 있다.송이혁이 차를 멈추었다.조보희는 조수석 쪽 차 문에 다가가 천천히 차에 올랐다.뭔가 기분이 안 좋은지 쾅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닫혔다.그 소리에 송이혁은 깜짝 놀랐다.그는 눈을 돌려 조수석에 앉은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녀는 귀여운 핑크색 원피스에 머리에는 보송보송한 액세서리를, 귀에는 보송보송한 솜뭉치 같은 귀걸이를 달고 있었다.길고 흰 목에는 같은 색의 초커가 있었고 손목에는 월광석으로 된 팔찌를 하고 있었다."어디 연극하러 가세요?"천천히 골려주는 말투에 조보희는 고개를 홱 돌리더니 무섭게 그를 쳐다봤다."저 오늘 기분 안 좋거든요! 만약 또 놀린다면 같이 밥 안 먹어요!"‘여기까지 왔겠다, 설마 구 간호사한테 가겠다고 하지 않겠지?’송이혁은 놀리는 걸 멈추고 담담하게 그녀를 칭찬했다."귀여운데요. 왜요? 누가 놀렸어요?""당연히 귀엽죠! 이거 안영이가 코디해 준 거라구요! 그리고 제가 라이브 할 때 팬들이 다 예쁘다고 했어요. 계속 링크 달라고 했는데요. 누가 놀렸겠어요!"조보희는 의기양양한 얼굴을 하며 말했다.송이혁은 그녀의 귀여운 표정을 보자 우울함이 싹 가시는 것을 느꼈다.그러고는 직접 그녀의 안전벨트
송이혁은 얼굴색 하나 안 변하고 말했다."다른 사람 일을 제가 어떻게 알아요?""그분이랑 많이 친하지 않아요? 친구잖아요.""친구면 상대방의 사적인 일도 알아야 해요? 그럼 그쪽도 강유리의 모든 비밀을 알고 있어요?""우리와는 다르죠.""어디가 어떻게 다른데요?""..."조보희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말했다."정확히 말하면 저희는 친구가 된 지 얼마 안 됐어요. 두 분처럼 그렇게까지 친하진 않아요."송이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렇게 친하지 않다면 저번에는 왜 친구 때문에 저한테 화냈어요?""..."‘이 남자 왜 이렇게 따져? 언제 일을 아직도 얘기해? 잘못 인정하고 분명 사과까지 해 놓고? 지난 지가 언젠데 아직도 마음에 두는 거지? 알 수 없는 남자네.’그녀는 다시 주제로 돌아와서 말했다."말 돌리지 마요. 지금 육시준 얘기하고 있잖아요."음식이 하나둘씩 나오자 그는 그녀 쪽으로 접시를 밀며 말했다."먼저 밥부터 먹어요. 계속 이 집 푸아그라 먹고 싶다고 했잖아요?"조보희는 미간을 찌푸리며 계속 물어보려 하다가 갑자기 정신이 들었다."아닌데. 그 쪽한테 여기 푸아그라 먹고 싶다고 얘기한 적 없는데!"그녀는 웃으며 말했다."몰래 제 인스타 보셨구나?"송시혁은 담담하게 말했다."밥 먹을 때 말하는 거 아니에요."우아하게 천천히 음식을 음미하는 몸짓과 달리 귓불은 빨갯다.조보희는 기쁜 마음에 끝까지 그의 입에서 답을 들으려 했다.그녀의 머릿속에서 고주영은 지워진 지 오래다.다음 날 오전.육시준과 강유리는 각자 육씨 가문과 성씨 가문으로 돌아갔다.강유리의 말로는 각자 한쪽의 일을 해결해서 거액의 손실을 막는 것이었다.육씨 저택 거실.육시준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육지원이 입을 열었다."강유리는 임가네 사생아랑 무슨 일인데? 다시 만난다는 게 사실이야?""아니에요. 다 거짓말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아버지, 왜 다른 사람의 말만 듣고 아들 말은 안 믿으시는 거예요!"육경서는 어이없어하며 말했다.육지원은 그의
사실 그에게도 책임이 있었다.그가 너무 극단적으로 두 사람의 결혼 날짜를 앞당기려 했다.“유리의 성은 강 씨예요. 상의한다고 해도 강씨 가문의 사람과 해야 해요. 성홍주가 동의한다고 될 것 같아요?”육시준은 이성적이었다.하지만 육지원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부모가 결정한 것에 딸이라면 따라야 해.”잠시 멈칫하던 육시준이 폭탄 질문을 했다.“절대 따르지 않고 지금 당장 저랑 이혼하겠다고 한다면요?”육지원: “!!!”한미연과 육경서, “???”눈이 마주친 둘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특히 한미연의 마음이 더 다급해졌다.그녀는 강유리를 잘 알고 있었다. 능력 있고 배경까지 바쳐주는 강유리가 이혼하려고 마음을 먹는다면 성씨 가문의 사람들도 막을 수 없을 것이다.육지원의 행동은 문제를 더욱 꼬이게 만든 셈이다.하지만 그는 전혀 그만둘 생각이 없는 듯했다.“감히 이혼하려 해? 그럼 내가 유강엔터를 가만 놔두지 않을 거야.”한미연이 쿠션을 육지원에게 집어 던지며 빽 소리 질렀다.“당신이 지금 뭘 망치고 있는지 알아요?”그제야 육지원이 시무룩해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사태 파악을 못 한 육경서는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깊게 심호흡을 한 육시준이 맞잡은 두 손을 배에 올리며 뒤로 비스듬히 기댔다. 이 행동은 전형적인 협상을 종결할 때 자주 하는 그의 습관이었다.“이 결혼은 협력과 같아서 서로 상대를 존중해야 해야 해요. 그녀가 이혼을 요구해도 육씨 가문은 거절할 이유가 없어요. 그리고 합력이 끝난 후 보복하는 것도 용납하지 않아요.”“너...!”“다만 아직 그 정도로 최악의 상황은 아니에요. 할아버지가 깨어나시면 결혼식을 올리기로 합의 봤어요.”“...”마지막 말을 듣고서야 육지원의 표정이 어느 정도 풀렸다.잠시 침묵하던 그가 물었다.“진짜야?”육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전제조건은 아버지가 다시는 성씨 가문의 일에 간섭하지 않는 거예요.”내심 제 발 저렸지만, 육지원은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다.“결혼은 일생일대의 큰
육시준은 그를 흘겨보았다.육경서는 더욱 가까이 붙었다. 그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낮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아버지 어머니의 도움이 필요하면 직접 얘기하면 되잖아. 왜 말을 돌리는 거야?”“필요 없어. 그저 다른 일로 바빠졌으면 할 뿐이야. 그리고 내가 직접 요구하면 날 도와줄까 아니면 설득할까?”“...”육경서는 말문이 막혔다.육지원의 몇십 년 동안의 변함없는 효심으로 봐선 절대 할아버지에 맞서지 않을 것이다.짧게 한숨을 쉬던 그가 말했다.“당연히 설득했겠지.”받아들이라고 설득했을 것이다. 할아버지의 뜻을 거역하면 안 된다고 어른을 존경하고 믿어야 한다고 했을 것이다.육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 방식이 중요한 거야.”지금 육지원은 자기 아들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고 며느리가 남들의 계략에 휘말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도 아들은 자기의 처지를 고려해 도움도 거절하고 있다.그는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다. 그러니 분명 반항할 것이다.그가 어떻게 반항하고 그것의 효과에 육시준은 관심 없다.그의 주의를 돌려 이 결혼의 불안정한 원인은 강유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성씨 별장.빨간 벤틀리 한 대가 주차장으로 들어왔다.운전석에서 내린 하석훈이 차를 돌아 뒷좌석의 문을 열었다.두 사람은 나란히 별장으로 향했다. 그들의 뒤에는 차가운 표정의 문기준과 서류 가방을 든 정장 차림의 중년 남자가 따르고 있었다...거실에는 성씨 부부가 기다리고 있었다.강유리를 본 성홍주의 테이블을 내리치려던 손이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밀려 허공에 멈췄다.“한일은 너의 친동생인데 어떻게 그렇게 모질게 굴 수 있어?”왕소영이 흐느끼며 그녀를 비난했다.성홍주도 즉각 반응하며 합세했다.“무슨 낯으로 돌아온 거야? 이 못 된 년아?”“여기는 제 집이에요. 당신들도 버티고 있는데 저라고 왜 안 되겠어요?”강유리는 담담한 말투로 대꾸하며 소파에 앉았다.“...”그녀의 말에 둘은 약이 바짝 올랐다.눈물을 쥐어짜고 있는 왕소영의 눈빛에
성홍주가 으르렁거렸다.“결혼식에 신부 측이 비어있으면 어떻게 되는 줄 알아? 육씨 가문은 서울의 웃음거리가 될 거야. 그러면 넌 한평생 얼굴도 못 들고 다니게 되겠지.”“어머니 쪽에 사람이 없다고 누가 그러던가요?”살짝 당황한 성홍주는 확실하게 태도를 밝혔다.“요구한 것들을 하나라도 만족시키지 않으면 난 참석하지 않을 거야.”강유리는 변함없이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곧 깨어나실 할아버지께서 제가 결혼하는 모습을 지켜보실 거예요.”“쨍그랑!”유리잔이 바닥에 떨어져 산산 소각 났다.박살난 유리잔을 보던 강유리가 고개를 들어 충격받은 듯한 성홍주를 바라보았다.“아주 기쁜 소식이죠? 아직 더 기쁜 소식이 남았어요. 한일이 법을 어겨 잡힌 것밖에 모르는 당신들은 그가 어디에서 잡혔는지 알아요?”“...”성홍주가 그녀를 노려보았다. 아주 불길한 기운이 몰려오는 듯했다.강유리가 말을 이었다.“서울 서쪽 교외에서 잡혔어요. 익숙한 곳이죠? 거기에는 강씨 가문의 적지 않은 기업들이 자리하고 있죠. 예를 들어 익현제약이라던지?”의자를 잡은 성홍주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심지어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무표정으로 강유리를 노려보고 있는 그는 그녀의 말이 거짓말이기를 바라고 있었다.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왕소영이 성홍주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익현제약은 경기가 좋지 못해서 오래전에 양도되었어. 당신은 자리를 비우고 있었으니 당연히 알 수 없지. 그런데 이것이 어떻게 한일이와 관계있다는 거야? 허투루 지어내지 말아.”“붙잡혔을 때 한일은 익현제약의 모든 약들이 강씨 의료에 제공되고 강씨 가문의 요구에 맞게 생산된다고 했어요.”“말도 안 돼! 증거 있어?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 거야?”성홍주는 버럭 화를 내며 반박했다.눈썹을 살짝 치켜세우던 강유리는 느긋하게 웃으며 말했다.“농담이에요. 방금 잡혀서 그렇게 많이 교대하지 않았는데 왜 그렇게 긴장하고 그러세요?”성홍주, “...”“증거가 없다고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죠? 그럼, 약이 문제가 있
그들을 에워싸고 있는 분위기는 점점 더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얼마나 흘렀을까. 강유리가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이렇게 나오실 줄 어느 정도 예상했어요. 그럼, 변호사와 얘기 나눠보세요...”“잠깐.”성홍주가 그녀의 말을 끊었다.앞으로 다가가려던 변호사의 발걸음도 순간 멈췄다. 그가 고개를 돌려 강유리가 반대하지 않는 것을 보고 도로 물러나며 서류 가방을 들고 공손하게 기다렸다.성홍주가 고개를 들며 강유리에게 시선을 맞췄다.“제약공장이 문제 있고 없고는 경찰에 맡기면 돼. 유강엔터의 주식은 결혼식을 올린 후에 다시 결정해.”“...”강유리는 아무 말 없이 그를 볼 뿐이었다.큰 결심을 내린 듯한 그는 그녀와 정면충돌은 피하고 싶은 모양이었다.“예물 따위 돌려줄게. 우리 성씨 가문에는 너 같은 사람은 없어.”“당신 성씨 가문과의 관계를 정리 할 수 있게 되어서 고마워요.”강유리는 자리에서 일어섰다.“사흘 안에 내 계좌로 입금하세요. 부디 경찰을 부르지 않게 해줘요.”강유리의 일행이 떠나고 나서야 성홍주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강유리의 행동에 그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었다.그런 그를 바라보는 왕소영은 불만이 가득했다. 급기야 그를 몰아붙이기 시작했다.“사람도 돈도 다 잃었으니 이제 어떡할 거야. 한일이는 그냥 저대로 내버려 둘 거야?”성홍주는 신경질적으로 대답했다.“내가 언제 내버려 둔다고 했어? 지금 당장 육씨 가문에 연락해 일을 처리하게 할게.”이렇게 된 마당에 어떤 조롱을 당하려고 그러는 걸까?현재 남은 그의 유일한 요구를 육씨 가문이 흔쾌히 들어줄 줄 알았다.하지만 육씨 가문의 태도는 180도 변해있었다.같은 시각, 돌아가는 길.하석훈이 혼란스러워하며 강유리에게 물었다.“확실한 증거가 한가득한데 왜 끝까지 밀어붙이지 않았어요?”“보고서는 성홍주의 죄를 묻기에는 부족해요. 그리고 오늘은 돈을 받으러 가는 거고요. 이것으로 유강엔터를 뺏고 싶은 마음은 없었어요.”“하지만 이건 너무 좋은 기회잖아요.”하석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