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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성씨네 세 식구는 저마다 다른 생각을 가진 채 긴장한 모습으로 있었다.

성신영은 육지원을 쳐다보더니 이내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혹시 언니 일로 오셨나요?”

육지원은 찻잔을 내려놓고는 매우 억압적인 눈초리로 성신영을 훑어보았다.

“어른이 아직 입을 열지 않았는데 어디 어린 것이 먼저 입을 열다니? 성씨의 가정 교육이고작 이 정도입니까?”

성신영의 얼굴은 순식간에 붉게 상기되었다.

어릴 적부터 그녀는 친척과 친구들 사이에서 친창받는 존재이며 모든 면에서 우수했다.

부모님이 이번 싸움에 놀라셨을 것이 분명하여 그녀가 입을 열어 분위기를 완화하고 싶었으나 상대방에게 이렇게 무자비하게 꾸짖음을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허나 이것도 좋은 셈이다. 이는 육지원이 성씨 가문을 아주 불만족스럽게 생각한다는 것을 표시한다.

어쩌면 파혼하러 온 것일지도......

“사돈 말씀이 너무 과하시네요. 신영이는 자기 언니가 걱정돼서 사돈과 더 가까워지고 싶어서 그런 것이지 다른 뜻은 없어요.”

성홍주는 자기 딸을 돕고자 수습에 나섰다.

왕소영도 정신을 차리고 맞장구를 쳤다.

“맞아요. 맞아요. 어린애들이야 성격이 활발한 것이 좋죠. 겉으로는 차분하지만 뒤에서 음흉한 것보다 낫잖아요.”

말속에 말이 있는 것 같아 성홍주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노려보며 입을 다물라고 눈치를 줬다.

아직 상대방의 태도가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강유리가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그들이 함부로 말해서는 안된다.

“스무 살짜리 어린애라뇨? 큰 애기라도 된다는 말씀입니까?”

육지원은 콧방귀를 뀌며 그들을 비웃었다.

“그렇다면 겉으로는 차분하지만 뒤로는 음흉한 사람은 누구인가요?”

육지원은 사람 됨됨이가 우아하고 담백하나 관념이 낡고 판에 박혀있으므로 장사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하루 종일 서예와 회화 등 취미생활에 심취하여 온몸에서 예술적 기질을 뿜어냈다.

하여 겉으로는 말하기 쉬워 보이지만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으면 카리스마가 대단하다.

미주알고주알 캐묻는 육지원에 왕소영은 긴장한 채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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