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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화

고주영은 마치 사극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막강한 세력을 등에 업었지만, 왕의 사랑은 받지 못하는 왕비에 버금가는 인물처럼 느껴졌다.

강유리가 공개하지 않는 이상, 절대 그 일이 먼저 밖으로 새어 나가게 하지 않을 것이다.

고주영에 대한 인상에 관해 모처럼 신주리와 의견이 일치했던 육경서가 그녀를 향해 엄지를 척 들어 보였다.

“꽤 안목이 있는데?”

천강 호텔은 연회장이 속해있는 건물과 투숙할 수 있는 건물이 따로 나누어져 있다.

강유리가 연회장을 빠져나와 건물 밖으로 향했다. 그녀는 객실로 갈 생각이었다.

구불구불한 호텔 정원 산책로는 어스름한 가로등 불빛만이 정원을 비추고 있었고 매우 고요해 어쩐지 오늘따라 길게 느껴졌다. 고요함 속에서 또각거리는 하이힐 소리도 유달리 크게 느껴졌다.

강유리는 순간 얼마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던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지난번 육시준이 그녀에게 자신의 신분을 밝히려고 했던 곳도 바로 이 호텔이었다. 그날, 그녀가 미리 그 일을 알아버린 탓에 그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오늘 두 사람은 서로가 그날과 반대되는 처지가 되어보았다. 그 생각이 떠오르자 이제 그녀는 그날, 그의 심경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 역시 그녀와 마찬가지일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때문에 오늘 밤, 그녀는 그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다.

앞으로 두 사람은 함께 보내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상대방의 새로운 모습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녀는 서로가 서로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 후, 사이가 더욱 가까워졌음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발견으로 서로에 대해 모르는 상태로 섣부른 결정을 하는 후회는 절대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각이 정리되자 그녀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졌다. 그때, 등 뒤에서 웬 손이 불쑥 튀어나오더니 그녀의 입과 코를 막고 어둠 속으로 끌고 갔다.

미처 방어할 새도 없었던 강유리의 눈에 충격과 공포가 일렁였다. 그녀가 힘껏 반항했다.

하지만 상대의 힘이 어찌나 강한지 아무리 발버둥 쳐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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