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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화

육시준은 벽에 기대었다. 손에 든 와인 잔이 심하게 흔들리자, 그는 잔을 살짝 기울여 와인이 흐르지 않게 했다.

앞에 있는 조그만 여자는 겨우 자신의 가슴팍까지 밖에 오지 않았다. 그가 한쪽 팔만으로 다 감싸 안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는 자신을 노려보는 시선과 눈을 맞추며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잘못 느낀 거야.”

“...”

그녀는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다!

그녀는 이미 이 남자가 고의로 한 행동이라고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도덕적인 문제에 대해 그에게 따끔하게 한마디 해주려고 하자, 시준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네가 나한테 뭔가 숨기는 게 있다고 생각하긴 했어. 그래서 난 그냥 네가 <마음의 문> 작가인 줄만 알았지.”

“...”

강유리는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어떻게 알았어?”

말을 마친 후, 그녀는 놀란 듯한 그의 표정을 보고는 두 손으로 입을 막았다.

망할, 불 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그럼 그렇지, 안 좋은 일은 꼭 몰려오더라...

남자의 그윽한 눈빛이 반짝였다. 그는 천천히 앞으로 다가왔다. “강 사장, 역시 대단해. 생산부터판매까지 다 책임지는 것도 모자라, 로열을 봉으로 만들어서 드레스까지 만들어오게 하다니!”

강유리는 몹시 당황에 뒤로 물러났다. “아니,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봉은 무슨 봉이야, 서로 윈윈하는거지!”

등이 벽에 닿아 더 이상 물러날 길이 없었다. 남자는 앞으로 몸을 숙여 압박감 있는 눈빛으로 그녀를 주시했다. “순수하고 솔직한 마음으로 협력하는 걸 윈윈이라고 하는 거야. 강 사장이 하고 있는 건 사기고.”

“지금 우리 관계, 거짓말하면 분명 서로 감정 상할 거야!”

“우리가 무슨 관계인데? 소지석도 아는 걸 내가 모른다고?”

“소지석은 몰라!”

“...”

육시준은 잠시 멈칫하더니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강유리는 그의 표정이 풀린 것을 보고 빠져나갈 구멍을 찾은 듯 서둘러 그의 비위를 맞춰 주었다.“작가는 나야. 이건 아직 아무도 몰라! 진짜 우리 둘밖에 모르는 비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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