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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말을 마치고 그는 유리가 지나간 방향을 바라보며 입맛을 다셨다. "근데 저 여자는 어떻게 날 모를 수 있지? 밀당인가? 오히려 좋아, 내 호기심을 성공적으로 불러일으켰어."

"......"

테라스에는 연회장과 같이 시끌벅적함은 없었다. 육시준은 혼자 나와 벽에 기대여 한 손은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른 한 손으로는 와인잔을 가볍게 흔들었다. 그는 고개를 숙여 잔에 있는 와인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마음속에는 형용할 수 없는 답답함이 느껴졌다. 그녀가 귀국한 후 그는 그녀가 걸어간 모든 길을 지켜보았다고 해도 무방했다. 연예계에 들어가 룰을 타파하고 인맥을 모으고 자신의 독특한 안목으로 돈을 많이 버는 극본을 시작하고. 그녀가 성공하고 빛나는 건 마땅히 기뻐해야 할 일이였지만 그는 차마 기뻐할수가 없었다. 남이 자신에게 숨기는 것이 있다는 것 은 이런 기분이구나. 분명히 가장 가까운 부부 관계인데도 이 순간만큼은 그 누구보다 가장 멀게 느껴졌다. 그는 그녀를 하나도 모르고 있었다, 그녀의 주위 사람들보다도 몰랐다. 잠시 후 하이힐 소리가 가까이 들리고 방금 전까지 무대 위에서 빛나던 사람이 지금 조심스럽게 시준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자기야? 왜 혼자 나왔어?" 시준은 고개를 들고 말없이 담담한 눈길로 그녀를 보았다. 강유리는 마음이 뜨끔해져 가까이 다가가 "화났어? 전에 말했잖아. 우리, 화 안 내기로......" 라고 마치 애교 부리듯이 말했다.

"누가 너랑 그렇게 말했대?" 시준의 차가운 말투는 그가 삐졌음을 보여주었다. 강유리는 피식 웃고는 다가가 그의 팔짱을 끼며 "나는 자기가 이미 알고 있는 줄 알았지." 라고 말했다. 시준은 머리를 떨구고 자신의 팔을 감싼 손을 바라보았다. 희고 가냘픈 손이 검은 수트 위에 있으니 무언가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그의 눈빛은 깊어졌다. "내가 너한텐 모르는 게 하나도 없는 사람 같아 보여?" 유리는 잠시 멈칫했지만, 곧 머리를 재빨리 끄덕이며 "응응, 내 남편 능력이 하도 출중해서 나는 자기한테 아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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