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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화

“해명?”

난 아무것도 몰라요 하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떠보이는 강유리를 바라보던 육시준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그녀를 위한 해명을 시작했다.

경계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에 화를 낼까 봐, 그래서 그를 떠날까 봐 그게 겁이 나서 솔직하게 말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말이다.

“처음엔 의심했다며.”

“내 말 제대로 들은 거 맞아? 처음에만 그랬다고. 입장 바꿔서 생각해 봐. 처음 만난 여자가 갑자기 계약 결혼 얘길 꺼내. 너라면 의심부터 가지 않겠어?”

“...”

백 번 들어도 맞는 말이었으므로 말문이 막히고 만 강유리였다.

“부부 사이에 네 돈, 내 돈이 어디 있겠냐만은... 내 부인은 워낙 독립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 같으니까...”

육시준이 카드를 향해 손을 뻗었다.

“이 카드는 내가 다시 챙기는걸로.”

하지만 강유리가 재빨리 손목을 접으며 육시준의 손길을 피했다.

“뭐야. 줬다 뺐는 게 어딨어?”

행여나 마음이 바뀔까 싶어 카드를 주머니에 쑤셔넣은 강유리가 구시렁댔다.

“자꾸 거절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니까... 성의를 봐서 어쩔 수 없이 받는 거야, 내가.”

익숙한 그녀의 모습에 피식 웃은 육시준이 강유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알겠으니까 얼른 밥이나 먹어.”

식사를 마치고 옷방에서 한참을 밍기적거리던 강유리는 평소 잘 입지 않던 셔츠를 골라 단추를 끝까지 잠갔다.

거기에 긴 치마를 매치하니 평소와는 달리 얌전한 숙녀 같은 모습이 연출되었다.

색다른 스타일에 눈썹을 씰룩거리던 육시준의 시선에 미처 가리지 못한 울긋불긋한 흔적이 들어오고...

“피곤하면 오늘 하루는 그냥 쉬지 그래?”

“회사에 할일이 산더미인데 어떻게 쉬어. 내가 쉬면 우리 집안은 누가 먹여살려?”

‘가장’ 노릇을 너무 오래 한 탓일까? 너무나 자연스레 나온 말이었지만 다음 순간 아차 싶었다.

‘아, 우리 남편 부자였지.’

역시나 육시준은 어이가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누가 누굴 먹여살려?”

“크흠... 아무튼!”

“카드 비밀번호까지 알려줬잖아. 잔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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