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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소안영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불만을 토로해서 걱정되어 말했더니 벌써 결정했다고?

“너 신중하게 생각해! 내가 들어봐도 그 남자 절대 일반인은 아닌 것 같은데 나중에 속고 또 나보고 밤중에 술 마시러 나오라고 하지 말고!”

“낯선 남자가 각자 원하는 바가 있어서 서로 손을 잡은 거잖아. 육시준은 내 돈을 노리고 결혼한다고 똑똑히 말했어. 어차피 감정이 없는 결혼인데 누가 누굴 속이겠어?”

소안영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탄식하듯 말했다.

“그런 것까지 다 생각했구나!”

강유리는 몸에 묻은 거품을 씻어내고 여유롭게 끈나시 슬립을 입었다.

“남자는 책과도 같아. 천천히 읽어야 재밌는 거지. 안 그래?”

소안영이 혀를 차며 말했다.

“남자 손도 못 잡은 너한테서 그런 말 들으니까 이상하다. 그래서 뭘 읽어냈는데?”

강유리는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일단 표지는 예뻐.”

소안영이 기가 차다는 듯이 말했다.

“설마? 겨우 표지만 읽었어? 신혼밤에 아무 일도 없었단 말이야?”

강유리는 저도 모르게 반박했다.

“설마.”

“그래? 내가 널 너무 과소평가한 건가? 느낌이 어땠어? 겉모습이 뛰어난 그 남자가 널 실망시키지는 않았겠지?”

수화기 너머로 변태 같은 웃음소리가 들려오자 강유리는 얘기를 잘못 꺼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둘이 아무 일도 없었다고 얘기할 수는 없었다.

그러면 소안영은 또 그녀에게 강한 척만 하는 바보라고 놀려댈 게 뻔했다.

그녀는 핸드폰을 들고 욕실 문을 열며 매혹적인 미소를 지었다.

“끝내줬어. 오늘도 계속해야지….”

하지만 말을 끝맺기도 전에 강유리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강유리는 살짝 당황한 듯한 육시준의 눈빛을 읽었다. 아마 그도 그냥 잠만 잤을 뿐인데 자신이 이런 식으로 친구에게 떠벌릴 거라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았다.

강유리는 다급히 핸드폰을 끄려고 했지만 실수로 스피커 버튼을 눌러 버렸다.

“세상에나! 진짜 잤어? 그 사람 대단하다! 아니 외모가 얼마나 뛰어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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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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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
표현이 재미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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