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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작가: 노혜아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저긴 LK그룹 소유잖아. 다 아는 사실인데 정말 몰랐어?”

육시준은 뭔가 알아내려는 듯한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는 그녀가 지금도 자신의 신분을 모른다는 걸 믿지 않았다.

3년 전에 그가 귀국했을 때, 그녀 역시 비슷한 시간에 귀국했기에 소문을 못 들었다는 건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육경서가 유강으로 갔고 어젯밤 일도 있는데 정말 아무것도 못 느꼈을까? 아니면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 걸까?

강유리는 눈을 깜빡이며 그에게 물었다.

“그 남자만 좋아한다는 갑부?”

육시준은 당황한 표정을 금할 수 없었다.

“아쉽네!”

그 갑부의 손에서 건물을 빼앗아 온다는 건 불가능한 얘기였다.

강유리는 망원경을 내려놓고 힘겹게 몸을 일으키고는 침실로 갔다. 마치 오랜 기대가 무너진 것처럼 쓸쓸하고 처량한 뒷모습이었다.

육시준만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 자리에 그대로 얼어 있었다.

왜 그에 대한 그녀의 평가는 남자를 좋아하거나 그 방면에 문제가 있다는 게 전부인 걸까?

강유리는 다시 침실로 돌아가서 잠을 청했다. 그렇게 단잠을 자던 그녀는 전화 벨소리에 잠에서 깼다.

수화기 너머로 성홍주의 분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너 대신 기소 포기 각서 썼어. 천강이도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는 않다고 했으니까 경찰서에 있었던 일도 더 얘기하고 싶지 않아.”

“자경원 아파트는 네 엄마 거니까 양도하기 싫은 거 이해해. 하지만 신영이랑 천강이 곧 결혼하는데 신혼집을 군림 별장에 구매하기로 했거든? 돈이 좀 부족하니 결혼선물이라고 생각하고 120억 입금해.”

“네 남편 육가 놈이라며? 그러면 돈도 많을 텐데 그 정도 돈은 줄 수 있겠지?”

사실 마지막 말이 성홍주의 목적이었다.

경찰서에서 있었던 일을 전해들은 그는 크게 분노하며 인맥을 총동원했지만 경찰서에서는 사람을 풀어주지 않았다. 결국 그는 보호자 신분으로 출석해서 강유리 대신 합의하고 겨우 임천강을 경찰서에서 데리고 나왔다.

그런데 임천강이 한 말이 충격이었다.

한국 재계 순위 1위, LK그룹 대표가 강유리의 남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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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2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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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2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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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3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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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 중간 위치 좌석에 이미 한 남자가 앉아 있었고 게스트들이 줄줄이 탑승하자 그 남자는 예의 바르게 자리에서 일어서며 인사를 건넸다.“안녕하세요.”게스트들도 줄줄이 그에게 인사를 건네고 자리에 앉고 나니 어쩐지 공기가 삽시간에 고요해진 것만 같았다.게스트들은 이미 서로 친숙해졌지만 새로 합류한 신인은 어색했고 새 게스트뿐만 아니라 원 멤버들도 생소한 얼굴이 있으니 어쩔 바를 몰라 했다...그때 강미영이 먼저 침묵을 깨며 말을 걸었다.“혼자 오셨어요? 새 게스트가 두 명 합류하기로 한 거 아니에요?”나머지 사람들도 강미영과 마찬가지로 궁금했지만 다른 한 명의 게스트는 목적지 아니면 다른 차에 탑승해 있다가 서프라이즈 식으로 등장할 것으로 추측했다. “두 명이라고 하던가요? 새 게스트는 저 한 명이라고 알고 있어요.”그 남자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자 피디가 나서더니 2부는 야외촬영인 관계로 여자 게스트에게 우호적이지 않으니 일단 남자 게스트 한 명만 출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자 게스트는 체력도 여자 게스트보다 우월하고 힘들어도 버틸 수 있으며 도움도 줄 수 있다고 말했다.피디 말에 강미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전 피디님 말에 찬성하지 않아요. 여자라고 고생을 못 한다는 법은 없잖아요? 그러면 저희가 남자 게스트들의 부담인가요?”“그런 뜻은 아니고요...”“우리가 그런 존재라면 2부 촬영은 참여하지 않을게요.”신주리도 이내 곁들어 말했다. 밤샘 작업을 한 한지원이 비몽사몽인 상태로 퀭하니 앉아 있다가 갑자기 소리를 높이며 물었다.“네? 그럼 이번 촬영에 참여하지 않아도 돼요?”피디는 아무 말 없이 한지원을 바라보기만 했다. ‘들어야 할 건 하나도 못 듣고 듣지 말아야 할 건 죄다 들었지 뭐야.’피디는 머릿속으로만 투덜거리고 감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더니 이내 웃는 얼굴로 실수했다면서 사과하면서 이번 촬영에 참여하기로 했던 여자 게스트가 거절했다고 말했다.그러자 강미영이 낮은 소리로 물었다.“우리한테는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15화

    그러자 서진태가 머뭇거리며 난처한 듯 말했다.“필요하면 나한테 얘기해.”신주리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자 육경서가 이내 알아차리고 물었다.“비매품인가요?”“이건 우리 한의학연구원에서 자체로 사용하는 물품이라 대외로 판매하지 않아요.”“그렇군요.”신주리는 실망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경쾌한 말투로 말했다.“그럼 고마워요. 제가 필요하면 이모한테 대신 부탁할게요.”강미영이 고개를 숙이고 팔에 찬 모기퇴치 팔찌를 연구하다가 신주리의 말을 듣고 고개를 들었다.“저한테 서 선생님 연락처가 없어요.”신주리는 눈을 깜빡이며 당당하게 말했다. 방송을 정주행한 신주리는 현재 국면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다.솔직히 소지석은 별로 가망이 없어 보였고 그의 후배라는 신분을 당분간 바꾸기 힘들것으로 보였다.서진태는 외모며 사람 됨됨이도 아주 괜찮았고 1부 때 신주리를 위해 한약도 달여준 적이 있었다. 서진태는 신주리의 말뜻을 알아차리고 어색하게 기침을 짓더니 쭈뼛거리며 말했다.“뭐 그래도 돼.”“다들 지석 오빠 표정을 봤어요?”“누군가를 죽이고 싶은 눈빛은 숨길 수가 없어요.”“주리야. 소지석은 육경서의 롤모델인데 네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아아아. 주리와 키다리 아저씨와의 만남. 내가 찜해놓은 커플인데 두 사람은 서로 호감을 가지고 있었어.”“다들 봤어요? 위층 글쓴이 같은 사람을 바보라고 칭해요.”“...”다들 강미영, 소지석과 서진태 세 사람의 관계에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소수의 사람은 서진태가 판매 목적으로 출연했다고 했던 댓글러들을 혼내주고 있었다.“방금 서 선생님이 장사하러 왔다고 했던 사람들 다들 나와서 대신 팔아줄지 그래요? 돈은 얼마든지 있으니 재주가 있으면 저 제품들을 구해오기만 해요.”그러자 조금 전까지 비아냥대던 사람들이 사라진 듯 조용해졌다.육경서는 어두운 표정의 소지석과 해맑게 강미영과 서진태를 엮어주려는 신주리를 번갈아 바라봤지만 무슨 상황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한참 뒤 그는 고개를 돌려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14화

    다들 마지막 한마디 말에 설득당했고 자세히 생각해 보니 그런 것도 같았다. 육경서와 신주리가 금방 아침을 먹고 출발했으니 배고플 리가 없고 두 사람은 그저 이 어색한 분위기를 완화하고 싶었던 모양이다.그리고 만일 그들의 제의가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다면 제작팀에서 먼저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침 식사가 거의 끝나 갈 무렵에 한지원이 부랴부랴 도착했다.“정말 정말 미안해요. 어제 밤새워서 그림 원고를 그렸더니 늦잠을 자버렸어요. 프로그램 진행에 영향 준 건 아니죠? 정말 미안해요.”한지원이 바람처럼 달려오며 말했다.다들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강미영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괜찮아. 많이 늦지 않았어. 아침은?”한지원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전 아침을 잘 챙겨 먹지 않아요. 더욱이 잠을 잘 자지 못하면 더 못 먹겠더라고요.”그러면서 잠깐 머뭇거리더니 방금 차 안에서 비몽사몽인 상태에서 카메라맨이 부탁했던 말이 기억나 갑자기 눈이 휘둥그레져서 물었다.“혹시 절 기다리고 계신 건 아니죠?”그러자 육경서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아니에요. 걱정하지 말아요.”육경서의 말에 한지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만일 함께 아침을 먹으려고 남은 게스트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다면 엄청나게 미안했을 것이다. 그제야 댓글 창에서 육경서가 제의를 잘했다고 연신 감탄했다.“저만 그런가요? 지각은 매우 예의 없는 행동 아닌가요? 이튿날 촬영이 있다는 걸 알면서 왜 밤샘 작업을 해요?”“자기만의 고유의 사고방식으로 다른 사람을 추측하지 말아요. 예술인들에게 영감이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해요. 그리고 언젠가는 죽기 마련인데 지금 왜 살고 있어요?”“맞아요. 제가 지원 언니 채널에 들러서 오는 길인데 캐리어는 이미 준비해 놓았고 아침에 화장도 못 하고 나왔어요. 최선을 다했어요.”“맞아요. 제가 더 일찍부터 채널에 있었는데 제작팀에서 갖은 방법을 다 해 문을 두드려도 열어주지 않아서 하마터면 경찰에 신고할 뻔했다니까요.”“이런 말을 할 상황이 아닌 것 같지만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13화

    댓글 창은 여전히 시끄러웠으나 유달리 평화로운 분위기였다. 아침을 먹고 나니 신주리는 육경서가 전처럼 얄밉지 않았고 이미 시간을 많이 지체했기에 화장도 하지 않은 채 허둥대며 캐리어를 정리했다. 카메라맨들은 허가를 받기 전에 절대 여자 연예인의 드레스룸에 함부로 진입하지 않기에 먼발치에서 그림자만 찍고 있었다. 하지만 목소리는 똑똑히 들려왔다.“이거 가져가야 해. 요즘 기온이 내려갔어. 교외나 산속은 여기보다 더 추워!”“이것도 두어 개 더 챙겨서 가지고 가.”“모기 퇴치제와 일용품은 따로 챙기지 않아도 돼. 내가 많이 가져왔어.”“이건 뭐야? 이건 어떻게 입는 거야?”“꺼져.”앞에는 육경서의 잔소리였고 마지막 한마디는 신주리가 참다못해 터져 나온 축객령이었다. 육경서는 울상이 되어 신주리 말대로 드레스룸에서 꺼져버렸고 누구도 그가 무엇 때문에 그녀의 심기를 건드렸는지 알 수 없었다.댓글 창이 다시 한번 웃음바다가 되었고 신주리 팬과 커플 팬들의 활약이 대단했다.육경서 팬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입을 닫아걸고 눈치만 보고 있는 중이었다.그들은 질척대는 오빠의 모습을 더는 눈 뜨고 볼 수 없어 입을 닫는 것이 상책이었고 더욱이 입만 열었다 하면 신주리 팬들의 조롱이 이어졌다...10분 뒤 신주리가 준비를 마쳤는지 커다란 캐리어를 두 개나 끌고 나왔고 첫 번째보다 훨씬 준비를 많이 한 듯싶었다. 2부는 야외촬영이라 예상 밖의 일이 많이 발생할 수 있기에 되도록 만전의 준비를 해야했다. 제작팀은 두 개의 캐리어와 백팩을 보더니 뭐라고 말하려 하다가 끝내는 입을 다물더니 별장에 집합한 뒤 다시 의논하기로 마음먹었다. 처음 집합했던 JL빌리지의 별장에 도착해보니 두 사람이 이미 지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세 번째 순서로 도착했고 그들보다 더 늦는 사람도 있었다. 그들보다 먼저 도착한 사람은 강미영과 소지석 둘뿐이었다.“이모, 지석이 형, 일찍 오셨네요.”육경서가 바보같이 해맑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자 소파에 기대어 책을 읽던 강미영이 그들이 들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12화

    소문을 듣고 달려온 육경서 팬들이 자기 아이돌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자 사처에서 빈정대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어머머, 육 도련님같이 대단한 분이 하찮은 우리 주리를 좋아해 주신다고 하니 더없는 영광이죠. 신씨 가문에서 알면 얼마나 좋아하겠어요. 딸내미가 드디어 육씨 가문의 덕을 볼 수 있게 된 거잖아요.”신주리의 신씨 가문 아가씨 신분이 폭로되고 나서부터 팬들의 태도도 전과 다르게 강경해졌다. 신주리 팬들은 육경서 팬들이 나타나자마자 귀족이니 왕자이니 하면서 빈정댔고 육경서 팬들은 찍소리 못하고 바로 꼬리를 내려버렸다.‘전에 한두 마디 욕한 걸 가지고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어?’역시 재벌 2세는 무서운 존재였고 신주리는 일부러 신분을 감추고 일반인인척했던 것이 틀림없다. 그에 비해 육경서는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특별한 존재이고 재벌 2세 중에서 제일 맑은 영혼이라고 생각했다. 댓글 창에서 갑론을박이 한창일 때 문이 벌컥 열렸고 신주리는 촬영팀이 도착한 걸 알았지만 방금 잠에서 깼기에 옷을 갈아입느라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문을 열자마자 육경서의 예쁜 반달눈을 마주하자 신주리는 댓글 창의 댓글과 마찬가지 기분이었다. ‘내가 잘못 본 거 아닌가?’그러더니 이내 쾅 하고 문을 차갑게 닫아버렸다. 육경서와 카메라 감독은 멍하니 서로 바라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댓글: 하하하하, 역시 우리 주리야.카메라가 한창 문 앞을 찍고 있었고 한참 지나도 아무 반응이 없자 참다못한 육경서가 다시 노크하려 할 때 문이 재차 열렸다. 육경서는 신주리가 다시 문을 닫아버릴까 봐 그녀를 헤집고 쏜살같이 집안으로 뛰어 들어갔다.“아침부터 대체 뭘 숨겨놨기에 못 들어오게 하는 거야?”신주리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육경서를 힘껏 노려보았다.그러자 댓글 창에서 한바탕 웃음이 터져 나오더니 역시 육경서답게 이유 같지 않은 이유를 댄다고 놀려댔다. 육경서 팬들은 그 모습이 너무 창피해 잠적한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육경서가 집안으로 뛰어 들어가자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11화

    “뭐가 문제야? 유리 신분은 이미 공개된 비밀이니까 내가 지시만 하면 서류는 아무 문제가 없어.”바론 공작이 대수롭지 않게 손을 저으며 말하자 육경서가 물었다.“그럼 저는요?”“육 서방 서류가 조금 까다롭긴 하지만 자네가 협조하기만 한다면...”“협조 못 해요.”육시준이 바로 대답하자 바론 공작은 멍하니 서 있었다.‘그러면서 나한테 왜 물었어? 이럴 거면 귀국할 거라고 얘기하면 되 것을 남을 것처럼 쓸데없는 말을 한바탕 물었어?’“하지만 전 유리 의견을 존중해요. 유리가 남고 싶다면 저도 함께 남을 것이고 비행기는 이미 준비됐으니 싫다고 하면 바로 출발할 수 있어요.”바론 공작은 말문이 막혀 한참 동안 머뭇거리다가 자신 없는 목소리로 언성을 높였다.“그래서 자네가 지금 내가 유리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거야?”육시준은 그걸 이제야 알겠냐는 표정을 지었지만 말은 그렇지 않았다.“그런 뜻은 없어요.”바론 공작은 육시준을 힘껏 노려보더니 귀찮은지 가버렸다.‘이 자식이 보면 볼수록 마음에 안 들어. 유리 앞에서 갖은 자상한 척을 다 하더니 나만 나쁜 사람으로 만들었어. 기다려 봐. 내가 유리를 설득해서 이곳에 남게 하면 널 데릴사위로 맞아들일 거야.’시간이 훌쩍 지나 제2부가 시작되었다.이 동안에 육경서는 그날에 있었던 불쾌한 일을 잊어버린 듯이 여전히 신주리의 주위를 맴돌며 갖은 비위를 맞춰갔다.육경서는 녹화 날 댓바람부터 캐리어를 준비해 신주리의 아파트에 도착했고 카메라 감독이 문 앞에 서 있는 것을 보고는 먼저 인사를 건넸다.“좋은 아침이에요.”한 무리 사람이 돌처럼 굳어버리더니 무슨 상황인지 몰라 어리둥절해 있었다.육경서는 그런 사람들을 뒤로한 채 앞장서서 문을 노크하자 그걸 본 카메라 감독은 신속하게 카메라 초점을 그에게로 맞추며 입을 열었다.“경서 씨 여긴 무슨 일이에요? 오늘 녹화하는 날인 걸 잊지 않았죠?”“알아요.”육경서가 대충 대답하자 카메라 감독이 물었다.“그럼 경서 씨 카메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10화

    문이 쾅 하고 닫히면서 하마터면 바론 공작의 코에 부딪힐뻔하자 그는 화가 나 펄쩍 뛰었다.‘역시 딸내미는 시집가면 남이야. 자기 남편밖에 몰라. 열받아.’강유리 심부름을 다녀왔던 도우미는 무슨 일인지 살짝 예상했지만 굳게 닫힌 문을 보고 다시 험상궂은 바론 공작을 보더니 비밀을 배속으로 삼켜버리면서 말했다.“부부 사이 일이겠죠. 공작 어르신은 잠깐 기다렸다가...”“대디 걸이라고 누가 그랬어? 저 아이가 부부 사이의 일을 나한테 말해줄 것 같아? 이럴 때면 아비를 문밖에 버려두고 말이야. 사기꾼 같은 계집애.”비록 말은 이렇게 했지만 바론 공작은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였다. 강유리는 너무 흥분돼 정신이 나갔는지 육시준을 방안으로 끌어들인 뒤 화장실에 숨어 뒤에 감춘 물건을 보여줬다. 빨간 두 줄이 눈앞에 나타나자 육시준은 멍하니 서 있었고 표정은 변함없지만 두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육시준은 가까스로 흥분을 억제하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이게 뭐야? 그래서 결과가 뭐야?”“이게 뭔지 몰라? 두 줄이잖아. 나 임신했어. 이번에는 진짜야.”강유리가 활짝 웃으며 감격해 말했다. 육시준은 여전히 담담한 표정을 유지했지만 테스트 시제를 받아 쥔 손이 살짝 떨리는 것으로 봐서 담담한 척했을 뿐이다. 그는 선명하게 찍힌 빨간 두 줄을 물끄러미 보다가 다시 사용 설명서를 읽어보더니 한참 뒤에야 하늘이 무너져도 끄덕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표정이 무너지면서 웃음꽃이 만발했다.“그렇다면...”“당신 아빠가 되었어.”강유리는 이런 육시준의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기에 참지 못하고 재차 설명해 줬다. 다음 순간 강유리의 발이 허공에 뜨더니 육시준이 그녀를 번쩍 안아 올렸고 천정이 눈앞에서 빙글빙글 돌아가면서 귓가에는 흥분으로 가득한 남자의 환호 소리가 들려왔다.“내가 아빠가 됐어. 드디어 아빠가 됐어. 내가 이럴 줄 알았어.”강유리는 머릿속이 죽통이 되는 것 같아 작은 손으로 그의 팔뚝을 마구 흔들며 말했다.“진정. 진정. 정숙.”이 순간에 무슨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09화

    강유리가 잠깐 멍하더니 살짝 고개를 쳐들며 물었다.“왜?”그러자 육시준은 강유리의 얼굴을 지그시 바라보며 말했다. “자기가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그리고 남은 일정은 별로 끌리지 않아.”강유리의 눈까풀이 파르르 떨리더니 다시 고개를 숙였다.솔직히 요 며칠은 주로 집에서 바론 공작과 함께 시간을 보냈고 남은 일정에 대해 강유리도 별로 흥미가 없었다.그리고 예측하는 것이 있기에 그 일정을 소화하기에 무리가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강유리는 육시준이 눈치챘는지를 모르기에 머리로 그의 가슴팍을 가볍게 비비더니 온화하게 물었다.“여보, 내가 요 며칠 라이브에 정신이 팔려서 당신한테 신경 못 썼어.”“맞아. 그래서 어떻게 보상할 거야?”육시준이 대수롭지 않게 묻자 강유리는 고개를 들고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보통 때라면 착한 육시준이 그저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이해한다고 했을 텐데 보상을 요구했다.“부부 사이에 보상을 얘기하면 서운하지.”강유리는 작은 손을 내저으며 생글생글 웃었다.육시준은 그런 강유리한테 속지 않고 강경하게 말했다. “저번에 내가 긴급회의를 했다고 나한테 보상을 요구하지 않았어? 그때는 왜 내가 서운해할 거란 생각을 안 했어?”‘이득 앞에서 못 본 체하는 건 바보가 아닌가?’하지만 강유리는 절대 육시준이 쉽게 이득을 보게 하지 않을 것이다.“좋아. 보상해 줄게. 내가 그렇게 억지 부리는 사람이 아니야. 방금 전의 제의 들어줄게.”그 말에 육시준은 미묘한 눈빛으로 강유리를 바라봤다.‘방금 제기한 요구라면 혹시 앞당겨서 귀국하는 것을 말하는 것일까?’육시준은 이내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웃었고 항상 다른 사람을 계략에 빠뜨리던 그지만 강유리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앞당겨 귀국하자고 한 건 사실 진짜로 귀국하자는 것이 아니고 강유리가 요즘 회사 일과 다른 일에 너무 정신이 팔려 자기한테 소홀한 것 같아 귀띔해 주려 했던 것인데 그녀가 바보인 척하며 그의 제의에 찬성했다. 강유리는 육시준의 놀란 표정을 보고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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