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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참 미련한 여자였다.

다른 여자들은 어떻게든 그와 엮이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그녀는 자꾸만 그를 밀어냈다.

오늘은 그의 부모님이 귀국하는 날이었다. 두 분은 귀국하면서 오늘 본가에 밥 먹으러 오라고 지시했다.

강유리는 약혼식에 참석한다고 나갔으니 그도 어쩔 수 없이 혼자 본가로 향했다.

검은색 벤틀리가 정통식 저택의 정원에 들어섰다.

집안으로 들어선 육시준은 육경서가 과장된 표정으로 형수가 돈도 많고 젊은 사업가이며 예쁜데 속물도 아니라며 자랑하는 소리를 들었다.

육경서는 그를 보자 놀라서 화들짝 놀라며 그에게 물었다.

“형은 왜 왔어?”

육시준은 먼저 부모님께 인사를 드린 뒤 담담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밥 먹으러 왔지.”

육경서는 어색한 표정으로 입만 뻐금거렸다.

육시준의 어머니가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

“네가 밥을 왜 먹어? 네 마누라 오늘 그 불쾌한 파티에 갔다는데 넌 밥이 넘어가니? 잠깐만, 경서 너 이 자식 우리한테 거짓말한 거 아니지?”

부모님이 돌아오자마자 육경서는 대박 사건이라며 육시준의 결혼 소식을 부모님께 전했다.

부모님은 신부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들은 능력, 배경 이런 거 다 떠나서 정상적인 여자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그날 그 사건이 있은 뒤로 육시준은 여자와의 모든 접촉을 차단했다.

곧 서른이 되어 가는 아들이 연애도 못해서 어쩌나 걱정하고 있는 상황에 희소식이 들려온 것이다.

육경서는 두 손 들고 장담했다.

“제 말 사실이에요! 처음 만나고 이튿날 바로 혼인신고 했고 바로 독립해서 나갔어요!”

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옆에서 날카로운 시선이 느껴졌다.

육시준이 음산한 눈빛으로 쳐다보자 육경서는 다급히 말을 돌렸다.

“걱정하지 마. 누군지 얘기는 안 했어. 공개하고 싶을 때 공개해! 아니다, 그냥 형수님이 공개하고 싶을 때 공개해!”

부모님은 두 형제의 대화를 들으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황당하기도 했다.

“우릴 능가하는 대단한 집안이야? 왜 공개하기 싫대?”

아버지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아들에게 물었다.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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