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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화

육시준의 말과 달리 강유리도 나름대로의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어차피 오늘 성신영, 임강준의 결혼식이니 큰 소란은 일으키지 못할 테고 한, 두 대 정도 맞아주고 그들의 재산을 전부 빼앗을 수만 있다면 꽤 나쁘지 않은 거래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책망이 담긴 육시준의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이상하게 짜증이 치밀었다.

‘뭐야. 지금 나 무시하는 거야?’

강유리가 발끈하려던 그때, 육시준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걱정되잖아.”

순간, 목구멍 끝까지 차올랐던 욕설이 덜컥 걸려버리고 한결 누그러진 목소리로 대꾸했다.

“별일 없잖아. 그냥 살짝 부딪힌 거야. 당신이 호하고 불어주면 바로 괜찮아질 것 같은데?”

가로등 불빛에 생긴 나뭇잎 그림자가 차 안으로 비쳐들며 강유리의 아름다운 얼굴을 얼룩지게 만들었다.

바로 코앞까지 다가온 얼굴을 바라보다 어딘가 실망스러워 보이는 그녀의 얼굴을 보며 자기 말이 심했나 싶어 부드러운 목소리로 한 마디 덧붙인 육시준은 순식간에 표정이 바뀌는 강유리의 모습에 픽 웃었다.

‘여자들은 이렇게 표정이 휙휙 바뀌는 건가?’

“뭘 멍하니 있어. 어서 불어봐. 지금 이 기회 놓치지 마.”

강유리는 얼굴을 더 바싹 가져다댔다.

운전석에 앉은 임강준은 삐친 강유리를 달래주는 육시준의 말을 들으며 입이 떡 벌어질 지경이었다.

한편, 육시준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강유리는 입을 삐죽 내밀며 더 불쌍한 척을 해보였다.

“붓진 않았는지 좀 봐줄래? 아빠가 나한테 찻잔을 던졌단 말이야. 내가 빨리 피했으니 망정이지 하마터면 얼굴에 화상 입을 뻔했다고!”

“저쪽에서 때렸으면 너도 반격을 하지 그랬어.”

“저쪽 쪽수가 더 많은 걸 어떡해.”

이에 강유리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리고 웬만큼 세게 나오지 않는 이상 그냥 가만히 있을 예정이었어. 거긴 저쪽 구역이나 마찬가지잖아.”

“하, 적진에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곤 있었네?”

‘뭐야. 이 정도로 애교까지 부렸으면 대충 넘어와야 하는 거 아니야?’

하지만 이대로 어색한 분위기를 가져가기 싫었던 강유리는 거의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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