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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무수한 소문들이 소리없이 퍼져나가는 깊은 밤.

성신영의 전 남친 모음 파일은 깔끔하게 삭제되었지만 사람들의 기억마저 삭제할 순 없는 법.

성씨 일가 저택의 분위기는 무겁기만 하다.

소파에 앉은 임천강 옆에 다가간 성신영이 오열하며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오빠, 그 사진들 다 조작된 거야. 제발 나 좀 믿어줘...”

조작이라기엔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사진들이었고 이 변명이 얼마나 우스운 것인지 성신영 본인도 알고 있었지만 그저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다.

‘강유리, 도대체 그 사진들은 다 어디서 난 거야.’

“강유리 그 계집애가 우리 신영이한테 앙심을 품고 그런 거야. 천강아, 너 절대 그 사진들 믿으면 안 된다?”

왕소영 역시 거들었다.

한편, 역시 성신영의 편을 들려던 성한일이 갑자기 미간을 찌푸리더니 그의 발에 약을 발라주고 있는 비서를 퍽 하고 차버렸다.

“야, 살살 좀 해!”

“그만!”

참다 못한 성홍주가 소리를 지르고...

사고뭉치 남매를 바라보던 그는 결국 두 사람을 향해 손을 저었다.

“다들 방으로 돌아가. 천강이랑은 내가 얘기할 테니까.”

“아빠.”

하지만 성신영의 붉어진 눈시울을 바라보던 성홍주가 훨씬 누그러진 목소리로 그녀를 타일렀다.

“신영아, 이 일은 아빠한테 맡기고 일단 방으로 들어가있어.”

잠시 후, 드디어 거실에 성홍주, 임천강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

한편, 성홍주는 자신이 재계 1위 그룹 대표 장인어른이 되었다는 사실에 어깨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간 모습이었다.

“천강아, 너랑 신영이가 하루, 이틀 만난 사이도 아니고. 신영이가 어떤 사람인지는 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알고 있습니다.”

파티가 끝난 뒤 임천강이 처음으로 내뱉은 말이었다.

그렇다. 사랑스러운 외모에 더 사랑스러운 성격, 성신영은 인기가 많은 스타일이었고 남자들의 구애가 끊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임천강은 단 한 번도 그런 것에 질투를 느낀 적은 없었다.

오히려 그렇게나 대단한 여자가 내 애인이라는 생각에 어깨가 으쓱해지곤 했었고 강유리와 헤어질 때도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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