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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저 멀리서부터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임천강이 부랴부랴 달려오더니 바로 물었다.

“신영아, 왜 그래?”

하지만 고개를 돌린 그 역시 강유리를 발견하고...

“오랜만이야, 강유리.”

평소라면 성신영과 한편에 서서 강유리에게 악담을 퍼부었을 텐데 오늘 그의 목소리는 유난히 부드러웠다.

하지만 빠르게 다가오는 경비원을 보느라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지 못한 성신영은 겁 먹은 얼굴로 임천강의 옷소매를 살짝 잡아당겼다.

“오빠, 얘기는 잘 끝냈어?”

“아, 응.”

멍하니 강유리를 바라보던 임천강이 화들짝 놀라며 대답했다.

“무조건 전액 현금으로 구매해야 한다네. 부족한 돈은 아버님께서 마련하시기로 했으니까 입주하는 데는 문제 없을 거야.”

입주에 문제가 없다는 말에 성신영이 안도의 한숨을 지었다.

‘그럼 그렇지. 이제 나도 이 JL빌라 입주민이나 마찬가지야.’

그리곤 바로 우아한 표정으로 경비원들에게 따져물었다.

“JL빌라는 외부 차량 출입금지라고 들었는데. 이렇게 아무나 들여도 되는 거예요?”

너무나도 당당한 그녀의 태도에 당연히 방금 전 전화를 건 여자가 성신영이라고 생각한 경비원이 그녀를 향해 허리를 굽신거렸다.

“죄송합니다, 강유리 님. 저희 실수입니다.”

“강... 유리 님?”

성신영이 불쾌하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고 그 뒤편에서 강유리가 여유로운 표정으로 손을 저었다.

“제가 강유리입니다. 방금 전 전화드린 사람이요.”

강유리, JL빌라 펜트하우스의 주인...

빠르게 머리 회로를 돌린 경비원이 당황스러울 정도로 굽신대기 시작한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실례가 많았습니다.”

지나치게 비굴한 모습에 강유리는 손사래를 치며 턱끝으로 성신영의 차를 가리켰다.

“아니에요. 그건 그렇고 저 차량 JL빌라 입주민 차량 맞나요?”

“아, 본사 측 매니저님과 함께 들어오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아직 입주민은 아니라는 거죠.”

“저희 측에서 조회한 정보로는 그렇습니다.”

“그렇데 이렇게 길을 막고 있어도 되는 건가요? 시간이 많이 지체된 것 같은데.”

시계를 힐끗 쳐다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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