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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80억이라는 가격에 망설일 줄 알았는데 다른 작품 저작권까지 다 사들인다고?

“형, 내가 작가분 팬이라 작품은 다 읽어봤는데 <마음의 문>이 좋은 소설인 건 맞아. 하지만 다른 소설은... 영상으로 제작되기엔 부족한 점이 많을 것 같은데...”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도 어디까지나 존경하는 작가에게 예우를 차려준 것뿐. 다른 네 작품은 <마음의 문>이라는 대작을 만들기 위한 습작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데 똑같은 가격으로 저작권을 사들인다니.

이번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릴리 작가와 독점 계약을 맺는 조건이라 해도 이건 너무 과하다 싶었다.

임강준 역시 당황스럽긴 했으나 대표님의 결정은 절대 의심하지 않는 게 그의 신조였으므로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한편, 앉은 자리에서 400억을 써넣고도 차분한 형을 가만히 관찰하던 육경서의 눈이 번뜩였다.

“설마... 형수님 때문이야? 며칠 전엔 갑자기 집을 팔지 않나... 그냥 주면 주는 거지 뭘 또 팔고 그런대? 그리고 내가 알아봤는데 이 소설 작가 신비주의긴하지만 한국 국적 아니라던데? 사실 형수님이 작가였다 이런 스토리는 불가능하다고.”

“요즘 많이 한가한가 봐?”

하지만 육시준의 차가운 말 한 마디에 육경서는 바로 입을 다물었다.

괜히 까불었다가 남주인공 역이 물 건너가기라도 하면 큰일이니 캐스팅이 결정되기 전까진 형 비위를 맞춰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육경서가 입을 다무니 사무실은 다시 조용해지고 잠시 후 임강준이 다시 들어왔다.

“연락해 봤는데 다른 작품 저작권에 대해서는 조금 고민해 보겠다고 하더군요.”

“고민을 해? 이건 그냥 공짜로 퍼주는 거나 마찬가지인데 도대체 왜?”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눈을 커다랗게 뜨던 육경서는 바로 울상을 지어보였다.

“형, 혹시 돈이 너무 많아서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고 막 그래? 그럼 나, 나한테 좀 써줘. 유강엔터가 입김이 별로라 나 요즘 일도 많이 줄었단 말이야.”

“강유리 말이야. 해외에 있는 3년 동안엔 뭘 했는지 전혀 모른다고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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