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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화

조보희는 울면서 앞으로 나아가던 중, 입구에서 걸어나온 사람이 강유리가 아닌 다른 사람인 걸 확인하고 울음을 뚝 그쳤다.

그리고 딸꾹질하기 시작했다.

송이혁은 갑자기 반짝이는 상대의 눈빛에 경계심을 높였다.

“여기서 만나네요.”

조보희가 눈물을 쓱 훔치며 물었다.

“어떻게…. 여기에 계셨던 거예요?”

“그게...”

송이혁이 급하게 둘러댔다.

“외래 검진요.”

조보희는 순간 멈칫했다. 얼굴에 폈던 환희가 격분으로 바뀌었다.

“외래 검진이요? 유리가 어떻게 된 거예요? 육시준, 그 나쁜 새끼가 우리 유리 때렸나요? 젠장! 우리를 엿먹이고, 언젠가 유리도 해칠 거란 걸 알았어요. 돈이 많으니까 정말 뵈는 게 없나 보네요...”

씩씩거리면서 방향을 틀어 차 트렁크로 향했다.

그녀는 야구방망이를 꺼내 어깨 위에 걸쳤다. 그 움직임이 하도 빨라서 송이혁은 그녀를 말릴 틈이 없었다.

그녀의 하이힐이 대리석 바닥에 부딪혀 요란한 소리를 냈다.

“육시준! 감히 여자를 때려?”

“...”

집안은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육시준은 소파에 앉아있었고 그 옆에 강유리도 있었다.

둘의 시선이 일제히 그녀에게 향했다.

흥분된 얼굴로 분노하던조보희의 얼굴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꽈당!”

야구방망이가 대리석 바닥에 부딪혀 경쾌한 소리가 났다.

스스로 놀란 그녀는 무서워서 양팔로 머리를 감싸 안았다.

‘육시준이 왜 아직 집에 있는 건지 누구라도 대답해 줬으면 좋겠는데….

출근해야 할 시간인데, 왜 출근을 하지 않고?’

그녀는 강유리를 향한 자신의 진심을 표현하려 한 것이지, 그녀의 남자에게 선전포고할 생각은 없었다...

숨 막히는 적막이 몇초간 이어졌다.

난처함을 못 견디지 못해 도망가려던 그때 송이혁이 안으로 들어오며 떨어진 야구 방망이를 집어 들었다.

“친구를 도와주려는 거죠?”

“아니, 친구는 아니에요.”

조보희는 표정이 좋지 않은 남자를 보며 손사래를 쳤다.

“전 그저 사장님이 도구가 필요하실 것 같아서 제공하러 온 것뿐이에요.”

육시준과 강유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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